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양분 밥솥 명가, 소형가전 ‘블루오션’ 시장 전쟁

대기업 떠난 밥솥 시장 ‘일인자’ 쿠쿠, 전기레인지로 매출 역전 노리는 쿠첸

김도현기자(dhkim@skyedaily.com)

기사입력 2015-10-27 15:32:02

▲ 쿠쿠(왼쪽)와 쿠첸 양사는 현재 90% 이상의 압도적인 시장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쿠쿠가 업계 1위, 쿠첸이 2위를 유지한 것이다. 하지만 최근 소형가전의 ‘블루오션’으로 꼽히는 전기레인지는 쿠첸이 시장을 선점한 상태다. 지난해 쿠쿠 역시 전기레인지 시장의 후발주자로 참여하면서 또 다른 경쟁을 예고한 바 있다. ⓒ스카이데일리

전기밥솥 시장에서 경쟁해 온 쿠쿠전자(이하 쿠쿠)와 쿠첸이 이번에는 무대를 전기레인지 시장으로 옮겨 경쟁하고 있다.

지난 2004년 전기밥솥 시장에서 대기업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철수하자 시장은 여러 중소기업들의 난립하며 ‘춘추전국시대’를 열었다. 경쟁 끝에 쿠쿠가 독보적인 점유율로 업계 1위 에 올랐고, 쿠첸은 만년 2위 업체가 됐다.

전기밥솥 시장에 비해 규모는 작으나 최근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는 분야인 전기레인지 시장에서는 전기밥솥 시장과는 사뭇 다른 양상이 연출된다. 쿠첸이 압도적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쿠쿠가 이를 뒤쫓는 형국이다.

“밥솥도 진화” 기술력 바탕 시장잠식 쿠쿠·쿠첸, 양사 점유율 90% 넘어

현재 시중에서 판매되는 전기밥솥은 크게 IH(Induction Heating)압력밥솥, 열판압력밥솥, 일반밥솥으로 나눈다.

가장 인기가 있는 IH압력밥솥의 IH는 가열 방식을 말한다. IH 방식은 밑면은 물론 옆면까지 내솥 전체를 코일로 감싸 열이 골고루 전해지도록 만들었다. 사방에서 열이 전달되기 때문에 조리 시간이 단축되고 밥맛이 좋다는 평을 듣는다. 반면 열판 방식은 밥솥의 밑바닥에서만 열이 가해진다. 일반밥솥은 취사·보온 전용의 일반적인 밥솥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밥솥 시장에서 95% 이상 점유한 쿠쿠와 쿠첸이 사실상 국내 밥솥 시장을 점령했다”며 “판매되는 밥솥 중 2/3는 쿠쿠, 1/3은 쿠첸으로 보면 된다”고 전했다.

▲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2015년 6월 31일 기준. [도표=최은숙] ⓒ스카이데일리

금감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쿠쿠는 전기밥솥을 통해 4103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이는 쿠쿠 전체 매출액의 74%에 해당하는 수치다. IH압력밥솥이 3020억원(전체매출액 대비 55%)으로 가장 높은 매출고를 올린 가운데 열판압력밥솥 675억원(12%), 일반밥솥이 407억원(7%)을 각각 기록했다.

쿠첸의 매출액은 쿠쿠의 절반 정도다. 쿠첸의 IH압력밥솥은 1620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으며, 열판압력밥솥은 371억원, 일반밥솥은 177억원의 매출액을 나타냈다. 전체 밥솥 매출액은 2168억원으로 쿠첸 매출액의 57%가량을 차지했다.

이들 간 격차는 지난 상반기에도 비슷한 모습이었다. 쿠첸의 전기밥솥 매출액은 1111억원으로 쿠쿠 밥솥 매출액(2399억원)의 46%에 불과했다.

업계 관계자는 “쌀 문화권인 우리나라에서 전기밥솥 시장은 계절 등 외부적 요인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 안정적인 시장이기 때문에 쿠쿠와 쿠첸 양 사의 시장 점유율은 상당기간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신규 생활가전 ‘전기레인지’ 시장 밥솥과 정반대…‘선점’ 쿠첸 ‘추격’ 쿠쿠

신규 생활가전시장이라는 평가를 받는 전기레인지 시장에서는 쿠첸이 쿠쿠를 멀찌감치 따돌리고 우위를 점한 상황이다.

쿠첸은 지난 2012년 전기레인지 시장에 진출했다. 2013년 27억원에 불과했던 매출액은 지난해 140억원으로 급증해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올 상반기 전기레인지 매출액은 지난해 전체 전기레인지 매출액의 76%에 해당하는 106억원을 기록했다. 이 추세대로라면 연말에는 50%의 매출 신장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체 매출액 대비 전기레인지 매출액 비중도 4%에서 6%로 2%p 상승했다.

쿠쿠는 쿠첸보다 2년 늦은 지난해 전기레인지 시장에 첫 발을 내딛었다. 배우 장동건을 전속모델로 내세워 CF를 방영하는 등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2009년부터 정수기·비데 등을 묶어 렌탈 사업을 시작한 쿠쿠는 라인업에 전기레인지를 포함시켰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레인지의 경우 빌트인 가전제품이기 때문에 건설사를 대상으로 판매하는 B2B(Business to Business) 시장에도 신경 써야 한다”며 “대형 재건축 시장과 신규아파트 시장이 점차 확대되고 있어 경쟁업체 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