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이데일리

닻 오른 구글제국, 무한확장·무한창조 디지털혁명

닻 오른 구글제국, 무한확장·무한창조 디지털혁명
영토없는 초국가 디지털권력 기반…글로벌 지배 주도권 선점 교두보 해석

김도현 기자(dhkim@skyedaily.com)

기사입력 2015-08-13 16:39:46

구글은 현존하는 세계 최대의 검색엔진이다. 10의 100승을 일컫는 ‘구골’이란 단어를 변형시켜 만든 구글은 1998년 레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이 설립했다. 구글의 시장점유율은 가히 독보적이다. 미국 인터넷검색 시장의 65%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전 세계 70%를 장악한 상태다. 검색에 국한된 구글의 사업영역은 점차 확대됐다. 다수의 유망 기업들을 인수하면서 구글은 자신들만의 새로운 사업 환경 구축에 박차를 가했다. 지난 2006년 세계 최대 동영상 공유사이트 ‘유튜브’를 인수했고, 이어 스마트폰 보급이 한창이던 2011년 모토로라를 인수했다. 구글이 진행하는 프로젝트와 사업은 범위와 주제가 거의 무차별적으로 비즈니스 영역을 넘나들어 무궁무진하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다. 최근에는 무인 배달을 위해 드론을 연구하고, 인간의 죽음을 정복하는 프로젝트가 진행중이며, 차 스스로 운전할 수 있는 무인자동차 개발에 주력하는 등 수 백가지의 첨단 프로젝트가 현재 진행 중이다. 자연히 구글은 조직 자체가 폭발적으로 커졌고 경영진은 이를 슬림화하기 위한 방법으로 ‘지주사 전환’ 카드를 전격적으로 꺼내 들었다. ‘알파벳(Alphabet)’이란 지주사를 설립하고 각 분야별 자회사들을 편입시키는 방식이 그것이다. 우리가 익히 하는 검색엔진 구글 역시 알파벳에 편입되며 검색 등의 사업에만 집중하게 된다. 지주사 이름이 알파벳으로 정해진 배경은 각 이니셜 별 자회사를 설립하고 이들 자회사는 전문 CEO가 책임을 지는 방식으로 향후 구글의 조직이 개편되기 때문이다. 알파벳 지주회사의 자회사로는 출범과 더불어 7개의 자회사가 편입될 예정이다. 구글 측은 꾸준히 신사업을 발굴해 자회사를 채워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스카이데일리가 ‘구글리제이션’(Googlization, 구글에 의해 주도되는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혁명을 이르는 말로 ‘세상이 모두 구글화된다’는 의미를 담고 있음) 또는 ‘구글제국’이라는 말이 회자될 정도로 무한확장을 계속하고 있는 구글의 조직개편과 이를 단행하게 된 배경 및 의미 등에 대해 진단해 봤다.

▲ 구글이 조직 개편을 넘어 개혁을 단행했다. 현재 구글(Google)이란 회사 내부에서 진행 중인 수 백여개의 프로젝트를 독립된 자회사로 개편하고 이들을 지주사 ‘알파벳’을 통해 경영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사실상의 ‘구글라이제이션(구글제국)’의 서막이라고 평가했다. 사진은 구글코리아 [사진=박미나기자] ⓒ스카이데일리

구글 조직이 개편된다.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현재 진행 중인 수 백 여개의 프로젝트는 특성에 맞게 개편될 예정이다.

구글이 출범시킬 지주사는 ‘알파벳(Alphabet)’이다. 7개의 계열사로 출범하게 될 알파벳은 향후 신사업을 속속 출범시켜 A부터 Z까지의 이니셜을 모두 채운다는 방침이다.

이번 구글의 조직개편을 두고 과거 존 바텔과 알렉스 솔크에버가 언급했던 ‘구글라이제이션’의 출항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구글라이제이션’(Googlization)은 구글에 의해 주도되는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혁명을 이르는 말로, ‘세상이 모두 구글화된다’는 의미를 담고 있어 우리 말로는 ‘구글제국’로 번역되고 있다. 이는 영토가 없어 국가는 아니지만 디지털 무한권력으로 전 세계에 제국 이상의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 지고 있다.

이번 조직개편은 검색엔진으로 출범했지만 다양한 사업과 프로젝트가 진행 중인 구글이 이를 보다 효율적으로 관리해 새로운 미래 먹거리 시장을 개척하겠다는 뜻이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IT 전문가들은 급변하는 IT업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개혁을 단행한 세계최대 IT업체 구글의 사례가 단순히 구글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개혁을 통한 신시장 개척은 모든 IT업체가 당면했거나 당면하게 될 숙제라는 것이다.

▲ [도표=최은숙] ⓒ스카이데일리

‘Google’은 알파벳의 ‘캐시카우’…구글 신임 CEO, 인도출신 순다르 피차이 전진배치

알파벳 산하에는 A부터 Z까지의 이니셜을 가진 계열사가 들어서게 될 예정이다. 각 계열사는 전문 CEO가 경영을 맡아 책임지는 구조를 지닐 전망이다.

그동안 수 백개의 프로젝트에 따라 나뉜 사업부를 총괄했던 ‘Google’은 알파벳의 자회사로 편입돼 검색·광고·유튜브·지도 등 기존서비스와 안드로이드 사업을 총괄하게 된다. 이곳을 이끌 전문경영인으로는 인도출신의 수다르 피차이 현 구글 부사장이 내정된 상태다. 이는 모든 부문에서 글로벌을 지향하는 구글의 사령탑을 전진배치한 포석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피차이 부사장은 지난 2004년 구글에 입사한 이래 구글의 핵심 사업을 담당해 왔다. 구글의 웹 브라우저 크롬의 개발팀에 포함됐던 그는 지난 2011년 크롬·구글드라이브·구글 맵·G메일 등을 담당하는 사업부 부사장으로 발탁됐으며 2013년 안드로이드 사업부문 총괄사장, 지난해 구글 부사장 등 고속승진을 거듭한 끝에 마침내 구글의 신임 CEO로 발탁됐다.

검색과 유투브 등 구글의 핵심 수입원인 ‘광고사업’을 맡은 피차이의 구글이 알파벳의 ‘캐쉬 카우’가 될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알파벳의 출범과 함께 등장하게 될 나머지 계열사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는 상황이다.

검색엔진 구글을 제외하면 알파벳과 함께 출범할 계열사는 총 6개다. ‘칼리코’, ‘네스트’, ‘X랩’, ‘파이버’, ‘구글벤처스’, ‘구글캐피탈’ 등이다.

▲ ⓒ스카이데일리

칼리코는 지난 2013년 시작된 구글의 헬스케어 사업이다. 출범 직후부터 구글과 동떨어져 있다는 평가를 받았던 이 회사는 향후 알파벳의 자회사로서 기존 사업을 이어나갈 전망이다. 이곳에서는 노화방지와 질병예방연구 등 이른바 ‘죽음 정복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네스트는 구글 내 ‘네스트랩스’가 분리돼 설립될 회사다. 지난해 1월 구글은 가정용 스마트 온도조절기를 개발한 이 회사를 32억달러에 인수했다. 도니 파델 전 애플 부사장이 설립한 이곳은 구글이 인수한 스타트업 회사 중 가장 높은 금액을 자랑한다. 향후 이곳은 사물인터넷 시대를 맞이해 각종 가정용 스마트기기를 출시할 예정이다.

구글의 미래가 응축됐다는 평가를 받는 연구소 X랩도 분리된다. 현재 X랩에서는 향후 알파벳의 자회사가 될 다양한 프로젝트 연구가 진행 중이다. 상용화 단계에 이른 구글글래스부터 무인자동차, 드론배송 프로젝트 ‘윙’ 등 개발이 이곳에서 이뤄지고 있다.

파이버는 초고속 인터넷 구축을 담당하게 된다. 구글벤처스와 구글캐피탈은 모두 알파벳의 투자사업 계열사며 구글벤처스는 벤처캐피탈사업을, 구글캐피탈은 장기투자를 각각 담당하게 된다.

▲ ⓒ스카이데일리

창업자 페이지&브린, 회장 슈미트 모두 ‘알파벳’行…‘구글라이제이션’의 서막인가

피차이 부사장이 알파벳 출범 후 자회사 ‘구글’의 CEO로 낙점된 가운데 기존 구글을 이끌었던 인물들은 대거 알파벳으로 이동하게 된다.

구글의 공동창업자 레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은 그동안 맡았던 CEO와 기술부문사장을 벗어나 알파벳의 CEO와 사장으로 자리를 옮기며 슈미트 구글 회장 역시 알파벳 이사회 의장으로 직책이 변경된다.

사실상 검색 외 다양한 사업을 포괄적으로 추진하는 기업으로 인식됐던 ‘기존 구글’이 ‘알파벳’이 되며 ‘피차이의 구글’은 검색·유튜브 등 인터넷 사업만을 총괄하는 것이다.

거대 기업으로 성장하게 될 알파벳을 두고 일각에서는 ‘구글리라이제이션’의 서막이라 보는 분위기다. 구글라이제이션이란 존 바텔과 알렉스 솔크에버가 처음 언급했던 것으로 구글에 의해 주도되는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혁명을 이르는 말이다.

다방면의 사업을 확장시키며 자신들만의 ‘라이프 플랫폼’ 구축에 열을 올리고 있는 구글이 이번 사업구조를 개편하면서 보다 효율적인 집단으로 성장하게 되고 또 이 과정에서 경쟁력을 갖추게 됨에 따라 사실상 구글라이제이션 시대가 개막했음을 일컫는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는 것이다.

정부의 ICT 관련 당국자는 “구글제국이라는 말이 유행할 정도로 구글은 무한확장과 무한창조의 디지털혁명을 주도해 온 것이 사실이다. 그것이 전 세계를 지향하고 있는 것이 무서울 정도다”며 “이번 조직개편도 글로벌 지배력 선점을 위한 교두보로 해석되고 있는데, 이는 영토없는 초국가 디지털 무한권력의 한 전형이 될 수 있는 것을 시사한다”고 전했다.

▲ 정부의 ICT 관계자는 세계 최대 IT 기업인 구글이 글로벌 지배 주도권 선점을 목적으로 그 교두보 마련을 위한 일환으로 개혁을 택했다고 평가했다. IT 업계 관계자는 또 생존을 위한 개혁의 일환으로 사업다각화를 택한 구글과 국내 IT업체들의 상황이 별반 다르지 않다고 보기도 했다. 사진은 구글의 국내 스타트업 창업 지원 공간인 ‘구글 캠퍼스 서울’ ⓒ스카이데일리

국내 IT업계 관계자는 “IT업계의 중심지라고 할 수 있는 실리콘밸리는 늘 그랬듯이 급변하고 있다”며 “과거 레리페이지가 ‘구글은 평범한 기업이 아니다. 우리는 하나의 기업에 그치지 않을 것이다’고 언급했던 것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이 관계자는 “실리콘밸리에 마이크로소프트에 이어 구글이 등장했고 뒤이어 페이스북과 스냅챗이 구글의 바통을 이어 받았듯이 급변하는 환경에서 구글이 꾸준히 세계최대 IT업체로 주도권을 다잡기 위한 돌파구가 바로 ‘알파벳’이다”며 “사실 신사업 개척은 비단 구글만이 당면한 문제는 아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현존하는 거대 IT기업들이 당면한 혹은 당면하게 될 과제가 바로 신사업 개척이라고 본다”며 “다음이 카카오톡과 합병해 네비게이션 업체를 인수하고 또 이를 바탕으로 카카오택시를 출범시킨 것 역시 구글의 조직개편과 같은 관점에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