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월세 아파트’ 첫 강남 집들이 촉각

외국인 '월세 아파트' 집들이 촉각
34평 보증금 1억2150만원에 158만2000원

김신기자(skim115@skyedaily.com)

기사입력 2012-10-13 00:02:46

서울시 SH공사가 942억원을 들여 지은 외국인 임대아파트가 우여곡절 끝에 입주자 모집을 눈 앞에 두고 있다. 외국인임대아파트는 서울 서초구 우면동 297번지 일대 노른자 위에 들어서게 된다. SH공사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 촉진 등을 위해 서초구 우면2지구 1단지 178가구를 외국인 전용 임대아파트로 특별 공급한다. 이곳에는 수영장, 피트니스 센터, 골프 연습장 등을 갖춘 지하 2층, 지상 5~7층 10개 동에 전용면적 49㎡ 50가구, 84㎡ 100가구, 114㎡ 28가구가 각각 공급된다. 계약기간은 다음 달 1~5일, 입주는 12월 1~31일로 예정됐다. 서울에 주소를 둔 외국인 중 외국인투자기업 근무자가 1순위, 외국기업 국내지사 근무자 2순위, 국제기구 근무자 3순위다. 그러나 국회 행정안전위 백재현 민주통합당 의원이 서울시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이 아파트는 현재 99.2%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지만 이제서야 입주자 모집을 시작하는 등 문제점도 적지 않다. 백 의원에 따르면 외국인 임대아파트는 2005년 우면동 일대 대규모 그린벨트를 해제하고, 우면2지구 보금자리주택지구 지정을 받아 사업이 추진됐다. 우면2지구 1단지 10개동 178가구는 국민임대주택용도에서 외국인을 위한 목적으로 용도를 변경했고,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2009년 7월 수영장과 골프연습장 등을 추가하면서 공사비 65억원을 증액하기도 했다. 용도 변경 당시 사전에 법령조차 제대로 검토하지 못한 채 무리하게 사업 먼저 추진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것이다. 스카이데일리가 입주자 모집을 앞둔 서초구 우면동 외국인임대아파트 현장을 찾았다.

서초 네이처힐 1단지 위치도

▲ 서초동 우면동 일대에 지어진 ‘서초 네이처힐 1단지’는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한 임대아파트다. 특히 1단지 내부에는 외국인들을 위한 다양한 편의시설이 마련돼 있다.

▲ ‘서초 네이쳐힐 1단지 위치도 및 전경 ⓒ스카이데일리

지난 11일 열린 서울시에 대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사업 진행 과정에 대한 문제점이 언급되며 도마 위에 오른 서초동 우면동 297 일대에 지어진 외국인 임대아파트가 정식 입주자 모집을 앞두고 있다.

SH공사 관계자에 따르면 당초 무리한 사업진행과 임대대상자 선정으로 문제가 제기됐던 이 아파트의 입주자 모집을 오는 15일부터 시작한다.

다른 단지에 없는 편의시설을 보유 중인 ‘서초 네이처힐 1단지’는 서울특별시에 직장과 거주지가 있는 외국인 무주택자를 대상으로 지어졌다.

‘서초 네이처힐 1단지’ 아파트 단지 내부에 수영장, 휘트니스 클럽, 마사지샵 등이 들어서 있으며 단지 주변에는 산책로를 겸비해 입주민들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외국인들의 관심을 끌기 위한 단지 조성과 내부 인테리어를 구성했다.

외국인을 위한 다양한 편의시설 갖춰

분양을 앞둔 12일 오후, 아파트 현장은 한창 마무리 공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단지 입구에서는 이날 문을 연 전시주택을 통해 활발히 홍보하고 있는 중이었다.

SH 관계자는 “전시주택을 개장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은 이 곳을 찾는 사람들이 많지 않지만 문의전화는 꾸준히 걸려온다”고 전했다.

▲ ‘서초 네이처힐 1단지’ 내부(전시주택, 보여주는 집) 모습. 여느 아파트와 크게 다른 점은 발견되지 않았지만 실내 가구 등이 기본옵션으로 갖춰져 있는 것이 특징이다. ⓒ스카이데일리

114㎡(약 34.5평)에 마련된 ‘보여주는 집’ 내부는 여느 다른 아파트와는 다를 바 없었지만 단지 내부에 위치한 107~109동 지하에는 앞서 소개됐던 다양한 편의시설이 갖춰져 있었다.

7동의 입구로 들어서는 편의시설은 현재 진행 중인 공사로 인해 막힌 상태였다. 이에 관계자를 통해 홍보물에 기재된 사진으로 그 모습을 대신 확인했다.

또한 각 세대 내부는 냉장고, 세탁기, 쇼파, 침대 등이 설치돼 있어 외국인들이 간편한 짐만 갖고 이사해도 충분히 생활할 수 있도록 마련한 상태다.

공사 관계자는 “외국인 전용 임대아파트 단지인 1단지에만 특별히 마련된 이 시설은 실제로 많은 외국인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 자료:SH공사 ⓒ스카이데일리

서울시가 밝힌 외국인 임대주택 입주신청 자격은 ‘입주자 모집공고일 현재 서울특별시에 직장과 거주지가 있는 무주택자로서 서울시가 정한 1·2·3순위 해당하는 자’ 이다.

서울에 주소를 둔 외국인 중 외국인투자기업 근무자 1순위, 외국기업 국내지사 근무자 2순위, 국제기구 근무자 3순위다.

단, 신청자가 몰릴 것을 대비해 순위별 경쟁방식을 채택했고 3순위까지 미달될 경우에는 1회 추가 접수할 방침이다.

또한 추가 접수 이후에도 미달될 경우 주택유형에 따라 내국인을 위한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에 의해 공급하기로 결정했다.

임대조건은 타 임대주택과 달리 전 세대 월세로 이뤄지며 기본 계약기간은 2년으로 정해졌다.

하지만 이동이 잦은 외국인을 대상으로 마련한 만큼 2년내 계약을 해지해도 전혀 손해는 없다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SH공사 “주변환경 등 외국인 수요 충분”

서초구 우면동 우면2 국민임대조성사업지구 내 1단지에 마련된 ‘서초 네이처힐 1단지’는 10개동으로 구성됐다.

49㎡(약 14.8평) 50세대, 84㎡(약 25.4) 100세대, 114㎡(약 34.5평) 28세대 등 총 178세대로 다른 임대아파트와는 달리 개별난방을 적용했다.

임대보증금과 월 임대료는 49㎡형이 6300만원에 82만원, 84㎡형 9660만원에 125만8000원, 114㎡형이 1억2150만원에 158만2000원이다.

선정된 입주자는 특별히 층과 동을 지정할 수 없고, 무조건 임의 추첨방식에 의해 입주할 주택이 정해진다.

SH공사는 “맑은 공기와 화려한 경관을 자랑하는 1단지는 도심이지만 도심 같지 않은 조용함이 있다”며 “외국인의 필요에 맞게 지어진 만큼 많은 외국인들이 ‘서초 네이처힐 1단지’를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