신세계 ‘아픈 손가락’ 까사미아…임병선 경영자질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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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 자회사 중 유일 적자행진…그룹 전방위 지원에도 실적 반등 요원

강주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0-02-25 11:42:15

▲ 신세계그룹이 2018년 인수한 가구·인테리어 업체 까사미아가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신세계 자회사 중 유일한 적자를 기록한 점에 임병선 까사미아 대표의 부담감이 커지는 분위기다. 사진은 신세계. ⓒ스카이데일리

신세계그룹이 2018년 인수한 가구·인테리어 업체 까사미아가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신세계 자회사 중 유일하게 적자를 기록한 데다 실적 반등의 기미도 좀처럼 보이지 않아 임병선 대표(부사장)의 경영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24일 가구업계 등에 다르면 까사미아는 지난해 연간 영업손실 169억원, 당기순손실 171억원 등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매출액 규모는 1187억원이다.

까사미아는 적자의 배경으로 신규 오픈, 철수 비용 및 인력 채용 등에 따른 비용 증가를 지목했다. 사업확대 과정에서 투자비용이 늘어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해석된다.

까사미아는 신세계그룹에 편입된 2018년에도 적자를 기록했다. 당시 영업손실, 당기순손실 규모는 각각 14억원, 20억원 등으로 집계됐다. 적자는 20년만에 처음이다. 지난 20년간 까사미아는 매년 5~10%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할 만큼 안정적인 실적을 냈다. 2010년대 초엔 매년 1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기록하기도 했다.

가구업계의 ‘우량주’로 지목됐던 만큼 까사미아의 신세계그룹 편입에 기대가 모이기도 했다. 신세계백화점, 이마트, 스타필드 등 광범위한 유통망을 보유한 신세계그룹과의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어 꾸준한 이익을 내는 ‘캐시카우’ 역할을 할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신세계 그룹으로 편입한 첫 해 적자를 기록한데 이어 지난해엔 오히려 적자폭이 늘어나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시선은 까사미아를 이끌고 있는 임병선 부사장을 향한다.

임 부사장은 2018년 말 까사미아 대표로 선임된 인물이다. 임 부사장은 까사미아로 자리를 옮기기 전까지 신세계그룹 전략실 인사팀장, 신세계 인사담당 상무, 신세계그룹 전략실 인사총괄 상무, 신세계그룹 전략실 인사총괄 부사장보 등을 역임했다. 그룹 내 혁신적 인사 시스템을 구축한 것으로 평가받았다. 그룹 내 ‘인사통’으로 활약하던 임 부사장은 까사미아의 실적 개선을 견인할 것으로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그러나 까사미아의 실적 반등 기미가 좀처럼 보이지 않고 있어 우려가 제기된다. 까사미아 측은 지난해부터 사업 확대를 위한 투자 차원의 비용 상승을 지목하며 적자의 이유를 설명했지만 그 성과는 좀처럼 보이지 않고 있다. 오프라인 시장이 침체됐고 전국적으로 주택경기가 악화된 점도 발목을 잡는다. 가구·인테리어업체는 특성상 주택시장과 밀접한 관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정부의 부동산 규제 강화로 연간 주택 인허가 물량은 수년째 감소세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전국서 인허가를 받은 주택 물량은 48만7975채로 전년 대비 11.9% 줄었다. 까사미아 입장에선 시장이 축소된 상황과 마주한 셈이다. 시장 자체가 쪼그라들다 보니 실적이 부진할 수밖에 없었다는 게 업계의 공통적인 시각이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 기조를 살펴보면 올해도 주택 공급 물량을 줄어들 것으로 평가된다. 가구·인테리어 시장이 더욱 쪼그라들 수 있다는 의미다. 까사미아로써는 그만큼 반등의 기회가 줄어든 것으로 평가된다.

오프라인 시장의 부침도 부담이다. 2018년 이후 온라인 사장 확대 등으로 오프라인 유통매장은 명품을 판매하는 백화점 정도를 제외하고 부진한 실적을 거두고 있다. 까사미아도 예외는 아닌 것으로 평가된다. 여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즘(코로나19)의 확산으로 소비심리까지 위축되며 까사미아로써는 어려운 한해를 보내야 할 것으로 분석된다.

상황이 악화되는 만큼 임 부사장 입장에선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까사미아의 경우 신세계 그룹 편입 이후 전방위적인 지원을 받은 곳이라는 점도 임 부사장의 어깨를 짓누른다. 까사미아는 신세계백화점, 이마트, 스타필드 등 그룹 유통망 곳곳에 입점했으며 SSG닷컴을 통해 온라인 영토까지 넓힌 상태다. 적극적인 지원을 받은 만큼 임 부사장으로써는 납득할 만한 성과를 낼 필요가 있다는 게 재계 안팎의 평가다.

업계는 임 부사장이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얼마나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지에 따라 경영성과가 갈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간의 투자효과를 얼마나 낼 수 있는지와 신규 먹거리 창출 능력 등도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강주현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강주현 기자 jhk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