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장인(匠人) 키워 취업100% ‘대기업 명문’

젊은 장인(匠人) 키워‘대기업 명문’
[특목고 기획탐방]①-미림여자정보과학고…명인 육성 마이스터고

천유정기자(you8888@skyedaily.com)

기사입력 2012-11-28 01:51:42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교육열이 가장 높다고 하지만 너도나도 대학문을 노크하다보니 교육의 질적인 효과는 오히려 떨어지는 문제가 늘 논란이 돼 왔다. 일례로 우리 보다 교육시스템이 앞선 싱가포르의 경우 중등학교 때부터 일찌감치 ‘취업’과 ‘대학’으로 나눠 진학지도를 한다. 이를 통해 국가와 사회가 필요한 인재를 고르게 선발하고 개인의 인생적성도 자연스럽게 맞춰준다. 우리나라에도 이와 유사한 취업 타깃형 고교들이 전국 곳곳에 생겨났다. 지난 2010년부터 신입생을 모집하기 시작한 ‘마이스터고’가 그것이다. 취업률 100%를 자랑하는 신림동에 소재한 미림여자정보과학고(이하·미림마이터스고, 구·미림여자전산고등학교)도 그 중의 하나다. 내년 초 첫 졸업하는 학생들 중에는 11월 현재 삼성, SK, KT 등의 대기업에 이미 취업을 한 학생들도 있다. 명문고의 기준이 통상 명문대 진학률을 따지지만 미림마이스터고는 이른바 ‘대기업 취업명문’의 입지를 굳혔다. 이처럼 대기업들이 예약을 하고 학생들을 뽑아갈 정도의 취업 명문고가 된 것은 장인(匠人)과 명인(名人)을 기른다는 정신으로 정성어린 교육에 임하고 있는 학교 측의 열정과 노력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미림마이스터고는 학생들의 인생진로를 결정하는 것인 만큼 철저한 적성검사와 장래 분석 등을 토대로 학생들을 지원하고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숨은 곳에서 땀을 흘리며 ‘청년장인’을 배출하는 산실이 되고 있는 마이스터고 미림여자정보과학고를 취재했다.

▲ 미래의 청년장인(匠人) 산실이 되고 있는 미림여자정보과학고등학교는 대기업 등을 비롯해 취업률 100%를 자랑한다. 학생들의 적성과 인생진로에 맞게 철저한 분석과 세밀한 교육 시스템으로 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인재를 육성한다는 것이 이 학교의 교육 방침이다.

▲ 사진은 미림여자정보과학고등학교 교정. 왼쪽은 기숙사이고 오른쪽은 본관 건물 전경(위). 미림여자정보과학고등학교 교문. ⓒ스카이데일리

“저희 학교 내년 졸업생 취업률은 100%입니다”

내년 2월 첫 졸업생을 배출하는 미림여자정보과학고등학교(미림 마이스터고) 장병갑 교장의 참교육 소신이자 열정이 깃든 장담이다.

▲ 장병갑 교장(미림여자정보과학고등학교) ⓒ스카이데일리

미림여자정보과학고등학교는 지난 2009년 마이스터고로 선정된데 이어 2010년 3월 첫 신입생120명이 입학했다. 마이스터고 선정이후 내년에 처음으로 졸업생을 배출하는데, 졸업생 모두가 취업될 것이라는게 장 교장의 설명이다.

지난 91년 미림여자전산고등학교로 개교한 미림여자정보과학고등학교는 2009년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우수 특성화 전문계 고등학교로 선정됐다. 이후 마이스터고로 선정되면서 특목고로 분류됐다.

마이스터고는 전문적인 직업교육 발전을 위해 산업계의 수요와 직접 연계된 맞춤형 교육과정 운영을 목적으로 하는 고등학교다.

국내 유일의 여고 마이스터고

미림정보화고등학교는 뉴미디어콘텐츠 마이스터를 표방하는 전국 유일의 여고다.

장 교장은 “마이스터고의 설립취지에 맞게 우리 학교는 대학 진학보다는 취업이 목적이다”며 “졸업과 함께 현장에 바로 투입, 뛰어난 기술력을 발휘할 수 있는 산업인력 양성이 우리 학교의 목표다”고 설명한다.

미림마이스터고의 가장 큰 특징은 기업 맞춤형 교육과정에 있다.

학교는 KT협의체, SK C&C협의체, 서울테크노파크 협의체, 한국디지털기업협회 협의체 등 대기업 및 협회와 협의체를 구성, 각종 교육 및 인턴실습을 지원하고 있다.

또 각 기업을 통해 선발된 산학 겸임교사 10명과 산업체 우수강사 3명 등을 교사로 임용, 학생들이 현장에서 바로 적응 할 수 있게 도와주고 있다. 재학생들의 취업을 지원하기 위한 교육프로그램인 것이다.

학교가 밝힌 올 11월 현재 재학생 취업현황에 따르면 삼성전자 21명(3학년 10명, 2학년 11명), KTds 37명, SK C&C 19명, 한국수력원자력 5명, 네비웍스 5명, 삼성SDS 1명, 네모 1명, 리즘인터랙티브 4명, ITH 1명, U2시스템 3명, ION 1명(이하 3학년) 등 주로 정보산업 분야 기업들에 취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3년간 전원 학비 면제, 맞춤형 장학금도 지급

취업한 학생들은 학교장 방침에 따라 학기중에는 다른 학생들과 똑같이 수업을 받고 방학 중에는 취업한 회사에서 인턴으로 근무한다. 또 이들 학생들한테는 재학기간중 한 학기에 250만원 정도의 학업보조비도 지급하고 있다.

마이스터고의 특성상 이 학교 전교생에게는 3년간 전원 학비가 면제되고 별도의 맞춤형 장학금도 지급된다. 또 졸업 후 100% 취업 및 학위 취득이 가능하다. 인근 거주자가 아닐 경우에는 학교에서 무료로 기숙사도 제공해 준다. 이와함께 실무 중심의 외국어 교육과 해외 연수까지 실시하고 있다.

취업 후 진학을 원할 경우, 취업한 회사가 대학과 산학협력을 체결했다면 실무 경력 3년이 지난 후 그 대학에 특별전형으로 입학할 수 있다.

입학 전 미디어 적성검사에 응시해야

장 교장은 “마이스터고들이 남학교가 많다 보니 자동차나 철강, 전자, 조선 등 하드웨어적인 산업이 대부분이다”며 “하지만 우리 학교는 섬세하고 감각적인 여학생 학교라는 특성을 살려 뉴미디어로 콘텐츠를 정했다”고 밝혔다.

우선 미림마이스터고에 입학하기 위해서는 학교와 전문심리기관인 한국가이던스 그리고 한국산업체가 공동 개발한 미디어 적성검사에 응시해야 한다.

이 검사를 통해 미디어분야에 대한 적성과 학과 적합성, 직업적 성격 적합성을 평가하는데, 이 결과는 입학전형자료(20%)에 반영된다.

▲ 자료:미림마이스터고 ⓒ스카이데일리

전공별로 인터랙티브미디어과, 뉴미디어디자인과, 뉴미디어솔루션과 등 3개과가 있고 각 과마다 2학급씩 편성됐다. 한 학급당 정원은 20명으로 각 학년 학생 수는 총 120명이다.

인터랙티브미디어과는 뉴미디어분야 콘텐츠 제작을 위한 프로그래밍 교육을 이수해야 한다. 이 과는 플랫폼 기업, 콘텐츠 제작사 및 방송국 등에서 활동하는 뉴미디어 분야 콘텐츠제작 전문가를 양성한다.

뉴미디어 디자인과는 뉴미디어 스크린에 보여지는 디지털 콘텐츠에 디자인적 요소들을 표현하기 위한 컴퓨터그래픽, 3D 디자인, UI/UX 디자인 등 뉴미디어 디자인 전문가를 양성한다.

뉴미디어 솔루션과는 다양한 뉴미디어 콘텐츠를 기반으로 한 UXD를 지원하기 위한 웹 프로그래밍(HTML5, CSS3, JavaScript 등) 기술을 기본으로 모바일 환경(iOS, Android 등)에서 스마트폰 기반 기술(Objective-C, Java 등)과 뉴미디어콘텐츠의 기획, 제작 및 서비스까지의 전 과정에 걸친 모바일 웹 앱 개발 전문가를 양성한다.

▲ 영국 전문대학인 웨스트민스터 킹스웨이 칼리지와 양교 간의 공동인증제 도입·운영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사진=미림여자정보과학고 제공>

웨스트민스터 킹스웨이 칼리지와 MOU 체결

미림마이스터고는 최근 영국 전문대학인 웨스트민스터 킹스웨이 칼리지(WKC, 학장·앤디 윌슨)와 양교 간의 ‘공동인증제 도입·운영을 위한 양해 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번에 시범 도입할 공동인증제는 2011년부터 교과부 주관과 직업능력개발원 주최로 운영되고 있는 특성화고·마이스터고 글로벌 현장학습의 구체적인 성과물 중 하나다.

지난해부터 미림과 WKC는 영국 런던에서 진행하는 3개월 과정의 특성화고·마이스터고 글로벌 현장학습으로 공동인증제 및 영국 직업교육 자격증 획득에 관한 지속적인 논의를 거쳐 현재 6종의 관련 업무협약 체결을 완료했다.

이외에도 △일본공학원(동경공과대학)과의 MOU 체결 △여성가족부 주최 ‘개발도상국 여성지도자 직업능력개발 사업’ 지원 △‘글로벌 교육지도자 프로그램(GELP)’ 지원 △ 말레이시아 교육 관계자 친선 협의 △영국 킹스톤 국제청소년예술제 참가 등의 활동을 하고 있다,.

장 교장은 “우리 학교는 입학 후 10년을 바라본다. 고등학교 3년, 취업후 3년, 학위취득 4년 동안 학생과 교사가 멘토로 매칭되어 진로를 상담해 주고 지속적인 관리를 해 준다”면서 “졸업한 모든 학생이 마이스터(명인)가 안 되더라도 진정한 전문가가 나온다면 이 학교의 목적은 달성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