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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계 명사, ‘그림 읽어주는 여자’에서 ‘빌딩 산 여자’로

재벌촌 39억 집, 3년만에 10억 차익 25억 주택건물, 최근 18억 빌딩 구입

정성문 기자(mooni@skyedaily.com)

기사입력 2016-01-02 00:07:24

설치미술은 1990년대 시작된 미술의 한 형태로 전시공간에 맞춰 설치하는 예술이다. 회화나 조각처럼 이미 만들어진 작품을 전시하는 것과 상반된다. 전시공간 자체가 하나의 작품이 되는 것이다. 공간자체가 하나의 작품이다 보니 장소 또한 작품 못지 않게 중요하다. 설치미술은 거창한 것 같지만 건물, 도로, 하천 등 우리 주위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대표적으로 청계천 광장에는 올덴버그의 ‘스프링’이, 경기도 안양의 샛별 한양아파트에는 다니엘 뷔렌의 ‘오색찬란한 하늘 아래 산책길’이 있다. 강남구 삼성동 대웅제약 별관에도 특이한 작품 하나가 전시 돼 있다. 건물 외벽에 덕지덕지 붙어있는 것은 설치미술가, 화가이자 호서대 교수인 한젬마 교수의 작품이다. 못을 주제로 이 조형물은 소통과 관계를 중시한 작가의 고심의 흔적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못은 두 개로 나눠진 것을 하나로 엮으며 자기 자신은 숨어버린다. 한젬마 교수는 작품보단 책으로 먼저 이름을 알렸다. 한 교수가 출판한 ‘그림 읽어주는 여자’는 100만부 넘게 팔렸고 한 교수는 한 때 TV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등 미술계 인사로서 활약이 대단했다. 최근 한 교수는 남편 최모씨와 함께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건물 한 채를 매입했다. 스카이데일리가 한젬마 교수가 공동 소유한 성수동 빌딩을 찾아갔다.

▲ 한젬마 교수는 최근 부동산 투자처로 각광받고 있는 서울 성동구 성수동 일대의 빌딩(사진) 한 채를 남편 최모씨와 함께 공동 매입했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에 따르면 향후 투자가치가 매우 높을 것으로 기대됐다. ⓒ스카이데일리

설치미술가, 화가인 한젬마(45) 호서대 교수는 성동구 성수동2가에 빌딩 한 채를 공동 소유하고 있다. 그는 약 18억원을 들여 남편인 최모씨와 공동으로 빌딩을 매입했다.

예술가, 크리에이티브디렉터 등 많은 수식어가 따라다니는 한 교수는 1999년 책 ‘그림 읽어주는 여자’로 먼저 세상에 이름을 알렸다. 그의 책은 미술에 문외한인 사람들을 그림의 재미에 푹 빠지게 하는 매력이 있었다.

한 교수가 공동 소유한 빌딩은 성동구 수제화 거리 인근에 위치하고 있다. 이 빌딩은 지하철 2호선 성수역 3번 출구에서 도보로 3분 거리에 있다. 빌딩 인근으로 신축 호텔·건물 등이 들어서고 있기 때문에 유동인구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는 곳이다. 빌딩 인근에는 야구선수 이승엽 선수 소유의 빌딩도 위치했다.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한젬마 교수는 남편 최모씨와 함께 지난해 8월 해당 빌딩을 매입했다. 거래금액은 17억9500만원이다. 빌딩은 토지면적 170.2㎡(약 51평), 연면적 407.54㎡(약 123평)다. 지하 1층, 지상 4층 으로 이뤄진 건물 1층은 피혁가게, 나머지 층은 다가구 주택으로 사용되고 있다. 언뜻 보기에 소박한 빌딩이지만 투자가치만은 남다르다는 게 부동산 전문가의 설명이다.

한젬마 빌딩 시세와 관련해 김윤수 원빌딩 팀장은 “투자가치가 상당히 높은 곳으로 평가되며, 적절한 금액에 빌딩 매입이 이뤄진 것 같다”며 “신축 호텔과 인근에 있는 대림창고 배후세력이 한젬마 건물까지 미칠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예술가들의 공간인 ‘대림창고’는 정미소였던 곳이 최근 전시회 장소로 탈바꿈 되며 젊은이들이 자주 찾는 곳이다. 예술공간 이 외에도 자그마한 카페, 쇼룸 등이 성수동 일대에 많이 들어섰다.

▲ 서울대학교를 졸업한 한젬마 교수는 설치미술가로 이름을 알리기 전에 책 저자로 유명세를 탔다. 그의 경험이 우러난 ‘책을 읽어주는 여자’가 1999년 발매됐고 이 책은 100만부 이상이 팔리면서 베스트셀러로 거듭났다. 사진은 한 교수(왼쪽)가 등장한 2013년 한 IT상품의 사진. [사진=뉴시스]

한 교수는 1999년 컨설팅 회사 매킨지에서 일하고 있는 미국인 최모씨와 결혼을 했다. 같은 해 ‘책을 읽어주는 여자’도 발행 되며 100만부 이상 팔았다. 이들 부부사이에는 딸 혜연이 있다.

한 교수는 성수동 빌딩 이외에도 용산구 이태원동에 주택 한 채를 본인 명의로 소유하고 있다. 이 빌딩은 최근 각광받고 있는 이태원 핫플레이스에 위치하고 있다. 인근에는 대기업 회장들의 집과 배우 홍석천 빌딩도 자리 잡고 있다.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한젬마는 2012년 해당 주택을 매입했다. 매입금액은 15억원이다. 지하 1층, 지상 4층으로 이뤄진 주택은 토지면적 162㎡(약 49평) 연면적 339.86㎡(약 103평)다.

주택 시세와 관련해 인근부동산 관계자는 “이태원로 19길 일대가 주택을 용도 변경해 음식점으로 많이 바뀌고 있는 추세다”며 “한젬마 소유 주택은 3.3㎡(약 1평)당 5000만원 선으로 약 25억원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한 교수 소유 주택과 도보로 약 2분 거리에는 남편 소유의 주택이 또 있다. 한 교수 부부는 이곳에서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편 최모씨는 2010년 이 주택을 매입했다. 주택은 토지면적 430㎡(약 130평), 연면적 327.74㎡(약 99평), 지하 1층, 지상 2층으로 이뤄져 있다.

▲ 한젬마 교수는 성수동 빌딩 이외에도 이태원동 주택 한 채(사진 오른쪽)를 소유하고 있다. 부동산에 따르면 15억원에 구입한 이 주택은 3년여만에 25억원의 시세를 보이고 있다. 주택 바로 인근에는 약 39억원으로 예상되는 남편 최모씨 소유의 주택(왼쪽)이 위치했다. 이태원동 부동산 관계자에 따르면 한 교수 소유 주택은 이태원 상권이 팽창하면서발전이 기대되는 지역이다. ⓒ스카이데일리

이태원동 인근 부동산 전문가는 “이 지역은 대기업 회장님들이 많이 사는 곳으로 한젬마 교수가 살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이곳은 3.3㎡(약 1평)당 3000만원 선으로 약 39억원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서울대학교 출신 미모 화가…책 출판 성공 이후 성공가도

한젬마 교수는 1970년 서울에서 태어나고, 학창시절을 홍콩에서 보냈다. 중학교시절 돌아온 그는 선화예중, 선화예고를 졸업했다. 고등학교 졸업 후 서울대학 미대 서양학과 판화과를 졸업했다. 1998년 케이블 채널에서 3년간 미술관련 프로그램인 ‘아트 마트’의 진행을 맡았다. 국내 화랑을 돌아다니며 쌓은 지식을 쉽게 시청자들에게 전해줬다.

그의 노하우가 집대성된 ‘책을 읽어주는 여자’가 1999년 발매 되며 날개 돋친 듯이 팔려나가며 이름이 알려졌다. 그는 화가이기도 하지만 주택 리모델링 디자인 작업에도 참가했다. 삼성건설 리모델링 프로젝트에 참가하며 건물 내·외부 디자인 총괄을 맡았다.

지난 10월 그는 서초구 세빛섬에서 열린 ‘이데일리 세계여성경제포럼’에 강연자로 나왔다. 그 자리에서 검은색과 흰색의 다른 색깔의 구두를 신고 무대에 오르는 예술에는 독창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 교수는 지난 3월부터 호서대학교 예체능대학 문화기획학과 조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