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용차 같은 수직이착륙 미래형 비행기 개발

비행기∙헬리콥터 장점 갖춘 ‘틸트로터’…대한항공, 항우硏과 공동개발

김종우기자(jwkim@skyedaily.com )

기사입력 2012-02-14 13:53:59

요즘같이 항공기 연착이 일상화된 시대에 뉴욕에서 마이애미까지 스케줄에 맞춰 정확히 3시간 내로 날아간다는 것은 거짓말처럼 들린다. 하지만 항공기 설계사들은 향후 10년 이내에 가능해진다고 말한다. ‘틸트로터’(Tilt-Rotor) 여객기를 이용해 붐비는 활주로를 거칠 필요 없이 곧장 하늘로 날아가면 된다는 것이다. 두 개의 로터(rotor)를 위쪽으로 세우고, 헬기장에 앉아있는 ‘틸트로터’ 여객기는 수직으로 이륙해 헬리콥터처럼 날아갈 수 있다. 비행을 위한 안전 고도인 15m에 도달하면 로터를 수평방향으로 바꿔 일반적인 프로펠러 항공기처럼 비행하게 된다. ‘틸트로터’란 헬기처럼 로터의 방향을 위로 향했다가도 일반 비행기처럼 로터를 앞으로 기울일 수 있는 항공기를 말한다. 때문에 이 항공기들은 헬기처럼 수직으로 이착륙할 수 있으며, 로터를 기울여 비행기처럼 빨리 비행할 수도 있다. 간단히 말해 헬기와 비행기의 장점을 모두 가진 셈이다. 그런데 대한항공이 세계 최초로 ‘틸트로터’ 무인항공기의 실용화 작업에 나선다. 대한항공은 13일 부산 벡스코(BEXCO)에서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하 항우연)과 '틸트로터' 무인항공기 ‘TR-6X’ 공동개발사업 협약 선포식을 했다. 관련 내용을 스카이데일리에서 알아 보았다.

▲ 정부가 개발 중인 신개념의 수직 이착륙 틸트로터 무인비행기(오른쪽부터 스마트 무인기 기술개발사업단의 김중욱∙박범진 박사, 김상권 협력업체 과장)

▲ 아프리카에서 미군이 틸트로터 비행기를 이용한 실전 훈련에 한창이다.

대한항공, ‘틸트로터(Tilt-Rotor)’ 무인항공기 실용화

대한항공이 세계 최초로 ‘틸트로터(Tilt-Rotor)’ 무인항공기 실용화에 나선다.

대한항공(최준철 항공우주사업본부장)은 13일 부산 벡스코에서 남기만 지식경제부 주력산업정책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한국항공우주연구원(김승조 원장)과 ‘스마트 무인기’의 60% 축소형 ‘틸트로터’ 무인항공기인 ‘TR-6X’ 공동개발사업 협약 선포식을 가졌다.

▲ 대한항공의 최준철 항공우주 사업본부장(우)과 김승조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 원장이 ‘TR-6X’ 틸트로터 무인항공기 공동개발사업 협약서를 교환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스마트 무인기 개발 성공을 통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틸트로터’ 항공기 개발 기술을 보유하게 되어, 이제 그 후속작업으로 실전 배치가 가능한 실용화 모델을 항우연과 대한항공이 공동으로 개발하기로 한 것이다.

그렇다면 ‘틸트로터’ 무인항공기가 무엇일까.

이·착륙 때는 헬리콥터처럼 로터(rotor)를 수직 방향으로 전환해 제자리에서 이착륙하고, 비행 시에는 로터를 틸트(tilt)해 비행기처럼 수평 고속 운행이 가능한 첨단 항공기다. 이미 영화 ‘트랜스포머’를 통해 소개된 바 있다.

‘틸트로터’ 무인항공기 모델(TR-6X)은 지식경제부의 ‘스마트 무인기 개발사업으로 개발한 ‘틸트로터’ 무인항공기(길이 5m, 폭7m)의 60%급 크기의 항공기를 의미한다.

이에 항우연은 ‘스마트 무인기 개발사업’(2002.6~2012.3)을 통해 개발한 ‘틸트로터’ 무인항공기 관련 기술을 대한항공에 이전하고, 대한항공이 자체 투자를 통해 2013년 6월까지 공동개발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지식경제부(장관 홍석우)는 우리나라의 세계적 무인기 선진국 진입을 목표로 ‘스마트무인기 개발 사업’을 통해 총 872억원의 예산을 투입하여 ‘틸트로터’ 무인 항공기를 개발하고 지난해 11월, 공개 시연 행사를 고흥에서 개최한 바 있다.

현재 ‘틸트로터’ 항공기는 전 세계적으로 미국 벨 헬리콥터사가 1952년부터 개발에 착수하여

‘V-22 Osprey’ 유인 항공기가 유일한 양산 기종으로 2005년 미 해병대에 배치되었다. 또한 무인기 체계에서는 ‘스마트 무인기’가 최초다.

▲ 미 공군의 틸트로터 ‘CV-22 Osprey’

▲ 미 해병대의 ‘MV-22B Osprey’ 틸트로터 수송기

이번에 항우연과 대한항공이 공동 개발할 ‘틸트로터’ 무인기 실용화 모델은 Full-Scale 스마트 무인기보다 작고 가볍다.

때문에 실용화가 용이하며 산악 협소지역이나 함정 등 활주로 확보가 곤란하고, 상대적으로 민첩한 활동이 필요한 곳에서 군사용과 민간용으로 다양한 운용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항우연은 이번 실용화 모델 개발 사업을 통해 세계 최초로 ‘틸트로터’ 방식 무인항공기를 실용화 해 해외 무인항공기 시장 선점과 국내 항공 산업 저변확대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했다.

▲ 이스라엘이 개발한 틸트로터 무인정찰기 ‘판터’

▲ 시범 비행 중인 이탈리아 틸트로터 ‘BA-609-part 4’

‘틸트로터’ 무인항공기 ‘TR-6X’

‘틸트로터’ 무인항공기는 고도 3km 이상에서 5시간 이상 체공할 수 있으며, 최고 속도는 250km/h로 운용거리는 60km에서 150km까지 가능하다.

▲ 지난해 12월 항우연이 개발한 스마트 무인기는 틸트로터 항공기로는 세계에서 두 번째, 무인 틸트로터 항공기로는 세계 최초다.

▲ 신개념 헬기로 주목받는 차세대 원반형 헬리콥터 ‘모노-틸트로터’. 미국의 에어로 콥터사가 개발하고 있다.

▲ 틸트로터 무인항공기는 고도 3km 이상에서 5시간 이상 체공할 수 있으며, 최고 속도는 250km/h로 운용거리는 60km에서 150km까지 가능하다.

대한항공은 지난 2009년 말 근접감시용 무인항공기(KUS-9)의 국산화 개발에 성공한 바 있다.

이에 발맞추어 대한항공은 향후 전술 및 전략급 무인정찰기 개발과 무인기 핵심기술 연구 등 미래 무인화시대에 대비한 기술개발을 선도하며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고 있다.

대한항공과 항우연은 지난 2011년 8월에도 ‘TR-6X’ 공동 개발사업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