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침몰 황영조, 불법·거짓말 논란 일파만파

일본침몰 황영조, 불법·거짓말 논란 일파만파
[긴급현장]올림픽 몬주익 국민영웅, 전대·부당편취 의혹에 당혹 ‘국민충격’

김진수기자(jinsuac@skyedaily.com)

기사입력 2014-01-10 15:01:21

1936년 일제치하에서 마라톤 우승을 한 손기정 선수는 일본 제국주의 철권 통치와 압제에 시달리며 통한에 신음해야 했던 우리 민족에게 한줄기 희망의 빛이 돼 주었다. 하지만 우리의 금메달로 자랑스러워 해야했던 국민들은 일장기를 달고 딴 메달에 또 다른 통한을 울며 삼켜야 했다. 그 한은 반세기가 지난 뒤 해소됐다. 그 기적의 빛줄기는 강원도 삼척에서 태어난 22살의 한 앳뗀 청년에 의해 만들어졌다.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마라톤에서 황영조는 줄 곳 일본 모리시타 선수의 뒤를 쫒다가 가파른 마의 고갯길이었던 ‘몬주익 언덕’에서 승부수를 던진 투혼을 불살라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손에 땀을 쥐고 시청한 국민들은 일본 선수를 따라잡는 순간 마치 ‘일본 침몰’을 시킨 듯 일제히 환호성과 탄성을 질렀다. 황영조가 국민영웅이 된 순간이었다. 이후 황영조는 국내 마라톤의 영웅으로 가히 추앙을 받아 왔다. 그는 자타가 공인하는 공인의 신분으로 변했다. 하지만 최근 공인의 신분으로 지켜야 할 태도에 의문이 가는 사건이 일어나 논란이 분분하다. 현재 국민체육진흥공단 마라톤선수단 감독 직책을 맡고 있는 황영조는 1988년 서울올림픽 당시 주경기장으로 사용됐던 잠실운동장 메인스타디움 지하 사무실 중 한곳을 ‘불법 전대’ 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서울시가 관리하고 있는 이곳 40여곳의 사무실은 국내 스포츠단체 및 스포츠 위상을 높인 체육인들에게 저렴하게 임대되고 있다. 하지만 황 감독은 이 중의 한 사무실을 임대한 뒤 다시 재임대하고 임대료도 서울시의 규정 보다 비싸게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사건의 당사자이자 제보자인 임차인 ㈜에프엘프랜드리는 “황 감독이 불법 전대계약을 통해 1900여만원의 부당이익을 취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이에 황 감독은 스카이데일리와 통화에서 애초 “전대차 계약을 한 사실이 없다”며 부인했으나 관련 증거를 들이대자 “임차인이 원해서 해 준 것이다”며 전대차 사실만은 인정했다. 하지만 황 감독은 부당이득 편취사실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는 내용이다”고 잘라 말했다. ㈜에프엘프랜드리는 이에 대해 “거짓말이다”며 반박하면서 법적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밝히고 나선 상황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공공기간 사무실 사용시 전대계약은 금지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 체육시설관리사업소는 황 감독이 불법 전대계약에 대한 내용에 대해 오는 16일까지 사실확인을 소명해줄 것을 통보했다. 시는 황 감독이 이의제기가 없으면 청문회를 통해 사무실 퇴출조치를 취한다는 입장이다. 스카이데일리가 우리 국민들의 영웅으로 영원히 가슴에 남기고 싶어 하는 몬주익의 영웅인 황영조 감독의 전대차 및 임대료 부당편취 등의 사실여부를 임차인·황영조·서울시 등을 통해 다각도로 긴급 확인·취재했다.

▲ 88올림픽 당시 메인스타디움이었던 잠실운동장 주경기장 지하에는 서울시가 관리하는 40여개의 사무실이 있는데, 스포츠 단체 및 스포츠 위상을 높이 체육인 등에게 저렴하게 임대되고 있다. 이곳에 전대차 의혹이 일고 있는 마라톤 국민영웅 황영조 국민체육진흥공단 마라톤선수단 감독의 한국마라톤클럽 사무실이 입주돼 있다. 사진은 한국마라톤클럽 사무실 입구 전경. ⓒ스카이데일리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몬주익의 영웅’이었던 국민체육진흥공단 마라톤선수단 황영조 감독의 불법 전대 의혹이 일고 있는 가운데 해명과정에서 거짓말 논란까지 휩싸여 파문이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황 감독은 지난 2001년 잠실종합운동 내 ‘황영조 마라톤 교실’ 공공시설 사무실을 임대해 이를 다시 재임대하는 이른바 ‘전대차 계약’을 통한 부당이익까지 취한 의혹을 받고 있다.

하지만 황 감독은 뉴스Y가 단독 첫 보도하기 전인 9일 오후 스카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에프엘프랜드리와 전대차 계약을 한 사실이 없다. 자세히 확인해서 전화해 달라”며 의혹사실을 완강히 부인했다.

황 감독은 이어 “(임차인에게) 돈을 달라고 요구한 적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 한국마라톤클럽 황영조와 (주)에프엘프랜드리와 계약한 부동산 전대차 계약서. <자료=(주)에프엘프랜드리>

이에 전대차 계약서, 입금통장 사본, 서울시 공유재산 유상사용허가서 등을 제시하면서 다시 진위를 묻자 황 감독은 “전대차 계약은 재임대를 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입주자(㈜에프엘프랜드리)가 원해서 해 준 것이다”고 전대차 사실은 인정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황 감독은 부동산 전대차 계약이 안 되는 상황에서 ㈜에프엘프랜드리와의 부동산전대차 계약을 체결한 것이었다.

서울특별시 공유재산(유산)사용허가서의 허가조건 제9조(사용자의 행위 제한) 2항에 따르면 ‘사용허가 받은 재산을 전대 또는 그 권리를 양도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 스카이데일리가 입수한 서울시 체육시설관리사업소의 공유재산 (유상)사용허가서. 사진 아래 빨간색 표기 조항을 보면 ‘사용허가 받은 재산을 전대 또는 그 권리를 양도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자료=서울특별시체육시설관리사업소>

하지만 황 감독은 서울시로부터 분양받은 공공시설 사무실을 ㈜에프엘프랜드리와 부동산전대차 계약을 맺었고, 나아가 임대료 또한 과도하게 받아 편취한 의혹을 받으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임차인 “부당한 편취금액 1900만원에 달해” 주장

▲ (주)에프엘프랜드리가 사용하고 있는 사무실 실내 전경. ⓒ스카이데일리

황 감독이 사용하는 한국마라톤클럽 주경기장 B21-1에 위치한 사무실은 56.47㎡(17평) 크기의 사무실이다.

취재결과 한국마라톤클럽 사무실은 연간 기준으로 서울시와 2011년에 477만원, 2012년 2012년 477만원, 2013년 480만원의 임대료가 각각 적용됐다.

㈜에프엘프랜드리는 한국마라톤클럽의 황영조와 2011년 7월 부동산전대차 계약을 진행했고, 같은 해 1300만원(12개월 분)을 황영조의 동생으로 알려진 황영주라는 이름의 통장으로 일시불로 입금했다. 이듬해 7월에는 1850만원(15개월 분)도 입금한 사실도 확인됐다.

또 ㈜에프엘프랜드리가 황영조 사무실에 입점하기 전, 그 전에 입점한 기업 회사의 체납액(공과금)을 황 감독이 갚아 주겠다는 말에 따라 118만원을 대납했지만 황 감독은 묵묵부답이라는 것이 에프엘프랜드리의 주장이다.

▲ 사무실 실제 사용료와 (주)에프엘프랜드리가 납부한 임대료. <자료=에프엘프랜드리>

에프엘프랜드리는 “이 같은 사실은 ㈜에프엘프랜드리가 사무실에 입주전 전 또 다른 기업과의 전대차 계약서를 작성한 것으로 추가 의혹이 일고 있는 대목이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또 “부가세를 포함한 3년 동안 추가로 더 낸 임대료가 약 1900여만원이다. 우리 회사는 현재까지 이처럼 부당하게 지불한 임대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황 감독은 “그 같은 사실은 전혀 모르고 있는 내용이다. 돈이 어떻게 입금 되었는지 경위를 나는 모른다”고 완강하게 부인했다.

▲ (주)에프엘프랜드리는 20011년 7월과 이듬해 7월 각각 두번에 걸쳐 사무실 임대료를 황영주씨의 계좌로 입금했다. 아래 사진의 (주)에브라임홀딩스는 (주)에프엘프랜드리가 지분을 갖고 있는 회사로, (주)에브라임홀딩스 명의로 입금. <자료=(주)에프엘프랜드리>

㈜에프엘프랜드리 “황 감독의 거짓말 어이 없다” 법적대응 밝혀

임차인의 진술에 따르면 황 감독과 계약한 ㈜에프엘프랜드리 측은 지인인 박 모씨를 통해 황 감독을 소개 받았다고 한다.

㈜에프엘프랜드리는 스카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계약서를 작성할 때 박 모씨와 황 감독이 있는 자리에서 작성했다”며 “우리나라 마라톤의 영웅인 황 감독이 당시 부당한 계약을 작성 할 것이라고는 생각을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또 임대료는 자신의 동생인 황영주씨에게 입금을 해 달라고 말을 해서 입금절차를 그렇게 진행했다”며 “한번은 사무실에 황 감독과 동행한 황영주씨가 찾아왔고 자신의 동생이라고 소개했기 때문에 입금절차를 의심할 여지는 전혀 없었다”고 부연했다.

하지만 황 감독은 입금 절차와 관련된 사실을 부인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에프엘프랜드리는 최종적인 입장 확인을 황 감독에게 약 한 달 정도 기간을 주었고 연락을 취했다고 밝혔다. 에프엘프랜드리는 “황 감독이 ‘모르겠다’라는 식의 입장을 취했다”고 주장했다.

㈜에프엘프랜드리는 “이 같은 증거내용 등을 갖고 법적인 소송을 진행할 뜻이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시, 황영조에 “16일까지 관련의혹 밝히라” 통보

▲ 김창대(사진 가운데) 서울시 체육시설관리사업소(사진 맨위,맨아래) 운영1과장은 스카이데일리와 만나 “황 감독에게 오는 16일까지 제기된 의혹 사실에 대해 입장을 밝혀줄 것을 요구하는 최후 통보를 한 상태다”며 “이의제기 없을 때 청문회를 거쳐 퇴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스카이데일리

서울시는 황 감독에게 오는 16일까지 의혹이 제기되는 내용들에 대해 입장을 밝힐 것을 최후 통보한 상황이다. 서울시는 황 감독이 통보기일까지 이의제기를 하지 않으면 청문회를 통해 사무실에서 퇴출토록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울특별시 체육시설관리사업소의 김창대 체육시설관리사업소 운영1과장은 “잠실종합운동장 내 임대단체 및 입점업체 대상들은 스포츠 관련 협회를 비롯해 국내 스포츠의 위상을 올린 사람들이다. 이들에게 공공시설 사무실을 임대해 주고 있다”고 말했다.

김 과장은 이어 “이 같은 임대는 지난 1988년 기점 이후 진행되고 있다”며 “약 10%는 공개입찰 방식을 통해 일반 기업도 사무실을 분양받을 수 있다. 조건은 스포츠와 관련된 기업이며 전대차 계약은 절대 불허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입점된 곳은 ‘한국마라톤클럽 황영조 마라톤 교실’ 이외에 국민생활체육 전국승마연합회, 서울청소년 스포츠클럽, 대한장애인태권도협회 사무실 등이다.

서울 목동을 제외한 잠실 주 경기장 내에는 총 48개 사무실을 비롯해 경기장 전체에는 약 80개의 사무실이 마련돼 있다.

서울시 체육시설관리사업소에 따르면 황영조 마라톤 교실은 서울시와 수의계약을 통해 지난 2001년에 계약이 이루어져 지금에 이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