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쇼크’ 소비심리 추락…메르스 이후 최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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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 확산 전 조사 결과”…실제 타격 더 클 듯

강주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0-02-25 12:16:06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에 소비자 심리가 꽁공 얼어붙었다. 사진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을 막기 위해 휴장에 들어간 모란민속5일장. [사진=박미나 기자] ⓒ스카이데일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소비자 심리가 꽁공 얼어붙었다. 이달 소비자심리지수는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MRES) 사태 당시만큼 급격히 위축된 것으로 조사됐다. 메르스 때보다 코로나의 지역사회 전파 속도가 빠르고 장기화되는 추세라 향후 소비심리 충격은 훨씬 클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한은)은 2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6.9로 전월 대비 7.3p 하락했다고 25일 밝혔다. 메르스 사태로 소비심리가 급격히 위축됐던 2015년 6월(-7.3p) 이후 4년 8개월 만에 가장 큰 낙폭이다. 소비자심리지수는 소비자들의 체감경기를 나타낸다. 지수가 100을 넘으면 앞으로 생활형편이나 경기, 수입 등이 좋아질 것으로 보는 사람이 많다는 의미다. 100보다 낮으면 그 반대다.

이달 소비자심리지수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 10월(-12.7p)과 동일본 대지진 여파가 미친 2011년 3월(-11.1p) 등에 이어 메르스 사태 당시와 마찬가지로 역대 세 번째로 소비심리가 크게 꺾였다.

낙폭이 커지며 소비자심리지수는 지난해 10월(98.6) 이후 넉 달 만에 다시 기준선(100)밑으로 떨어졌다. 그만큼 경기 비관론이 우세해졌다는 얘기다.

한은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해지기 이전까지의 수치라고 보면 된다”며 “최근 심각해진 부분은 사실상 (이번 조사에) 반영이 좀 덜 된 것 같다”고 밝혔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본격적으로 급증하기 이전에 조사가 이뤄진 만큼 소비심리 위축세는 앞으로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이번 조사의 마지막 날은 2월 17일이다. 코로나19가 발병했지만 확산 국면으로 접어들기 전 시점이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지수를 구성하는 모든 항목이 줄줄이 하락했다. 경기상황에 대한 인식을 보여주는 현재경기판단과 향후경기전망CSI는 이달 각 66, 76으로 전월보다 12p, 11p씩 떨어졌다. 가계 재정상황에 대한 인식을 나타내는 현재생활형편 전망과 생활형편전망, 가계수입전망지수, 소비지출전망도 각 2~4p 하락했다. 취업기회전망지수는 81을 기록해 7p 하락했다. 일자리에 대한 인식도 나빠진 셈이다.

향후 1년 뒤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보여주는 기대인플레이션율도 전월 대비 0.1%p 하락해 역대 최저 수준인 1.7%로 되돌아갔다. 경기 불안감으로 미래 물가상승률에 대한 기대도 떨어졌다는 얘기다. 다만 물가인식은 1.8%로 전월 수준을 유지했다.

정부의 초강력 부동산 규제가 계속되면서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꺾였다. 주택가격전망CSI는 112로 전월보다 4p 떨어졌다. 지난달에 이어 두 달 연속 하락한 것으로 지난해 9월(109) 이후 5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6개월 전과 비교한 현재가계부채CSI는 99로 전월보다 1p 하락했다. 지난 2008년 7월 이후 최저치다.

[강주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강주현 기자 jhk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