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ILD IT'(빌드잇)에 접속해 자신의 의사가 반영된 집을 설계하고 시공 버튼을 누르면 공장에서 모듈러주택을 만들어 이용자가 원하는 위치에 배송해 주는 기술플랫폼을 만드는 것이 목표죠.”

 

(주)텐일레븐은 2014년 3월 설립된 회사로 인공지능 기반 자동 건축설계 솔루션 빌드잇을 개발해 아파트 등 주거 공간 위주의 계획 설계를 돕고 있다. 일반적으로 건축 설계사에게 의뢰했을 경우 5일 정도 걸리는 업무를 몇 십분 안으로 단축시켜 준다. 스카이데일리가 건축의 미래를 만들어 나가고 있는 (주)텐일레븐에 이호영 대표(40), 김동철 기술이사(38), 김선후 기획실장(35)을 만나 야심찬 도전이야기를 들어봤다.

 

 

텐일레븐은 10이 꽉 찬 숫자라면 11만큼 성과를 내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때문인지 업계 안팎에선 인공지능 건축 계획설계 분야를 선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독자적인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어서다. 현재 텐일레븐에는 이를 뒷받침하는 건축·도시계획·부동산 관련 인원 6명, IT관련 인력 18명 등 24명이 일하고 있다. 이호영 대표는 자신을 공학박사로 소개했다.

 

“제가 병역특례로 일했던 업체가 항공측량회사였어요. 당시 지형·공간 정보를 다뤘죠. 기상청과 함께 일을 했어요. 지금 보면 이것이 빌드잇이란 솔루션이 탄생하게 된 시작점이었어요. 이후 제가 그 회사에서 나왔음에도 뒤이어 작업할 사람이 없어 제가 대학원 시절 게임을 개발할 목적으로 만든 텐일레븐이란 팀에서 용역을 이어 받아 작업했어요. 3차원 지형·공간 정보위에 대기흐름, 오염물질의 확산과 관련된 연구죠. 다들 공학 인력이니까 문제는 없었어요. 그러다 게임 업계에 도전해 큰 벽을 느끼곤 지형·공간 쪽 연구에 전념하게 됐죠.”

 

각종 컴퓨터 공학관련 학술대회에 건물을 자동으로 배치하는 연구가 나오기 시작하면서 지형·공간 정보 데이터를 다루던 텐일레븐 인원들은 용적률과 일조량을 극대화 할 수 있는 건물 배치 자동 추천 시스템을 구축해 보자 의기투합했다.

 

“빌드잇을 개발하기 위해 지형·공간 위에 건물을 세운다면 무엇이 중요할지 고민했고 용적률이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했어요. 서울에서 신축 아파트 설계 시 1, 2가구만 더 들어갈 수 있다고 해도 10억~20억원이란 자본이 확보되기 때문이죠. 환경적인 측면에서 일조권과 조망권도 중요하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죠. 그래서 빌드잇엔 3가지가 핵심적으로 담겨있어요. 현재는 30분 이내에 대한민국 모든 곳에서 자동 설계된 아파트 등 건물의 모습을 볼 수 있어요.”

 

텐일레븐은 기관별로 좌표 기준이 달랐던 지형·건물 등 공공데이터를 취합해 정확도를 높였다. 현재는 수작업이 아닌 자동으로 데이터를 한 가지 기준에 맞출 수 있는 기술까지 개발했다고 한다. 이 대표는 빌드잇에 대한 전반적인 부분은 건축 전문가인 김선후 미래사업부 기획실장에게 설명을 넘겼다.

 

김 기획실장에 따르면 텐일레븐이 개발한 빌드잇은 해당 부동산 필지와 사용자가 원하는 조건을 입력하면 용적률, 일조량, 세대수를 최대화해 시뮬레이션 결과를 보여준다. 그 결과물은 오토캐드(AutoCAD), 웹 기반 실시간 3D, 편집가능한 툴과 함께 예상 가능한 공사견적 보고서까지 함께 제공된다.

 

“건축 설계 초기, 소모적으로 반복하는 행위들이 있어요. 법규를 찾는다거나 아파트의 경우 동 배치를 여러 번 수정한다거나 하는 것들인데, 그런 일들을 빠르게 도와줄 수 있는 프로그램이 빌드잇이죠. 저희 빌드잇 특징은 용적률 최대로 하면서 일조량 또한 많이 확보할 수 있도록 결과 값을 도출한다는 것이에요. 이런 자동설계 솔루션을 대중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올 6월 런칭할 예정입니다.”

 

“빌드잇은 AI와 디자이너로 구분돼요. 서비스 명칭이죠. 쉽게 설명해서 빌드잇 AI는 계산기 역할입니다. 2와 3이란 조건에 더하기라는 행위로 결과가 빨리 나오죠. 그런 것처럼 제한적인 입력조건 하에서 최고를 뽑아내는 것이 AI의 역할입니다. 다만 건축 설계는 변수가 많죠. 인공지능이 아직 완전히 대체할 수 없는 미적 감각을 보완하기 위해 디자이너란 프로그램을 만들었죠. 이 프로그램 안에서 사람이 의사결정을 하고 쉽게 설계안을 편집할 수 있어요.”

 

김 실장은 건축 프로세스 1단계에서 5단계로 건너뛰는 역할은 AI가, 5에서 10으로 이동하는 것은 디자이너가 담당한다고 힘 줘 말했다. 빌드잇은 인터넷 홈페이지에 접속해 진행한 입력 행위를 클라우드(다른 곳)에서 수행한 뒤 다시 페이지에서 받아보도록 구성돼 있어 개인의 컴퓨터 스펙에 제한을 받지 않는다.

 

“복잡한 건축법 외에 시행령,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지자체 조례 등까지 데이터베이스화 돼 있어요. 허가권자가 구역을 지정하는 사업지는 ‘토지이용계획정보’를 통해 특이사항을 확인할 수 있도록 했죠. 빌드잇에서 필지를 선택하시면 어떤 건물을 지을지 선택할 수 있도록 해요. 아무것도 클릭 하지 않는 경우엔 자동으로 좋은 걸 추천해 주죠. 스카이라인 기능에서 원을 그리면 그 곳에 고층을 배치한다는 의미에요. 직선은 시작점이 고층으로 결과물이 산출되죠.”

 

“설정 완료가 되면 포인트가 차감돼요. 먼저 구매한 포인트가 있어야 하는 거죠. 아직 1포인트의 가격은 정해지지 않았어요. 건축 규모마다 초기 설계에 대한 가치평가가 다르기 때문이죠. 이후 디자이너 프로그램으로 넘어가면 입력한 값을 반영한 3D 이미지를 보여줘요. 이미 전국의 지형과 공간 정보가 데이터베이스에 있으니 아파트 건축 후의 모습이라고 봐도 무방하죠. 그 안에서 세부적으로 배치를 이동할 수도 있구요.”

 

“또한 엑셀로 나온 결과 값을 통해 어느 동, 어느 호가 일조량이 높은지 수치로 알 수 있어요. 호실의 채광창에 50% 이상 해가 들어왔을 때를 체크해 총 몇 시간 해가 드는지 동지기준으로 수치로 나타내 줘요. 시행자가 일조량을 확인하고 동 배치를 일조량이 많은 방향으로 설정해 건축할 수 있도록 돕는 의미가 있죠.”

 

김 실장은 조망점수 역시 정면에서 바라보는 창을 기준으로 하늘과 산 등의 픽셀이 건물보다 많으면 높게 책정된다고 언급했다. 김동철 기술이사는 “서비스되는 프로그램 안에 데이터베이스, 프로그램 연산, 3D 엔진, 게임엔진 등이 구현될 수 있도록 미래기술연구소 개발자들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