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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은 신발전쟁, 파죽지세 멀티숍 우후죽순
명동은 신발전쟁, 파죽지세 멀티숍 우후죽순
[기획탐방=돈되는 상권]-<107>명동 신발숍…자영업 보세가게들 역사의 뒤안길
김인희기자(ihkim@skyedaily.com)
기사입력 2014-10-29 00:0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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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하철 4호선 명동역 6번 출구로 나오면 명동거리가 눈에 들어온다. 명동역에서 을지로, 롯데백화점으로 이어지는 명동거리를 따라 의류, 제화 등 패션 매장이 늘어서있다. 최근 명동 거리에 이랜드의 신발 편집숍 ‘폴더’ 2호점이 문을 열면서 ABC-MART와 레스모아, 슈마커 등과 더불어 명동의 신발멀티숍 시장이 커지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지하철 4호선 명동역에서 을지로, 롯데백화점으로 이어지는 명동거리는 기존에 이곳을 선점하고 있던 보세가게들과 최근 쇼핑 트렌드에 따라 증가하고 있는 브랜드 매장들이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을 펼치고 있다.
특히 신발 시장의 경우 얼마 전 이랜드의 신발편집숍 ‘폴더’ 2호점이 오픈하는 등 ‘ABC-MART’와 ‘레스모아’, ‘슈마커’ 등 신발멀티숍들은 확장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명동거리에 늘어서있던 보세신발 가게들은 점차 그 영향력이 줄어드는 모습이다.
‘ABC-MART’·‘레스모아’·‘폴더’, 명동거리에만 직영매장 2개 운영
신발멀티숍이란 같은 종류, 다양한 상표의 제품들을 한군데 모아 파는 신발 매장이다. 명동의 신발멀티숍 시장을 주도하는 매장에는 ‘ABC-MART’, ‘레스모아’, ‘폴더’, ‘슈마커’, ‘풋락커’ 등이 있다.
2000년 ‘슈마커’가 명동 1호점을 오픈하면서 국내에 멀티샵을 처음 선보였고, 이후 2003년 지상3층, 매장면적 300평 규모의 ‘ABC-MART’ 명동점이 들어섰다. 신발 멀티숍의 매장전략이 소비자들에게 먹히자 ‘레스모아’, ‘폴더’ 등도 뒤따라 명동거리에 둥지를 틀었다.
‘ABC-MART’, ‘레스모아’, ‘폴더’는 명동거리에만 직영매장을 두 개씩 보유하고 있다. ‘레스모아’는 지난해 2호점을 오픈했고, ‘ABC-MART’은 명동 중앙점에 이어 명동 1가점을 확장 이전했다. ‘폴더’는 지난해 1호점에 이어 올해 9월 2호점 문을 열었다.
▲ ‘신발멀티숍’이란 같은 류의 다양한 상표의 제품을 한군데 모아 파는 신발 매장이다. 명동거리에 스프리스 단일 매장 옆으로 ‘레스모아’와 ‘ABC-MART’가 나란히 있다. 명동에 밀집해 있는 신발멀티숍들은 세일 등의 행사로 경쟁이 치열하다. ⓒ스카이데일리
이처럼 브랜드 매장들이 명동거리에 신규 출점을 늘리고 있는 이유는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서다. 신발 멀티숍 업계 관계자는 “명동의 신발멀티숍은 국내외 고객을 한꺼번에 유치할 수 있어 매력적이다”고 말했다.
가을 세일이 한창인 ‘레스모아’ 매장의 방문 고객은 외국인들이 대부분이었다. ‘레스모아’ 관계자는 “외국인들이 자국에 비해 가격이 훨씬 저렴하기 때문에 선물용으로 많이들 사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이한 점은 ‘레스모아’에서 ‘컨버스’ 브랜드를 판매하고 있었는데도 ‘레스모아’ 바로 옆에 ‘컨버스’의 단일매장이 위치해 있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레스모아’ 관계자는 “글로벌 컨버스에서 직영상품과 단일 매장을 보호하기 위한 상품을 따로 공급해 준다”고 말했다.
‘컨버스’ 매장 관계자는 “멀티숍이 인기가 많아 손해를 보는 부분도 있지만 멀티숍에서는 신발 종류는 적은 대신 여러 가지 브랜드에 초점을 두는 반면, 단일 매장은 신발 종류가 많고 디자인이 다양해 큰 영향을 받지는 않는다”고 언급했다.
‘폴더’는 다양한 브랜드의 제품을 모아놓은 기존 멀티숍과 달리 소비 트렌드에 맞춰 외국 제품을 들여와 고급스러운 분위기로 매장을 꾸몄다. 매장에는 신발뿐만 아니라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는 가방, 악세사리, 모자 등도 함께 판매하고 있다.
▲ 최근 명동에 2호점을 연 ‘폴더’는 다양한 브랜드의 제품을 모아놓은 기존 멀티숍과 달리 소비 트렌드에 맞춰 외국 제품을 들여와 고급스러운 분위기로 매장을 꾸몄다. ⓒ스카이데일리
‘폴더’ 관계자는 “신사동에는 병행수입으로 외국 고급제품을 들여오는 경우가 많은데 ‘폴더’는 정식 수입으로 들여와 A/S가 가능하다”며 “기존 멀티숍과 차별화된 컨셉으로 고객들에게 주목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ABC-MART’의 경우 월 매출이 약 1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ABC-MART’ 관계자는 “평일 매출은 평균 3000만원~4000만원, 주말은 평균 5000만원~6000만원 정도 된다”고 설명했다.
보세 신발가게, 경기침체와 신발멀티숍 경쟁 가속화로 위기
신발멀티숍들 간의 경쟁이 가속화돼 신규 출점이 늘면서 저렴한 기성화 신발을 주요 품목으로 취급하는 보세 신발가게 시장은 그 부작용을 몸으로 체감 중이다. 보세 신발가게 상인들은 “내수 경기 침체와 신발멀티숍이 확장으로 운영이 어려워졌다”고 입을 모았다.
땅값이 비싼 명동 거리에서 자영업자들이 운영하는 보세 신발가게는 매출이 줄어듦에 따라 월세를 내는 것도 힘든 상황이어서 문을 닫는 가게들도 나오고 있다. 또 신발만으로는 수익성이 부족해 의류를 함께 판매하는 쪽으로 변화하고 있다.
보세 신발가게를 35년간 운영해 한 대표는 “최근에는 멀티숍에서 인기를 얻는 스타일의 상품을 주로 갖다 놓는다”고 말했다. 저렴한 가격으로 멀티숍의 미투 상품을 판매해 브랜드 밸류를 따지지 않는 고객들을 공략하고 있는 셈이다.
▲ 보세골목에는 신발가게 및 의류매장들이 늘어서 있고 주로 저렴한 기성화 신발을 주요 품목으로 취급하고 있었다. 비싼 땅값의 명동 거리에서 자영업자들이 운영하는 보세 신발가게는 매출이 줄어듦에 따라 가게세 유지가 어려워 가게를 겨우 유지하는 상황이거나 없어지는 것으로 파악됐다. ⓒ스카이데일리
보세 신발 골목에서 17년간 장사를 하고 있다는 한 상인은 “이 골목에서만 신발가게가 3~4개 폐업했고, 명동거리를 통틀어서 보면 2~30개 신발 소매상들이 사라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보세 신발골목 상인은 “명동이기 때문에 신발가게가 유지되고 있는 것이지 다른 곳은 어림도 없다”며 “신발멀티숍이 생겨나면서 전체적으로 장사가 안 되고 있다”고 푸념했다.
현재 보세 신발 골목에서 오래된 신발가게들은 유명세로 간신히 사업을 꾸려가고 있는 형편이다. 그나마 아직 남아있는 가게 중 일부도 2~3년 이내로 가게 문을 닫을 예정인 것으로 나타났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에 따르면 보세 골목 있는 신발가게의 경우 보증금 2~3억원에 월세 700만원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신발멀티숍과 같은 1~3층 규모의 매장의 경우 월세만 1억~3억원에 달하며, 대기업 브랜드의 경우 체인망을 넓히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에 본사에서 일부 지원을 받는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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