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 아래 천당상권 불구 업종중복 유의

분당 아래 천당상권, 업종중복 유의
[탐방=돈 되는 상권<3>]-분당 서현역

천유정기자(you8888@skyedaily.com)

기사입력 2013-01-15 03:03:18

1980년대 서울은 인구과밀로 주택부족이 심화되면서 특단의 대책이 필요했다. 노태우 전 대통령은 취임 후 1988년 ‘주택 200만호 건설’ 계획이라는 사상 초유의 신도시 건설계획을 발표하기에 이른다. 이렇게 탄생한 분당신도시는 강남에 인접한 배후지답게 부촌으로 거듭났다. 그 부촌의 중심상권은 지난 1994년 개통한 분당선의 ‘서현역 일대 로데오 상권’이다. ‘천당 아래가 분당이라면 분당 아래는 천당상권이 있다’는 말이 회자될 정도로 서현역은 최고의 상권을 자랑해 왔다. 이곳 상권의 연매출은 1조3000여억원에 달하고 하루 평균 유동인구는 2만명이 넘으며 많을 때는 4만명에 이르기도 한다. 이 일대 500~600곳에 이르는 상가는 월매출 약 1000억원을 올리는 만큼 1곳당 1억5000만원 안팎을 올리는 매장이 즐비하다. 평일과 주말상권이 큰 차이가 없을 만큼 그만큼 유동인구가 늘 풍부한 탓이다. 토요일이 가장 많고 화요일이 적은 편이지만 큰 차이가 없다. 연간 내점객이 2500만명에 달하는 AK플라자(구·삼성플라자)라는 백화점으로 빨려드는 인구가 주변 상권과 시너지를 일으키는 독특한 복합상권이 인구유입을 더욱 가속화시켰다. 메인상권인 서현역 5번출구 방면은 10~20대들이 즐겨 찾는 젊음의 로데오 거리다. 반대편의 6번 출구도 로데오 메인상권이지만 5번만은 못하다. 돈을 직접 지출하는 ‘주소비 연령층’은 인근 정자역 상권이 카페거리로 뜨면서 30~40대가 메인 층인 반면 서현역은 여전히 30대가 강세다. 남녀 성비로는 여성이 남성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많다. 서현역 상권은 병원도 100여 곳에 이를 정도로 의료기관 특화상권이어서 귀금속 소비와 함께 의료소비 지역이기도 하다. 로데오 거리 상가빌딩은 1층에 뷰티·의류·잡화 등의 매장이 많고, 2층에는 음식점과 주점 등이 성업하며, 5층에는 모텔들이 즐비한 것 특색이다. 임대료는 천당상권이라는 별칭답게 10평기준 권리금이 2억~3억까지 호가를 보이는 가운데 보증금은 5000만원 안팎, 임대료는 통상 300만원이 넘는다. 워낙 상권이 좋아 기본매상을 올릴 수 있지만 높은 임대료를 감안하면 중복업종으로 인한 위험요인을 조심해야 한다. 스카이데일리가 서현역 로데오 상권을 취재했다.

▲ 서현역 상권은 AK플라자를 중심으로 한 로데오 거리 상권과 인근 배후지역이다. 서현역 위치도(위)와 서현역 5번출구 거리 전경. ⓒ스카이데일리 <그림=최은숙>

분당신도시 서현역상권은 계획적으로 조성된 대표 신도시 상권중 하나다. 하루 평균 4~5만여명의 유동인구가 오가는 서현역은 분당에서도 가장 번화한 지역으로 손꼽힌다.

특히 수서-오리 구간의 분당선이 개통되면서 지하철로 강남권 접근이 용이해지고 또 강남과 도심을 이어주는 광역버스도 이곳 서현역을 경유, 분당과 강남을 오가는 핵심 교통요충지인 셈이다.

교통의 발달과 안정적인 주거지역으로 성장하면서 이곳 서현역 주변은 분당을 대표하는 상권으로 발달할 수 있었다.

AK플라자 중심으로 상권 발달

서현역 로데오 거리는 AK플라자를 중심으로 상권이 발달돼 있다.

서현역이 현재의 상권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으로는 지하철역과 광역버스 등 교통발달과 함께 이 지역 코어 역할을 하는 AK플라자 분당점 때문이다.

▲ 서현역의 모든 출구는 AK플라자 분당점으로 연계돼 있다. 백화점 유입인구가 인근 상권인구를 빼앗지 않고 시너지를 일으키는 독특한 상권을 형성하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기존 삼성플라자를 애경이 인수해 개장한 AK플라자 분당점은 인근지역 주부층을 포함해 분당 전역에서 모여든다.

AK플라자 분당점 명품관에는 구찌, 살베로레 페라가모, 티파니, 크리스찬 디올, 프라다, 버버리, 루이비통 등 해외 명품들이 즐비하다.

AK플라자가 중장년층 여성들을 위한 곳이라면 맞붙어 있는 로데오 거리 상권은 주로 저가 매장들이 자리해 대부분 10대에서 30대사이의 고객들이 많다.

▲ 서현역 상권이 분당의 메인상권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요인은 지하철역 외에도 서울과 분당을 오가는 버스노선이 있는 지리적 위치도 작용했다. 사진은 5번 출구 거리 전경. ⓒ스카이데일리

로데오 거리 외곽이 대형 빌딩 등으로 둘러싸여 있어 안으로 모여들게 해 동선을 최소화할 수 있는 장점도 이곳 상권을 발달시킨 원인 중 하나다.

로데오 거리에는 업종도 젋은이 취향에 맞춰 1층에는 패션 관련 업종으로 의류업, 뷰티점, 잡화점, 보세의류매장이 들어서 있고 2층에는 주점 및 식당들이 많다.

▲ 로데오 거리 상가건물 1층에는 패션 관련 업종으로 의류업, 뷰티점, 잡화점, 보세의류매장이 들어서 있고 2층에는 주점 및 식당들이 들어서 있다. ⓒ스카이데일리

로데오 상권은 크게 5번 출구와 6번 출구로 나뉘는데 각각 5층 규모의 건물이 양쪽으로 6개씩 나란히 자리하고 있다.

인근 부동산에 따르면 1층 10평 기준 권리금은 2억원∼2억5000만원이며, 월세는 400만원, 보증금은 4000∼5000만선이다.

부동산 한 관계자는 “이면도로로 들어가면 권리금은 훨씬 낮아지지만 그 만큼 소비자의 발길이 줄어드는 것을 감안해야 한다”면서 “분당 다른 지역은 떨어지고 있는데 이유는 모르겠지만 이곳만 꾸준히 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처럼 권리금이 비싸도 들어오겠다는 문의는 계속 이어지고 있고 거래를 하면서 권리금은 낮아지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젊은 취향에 맞는 업종 다양

▲ 5번 출구에는 음식점을 비롯해 노래방, DVD방, 당구장 등 유흥, 오락업소들 또한 많다.

로데오 메인거리인 5번 출구의 경우 제시카키친 등 음식점을 비롯해 패스트푸드점, 화장품 점등이 있으며 노래방, DVD방, 당구장 등 유흥, 오락업소들 또한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1층은 랜드로바, 스타벅스, 던킨 도너츠 등 주로 접근성이 용이한 업종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2층이나 3층의 경우 미용실이나 식당, 학원, 클리닉 등이 자리하고 있다. 4층이나 5층은 노래방이나 마사지숍, 모텔 등이 들어서 있다.

빌딩들 사이 골목 안으로 순대국, 매운탕, 콩나물 국밥 등 장년층을 위한 식당들도 눈에 띈다.

또 상가 주인들과 노점상인들이 지난해말 서로 생존권을 위해 공생하기로 합의한 후 보세옷이나 양말, 애견용품 등의 노점상들도 상가와 어울어져 한 상권을 이루고 있다.

6번 출구 역시 업종은 비슷하지만 5번 출구쪽보다는 노점상이 거의 없어 좀더 정돈된 느낌이다.

우선 5번 출구에 비해 가게의 수가 적은 편이다. 1층 역시 아이다스, 프로스펙스, 레스모아 등 신발매장, 패스트푸드점, 통신사, 커피빈이나 탐앤탐스 등이 자리잡고 있다.

2층에는 네일아트, 미용실, 음식점, 3층은 클리닉, 학원, 체형관리실 4층∼5층은 역시 노래방과 맛사지 숍, 모텔이 차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