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조 강소그룹도 “오너일가 사익추구 똑 같네” 구설

1.3조 강소그룹도 “오너일가 사익추구 똑 같네” 구설
현대차 협력사 기반 중견그룹 올라…장·차남 소유 비상장에 ‘일감 후 고배당’

김신기자(skim@skyedaily.com)

기사입력 2015-09-30 00:05:59

▲ 현대·기아자동차와의 거래를 바탕으로 중견기업 반열에 오른 세원그룹이 최근 오너 일가 사익행보를 돕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세원그룹 오너 일가가 지분의 100%를 보유한 기업들은 그룹 계열사들과의 내부거래로 실적을 올린 후 배당을 실시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사진은 세원그룹 주력계열사인 세원정공 본사 ⓒ스카이데일리

최근 자동차 부품 제조·판매업을 주력으로 꾸준히 성장해 중견그룹 반열에 오른 세원그룹의 행보에 논란이 일고 있다. 그룹 전체가 나서서 오너家 사익행보를 하고 있다는 지적이 업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및 세원그룹,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그룹 계열사 중에는 오너 일가 지분이 100%에 달하는 계열사들이 다수 존재하는데, 이들 기업들이 대부분 내부거래 의존도가 높은 수준에 달했다. 업계와 그룹 안팎에서는 “땅 짚고 헤엄치기 식의 사업을 전개하며 실적을 올린 후 배당금 형태로 오너 일가의 사익을 불려주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세원그룹 오너 일가 역시 다른 대기업들과 마찬가지로 ‘내부거래 후 배당’이라는 전형적인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며 “세원그룹이 비록 국내 굴지의 대기업인 현대차의 ‘1차 협력사’ 지위를 기반으로 사업을 영위하고 있지만 오너 일가 사익추구 만큼은 다른 대기업 못지않은 모습이다”고 말했다.

현대차 1차협력사 바탕 중견그룹 반열 올라…오너家 지배 비상장 통해 ‘사익추구’ 논란

▲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2015년 6월 말 기준) [도표=최은숙] ⓒ스카이데일리

자동차 부품 업계 및 금융감독원, 증권가 등에 따르면 세원그룹은 국내 완성차 업계의 선도기업이자 글로벌 자동차 기업으로 발돋움 한 현대·기아자동차와의 거래를 바탕으로 지금의 자리에 오른 중견그룹이다.

주력 계열사인 세원정공 등은 ‘현대·기아차 1차 협력사’라는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으며, 실적 또한 상당부분 현대·기아차와의 거래를 통해 발생시켰다. 세원물산도 현대차와의 거래가 대부분으로 알려졌다. 한 해 매출의 경우 그룹 전체 실적이 약 1조3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원그룹은 현재 국내 7개, 해외 2개 등 총 7개의 계열사로 구성돼 있다. 이 중 세원정공과 세원물산은 코스피, 코스닥 시장에 각각 주식을 공개한 상장기업이다. 지난 6월 말 기준, 세원그룹은 오너 일가 중심의 지배구조가 확고히 갖춰져 있다. 오너 일가가 지분 100%를 보유한 비상장기업 에스엠티·에스엔아이 등이 각 계열사를 지배하는 구조다.

그런데 이런 세원그룹은 오너 일가의 사익 추구 행위가 논란의 도마 위에 올랐다.

▲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스카이데일리

세원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위치한 에스엔아이와 에스엠티 등은 오너 일가 지분이 100%에 달하는 기업들이다. 지난해 말 기준 에스엔아이는 창업주 김문기 회장의 장남인 김상현 세원정공 대표와 특수관계인이, 에스엠티는 차남인 김도현 세원물산 대표와 특수관계인이 각각 지분의 100%를 각각 보유했다.

이 가운데 장남 소유 기업인 에스엔아이는 최근 3년간 △2012년 매출액 848억원, 영업이익 196억원, 당기순이익 159억원 △2013년 매출액 980억원, 영업이익 220억원, 당기순이익 223억원 △ 2014년 매출액 803억원, 영업이익 154억원, 당기순이익 298억원 등의 실적을 각각 기록했다.

같은 기간 에스엔아이의 내부거래액과 내부거래비중은 각각 △2012년 774억원, 91.3% △2013년 865억원, 88.3% △2014년 696억원, 86.7% 등이었다. 에스엔아이는 특히 그룹 내 해외 계열사와의 거래액이 상당했다. 이런 점에 비쳐볼 때, 에스엔아이가 해외 계열사에 부품을 납품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는 게 관련업계의 시선이다.

최근 3년간 매출액의 85%가 넘는 돈을 내부거래로 벌어들인 에스엔아이는 이 기간 단 한 번도 빼지 않고 배당을 실시했다. 그 금액은 2012년 5억원, 2013년 40억원, 2014년 50억원 등이었다. 배당금은 지분을 100% 보유한 김상현 대표와 특수관계자에게 전부 지급됐다.

장·차남 소유기업, 내부거래 후 고배당…3년새 10배씩 급증, 지난해 50억·75억 각 배당

창업주의 차남 기업으로 불리는 에스엠티 또한 ‘내부거래 후 배당’을 통해 오너 일가의 수익을 불려줘 눈총을 사고 있다.

에스엠티의 최근 3년간 실적은 △2012년 매출액 649억원, 영업이익 131억원, 70억원 △2013년 매출액 1502억원, 영업이익 385억원, 당기순이익 326억원 △2014년 매출액 761억원, 영업이익 218억원, 당기순이익 543억원 등이었다.

이 기간 에스엠티의 내부거래액 및 내부거래 비중은 △2012년 642억원, 98.9% △2013년 1478억원, 98.4% △2014년 1148억원, 150.8% 등이었다. 에스엠티의 경우, 에스엔아이에 비해 내부거래의존도가 더욱 높다. 특히 지난 2014년 내부거래액이 매출액 보다 월등히 많은 실적 구조를 보이고 있어 시선을 모았다.

에스엠티의 배당금 추이도 비약적인 성장세를 보인 실적과 유사한 행보를 보였다. 최근 3년간 에스엠티의 배당금 추이는 2012년 7억5000만원, 2013년 37억5000만원, 2014년 75억원 등을 각각 나타냈다. 배당금 규모가 에스엔아이처럼 불과 3년새 무려 10배나 증가한 셈이다. 배당금은 전부 지분의 100%를 보유한 김도현 대표와 특수관계자의 몫이었다.

이들 기업 외에도 유사한 사안으로 주목받는 기업은 또 있었다. 지난해 말 기준 김상현·도현 형제가 지분의 50% 씩 보유한 ‘한성’이다. 한성 역시 자동차 부품 제조 및 판매를 주력사업으로 삼고 있다.

한성의 경우 아직까지 배당을 실시하진 않았지만 매출액 비중에서 내부거래로 올린 매출 비중이 높다는 측면에서 향후 또 하나의 오너 곳간이 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한성의 최근 3년간 실적은 △2012년 매출액 213억원, 영업이익 26억원, 당기순이익 29억원 △2013년 매출액 254억원, 영업이익 66억원, 당기순이익 71억원 △2014년 매출액 196억원, 영업이익 50억원, 당기순이익 44억원 등이었다.

한성의 내부거래 매출액은 그 수치가 정확히 파악되진 않고 있다. 그러나 한성 스스로가 매출 대부분을 세원그룹 계열사에서 발생하고 있다고 밝힘에 따라 내부거래율 또한 높은 수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