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이데일리

톱스타 보다 효과좋은 ‘캐릭터 광고’가 뜬다

광고제작비 줄이고 소비자들에 어필

김종우 기자(jwkim@skyedaily.com )

기사입력 2012-02-20 13:00:50

우리나라 광고시장은 대부분 톱스타나 유명 연예인을 전면에 내세운 콘셉트가 주류를 이룬다. 한국이 ‘드라마 천국’이라고 할 만큼 유명 연예인에 대한 선호도가 대단히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광고시장에서 모델 다변화 바람이 불고 있다. 톱스타를 대신하는 광고들이 뜨고 있는 것이다. 톱스타들의 겹치기 광고출연에 따른 이미지 혼선이라는 문제도 있지만 불경기 시대에 광고 제작경비를 줄이기 위한 아이디어들이 나오고 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애니메이션이나 캐릭터 광고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애니메이션 기술력은 가히 세계 최고로 평가받고 있다. 미국의 유명한 애니메이션 ‘심슨’을 비롯한 다수의 애니메이션을 우리나라에서 제작했을 정도다. 이런 최고의 기술을 갖고 있는 우리나라가 국민들에게 어필할 만한 ‘캐릭터 디자인’은 의미가 있다고 할 것이다. 유행에 휩쓸리는 식의 캐릭터는 별다른 의미가 없다. 공장에서 막 나온듯한 비슷비슷한 캐릭터들은 오히려 소비자들에게 혼란만 가중시킨다. 이런 가운데 우리의 독특한 캐릭터와 애니메이션이 뜨고 있다. 광고시장에서도 캐릭터와 애니메이션 바람이 불고 있다. 어린이 광고로 평가절하할 일이 더 이상 아니다. 일례로 메리츠화재의 ‘걱정인형’ TV 광고, IBK기업은행의 애니메이션 ‘오스카의 오아시스’의 캐릭터인 ‘동물 삼총사’ 등이 기대이상의 효과를 보고 있다. 이에 스카이데일리에서는 두 업체의 캐릭터 광고 현황과 소비자 반응 등에 대해 살펴보았다.

▲ 캐릭터 광고가 갖고 있는 특·장점을 고려해 볼 때 캐릭터를 이용한 광고는 더욱 다양화·다차원화 되고 사용빈도는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요즘 어린이 광고로 평가절하 되던 캐릭터 광고가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사진은 메리츠화재(상) 및 IBK기업은행 캐릭터 광고다.

캐릭터, 브랜드에 강한 이미지 심는데 적격

캐릭터는 상징성이 강해 국가 이미지에도 영향을 미칠 정도다.

미국에는 ‘미키 마우스’가, 일본에는 ‘키티’, 중국에는 ‘뿌까’, 프랑스엔 ‘아스테릭스’라는 캐릭터들이 있다. 이들 캐릭터는 오랫동안 국가 이미지는 물론 경제에까지 도움을 주면서 국위 선양을 하고 있다.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갖고 있는 우리나라에는 어떤 캐릭터들이 있을까. ‘아기공룡 둘리’를 비롯해 ‘뽀로로’ 등 수없이 많다.

캐릭터는 이처럼 작품 속에서 등장하는 대상뿐만 아니라 마스코트와 같이 상징성을 목적으로 한 대상과 등장인물을 상품화한 제품도 포함하는 포괄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마스코트와 캐릭터는 인물 또는 동식·물 등을 의인화시킨다는 점에서 널리 알리기 위한 수단이라는 점이 공통점이다. 다른 점은 마스코트는 ‘행운’을 뜻하는 측면이 강하며, 캐릭터는 알리고자 하는 것에 강한 ‘이미지’를 심기 위한 방법으로 사용되고 있다.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는 시장 상황이나 캐릭터 광고가 갖고 있는 특·장점을 고려해 볼 때 캐릭터를 이용한 광고는 더욱 다양화·다차원화 되고 사용빈도는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도 캐릭터를 이용한 광고가 부상하면서 비용을 줄이고 효과는 극대화하고자 하는 기업들의 관심도가 뜨겁다.

메리츠화재보험 광고 주인공 ‘걱정인형’

“가족 걱정은 메리츠가 할게요. 당신은 행복하기만 하세요” 누구의 이야기일까? 송지효, 지진희, 김명민 등 톱스타들일까? 아니다.

바로 메리츠화재보험의 광고 주인공 ‘걱정인형’이다. 국내 유명 스타들을 출연시켜 신뢰를 얻으려는 여타 보험사들의 광고와 확연히 다르다.

▲ 메리츠화재는 소비자들의 걱정을 덜어주는 걱정인형을 TV광고 등에 등장시켰다.

걱정인형이라? 걱정인형은 남미 과테말라 전래동화에 나오는 캐릭터다.

걱정이 많아 잠을 이루지 못하는 아이에게 할머니가 걱정인형을 주며 “걱정인형에게 걱정을 이야기하고 자면 걱정이 없어진다”는 데서 유래했다.

메리츠화재는 지난해 7월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고객들의 걱정을 덜어주는 걱정인형을 TV광고 등에 등장시켰다.

▲ 걱정인형을 이용한 메리츠화재 광고

걱정인형은 ‘메리’(Merry), ‘에코’(Eco), ‘라라’(Rara), ‘인디’(Indi), ‘타타’(Tata), ‘찌지리’(ziziry) 등 총 6종류로 구성돼 있다. 메리츠(MERITZ)의 이니셜을 딴 이름이다.

‘메리’는 가족과 건강·행복에 대한 걱정을, ‘에코’는 경제와 사업, 환경에 대한 걱정을 맡는다.

어르신과 노후 그리고 돈에 대한 걱정은 ‘라라, 아이와 여성에 대한 걱정은 ‘인디’, 차와 운전에 대한 걱정은 ‘타타’, 그 밖의 별별 걱정은 ‘찌지리’가 해준다.

‘걱정인형’ 광고 캐릭터, 5000억 매출증대 시현

걱정인형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메리츠화재의 인지도 또한 쑥쑥 올라가고 있다.

메리츠화재는 “지난해 수도권 거주자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다. 그 결과 최초 인지도가 걱정인형을 출시하기 전(13.1%) 보다 2% 포인트 상승해 15.1%이 됐다”고 밝혔다.

▲ ‘메리’(Merry

▲ ‘에코’(Eco)

▲‘라라’(Rara)

통상적으로 손해보험사 업계에서는 ‘떠오르는 회사’를 의미하는 최초 인지도는 통상 시장점유율과 비슷한 수치를 보인다.

결국 메리츠화재는 지난해 회계연도 상반기(2011년 4월~9월) 9개 손해보험사 매출 25조5455억원임을 감안하면, 걱정인형 캐릭터로 인해 약 5000억원에 가까운 매출증대 효과를 본 셈이다.

▲ ‘인디’(Indi),

▲ ‘타타’(Tata)

▲ ‘찌지리’(ziziry)

더불어 설문조사에 답한 사람들 중 64%가 걱정인형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등 선호도도 매우 높았다고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전한다.

이뿐이 아니다. 걱정인형 덕분에 보험영업도 잘되고 있다.

영업 판촉물로 걱정인형 열쇠고리와 봉제인형 등을 사용하고부터 영업현장 활동량이 약 2배 이상 증가했다. 또 한 달에 약 3만 건이던 고객정보 가입 동의가 6만 건으로 늘어났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걱정인형이 아이들에게 크게 인기를 끌다 보니, 부모님이 아이들에게 선물로 주기 위해 보험에 관심을 가지다가 가입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콜센터에 걸려오는 상담전화 90%가 걱정인형을 달라는 민원일 정도로 걱정인형의 인기가 높다”고 뿌듯해했다.

메리츠화재는 2월 현재 약 116만개의 걱정인형 봉제인형, 휴대폰 고리, 스티커, 걱정인형 퍼즐 등을 판촉물로 활용하고 있다. 추후에는 걱정인형 동화책과 걱정인형 만화책 등 다양한 콘텐츠도 개발할 계획이다.

한편 금융권에서는 무엇보다도 비용대비 효과가 크다는 데에 만족한다. 메리츠화재의 경우 톱스타를 기용할 때보다 광고 제작비용이 10분의 1 가량만 들었지만 광고 효과는 쏠쏠했다.

IBK기업은행, ‘동물 삼총사’ 효과 톡톡

IBK기업은행도 마찬가지다. 애니메이션 ‘오스카의 오아시스’의 캐릭터인 ‘동물 삼총사’를 광고 전면에 내세워 최고의 효과를 봤다.

동물 삼총사는 오스카(사막도마뱀), 포피(여우), 하치(하이에나)다. 이들이 흥겨운 광고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참! 좋은 은행’편이 바로 그것이다.

▲ IBK기업은행도 애니메이션 ‘오스카의 오아시스’의 캐릭터인 ‘동물 삼총사’를 내세워 최고의 효과를 봤다.

IBK기업은행 측은 “수도권 거주 20세 이상 59세 이하 성인 남녀 23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광고 호감도가 67.8%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광고를 본 후 브랜드 이미지가 긍정적으로 바뀌었다’는 대답도 60%에 달했다. 한마디로 톱스타를 기용한 기존 광고에 비해 호감도가 높게 나온 것이다.

▲ ‘동물 삼총사’를 등장시킨 IBK기업은행 광고

톱스타 위주의 광고를 과감하게 떨친 에서 차별화 전략이 속속들이 성공하면서 톱스타가 지배하던 금융권 광고시장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이현우 동의대 광고홍보학과 교수는 “이 광고 저 광고에 겹치기로 출연하는 톱스타를 기용하면 소비자가 모델만 기억한다. 정작 홍보해야 할 대상이나 기업이미지를 혼동할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어 “독창적 캐릭터 모델들을 잘 활용하면 뚜렷한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다. 국극적으로는 회사에 큰 자산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