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는 이른바 ‘절 중의 절’이라고 할 ‘삼보사찰’(三寶寺刹)이 있다. 삼보사찰은 경상남도 양산의 통도사(通度寺), 합천 가야산의 해인사(海印寺), 전라남도 순천의 송광사(松廣寺) 등 세 곳이다.

삼보는 불교의 신행 귀의대상인 불(佛)·법(法)·승(僧)을 가리키는 말이다. 통도사가 불, 해인사가 법, 송광사가 승에 해당한다. 이처럼 한국의 삼보사찰 중 하나인 통도사는 ‘불보사찰(佛寶寺刹)’로도 불린다.

이곳 통도사의 부도원 특히 불교계뿐만 아니라 대중들에게 잘 알려져 있다. 부도원은 지난 1993년 월하(月下) 방장의 교시로 주변에 여기저기 흩어져 있던 역대 고승의 사리를 모신 탑과 비를 새롭게 봉안한 곳이다. 규모가 매우 크다는 점에서 통도사의 위상을 말해 준다.

부도원은 통도사 입구를 지나 ‘영축총림(靈鷲叢林)’이란 현판이 보이는 일주문 바로 앞에 있다. 상단과 하단으로 나뉘어 있는데, 하단의 앞면엔 ‘통도사(通度寺) 부도원(浮屠園)’이라는 안내판이 석벽에 붙어 있다.

특히 하단의 둘째 줄에는 승려는 아니지만 통도사와 관련된 공적이 있는 인물들을 기리는 공덕비도 함께 안치돼 있다. 이근필 영세불망비는 둘째 줄 왼쪽으로부터 14번째에 놓여 있다.

부도(浮屠)의 수가 많다는 것은 그 절에서 역사적으로 많은 고승을 배출했다는 것을 증거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통도사 부도원에는 대웅전을 창건한 진희대사 등 역대 선사 50분의 부도가 세워져 있다.

부도들을 모으면서 사리기는 모두 새것으로 교체했다. 사리기는 사리를 넣어두는 용기다. 본래의 사리기들은 현재 통도사 내 성보박물관에서 보관하고 있다. 부도 옆에 있는 비석은 부도의 주인공이 어떻게 살았는가를 알 수 있게 해주는 글이 새겨져 있다.

통상적으로 큰 절에 가면 양지바른 언덕에 비석과 부도들이 서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부도는 ‘붓다(Buddha)’에서 유래했다. 넓게 보면 탑과 불상도 부처를 상징하기 때문에 부도라고 할 수 있지만 오늘날에는 스님의 묘만을 가리키게 됐다. 부처의 사리를 진신사리, 부처의 교설인 불경을 법사리, 고승의 사리를 승사리라고 구분하는데 이 중 승사리를 봉안한 것이 부도로 칭해졌다.

불교의 장례 방식은 화장이기 때문에 이때 나온 유골과 사리를 안치하기 위해 부도는 꼭 필요했다. 우리나라에서는 통일신라 말기 선종의 발달과 함께 부도의 건립이 성행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