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콜마 코스맥스 ODM 2강 구도 굳히나

코로나 사태에도 실적 선방 효율화 디지털 강화에 방점

이재훈 기자(jhlee@skyedaily.com)

기사입력 2021-02-24 18:08:24

▲코로나 사태로 어려움을 겪은 가운데 유독 실적 선방이 돋보인 한국콜마(왼쪽)와 코스맥스. [사진=한국콜마, 코스맥스]

코로나 사태로 국내 화장품 업체 대부분이 어려움을 겪은 가운데 국내 화장품 제조업자개발생산(ODM) 업체인 한국콜마와 코스맥스가 실적 선방에 성공, 눈길을 끌고 있다. 이에 따라 두 업체가 국내 화장품 ODM 2강 구도를 굳힐 가능성이 커졌다.

한국콜마와 코스맥스는 2021년에는 어떤 전략을 내세울까. 현재로서는 한국콜마가 화장품 외 제약 바이오 사업에서 효율화를 꾀하고 있다면 코스맥스는 온라인 경쟁력 강화를 위해 디지털 전환에 방점을 찍을 전망이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콜마는 2020년 매출액 1조3142억원을 기록, 2019년 대비 4.7%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1150억원으로 15.2% 늘었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당기순이익이 1608억원으로 378.1% 급증했다는 것이다. 2020년 4분기는 연결 매출액이 341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 줄었고 영업이익은 453억원으로 99.6% 급증했다. 순이익은 1245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한국콜마는 이 같은 실적에 대해 제약사업 부문 양도로 인한 실적 제외와 매각차익 발생이 영향을 미쳤다면서 HK이노엔 등 자회사 성장도 한몫했다고 평가했다.

화장품 애널리스트는 한국콜마의 2020년 실적 선방 배경으로 국내 화장품 사업이 다소 부진했던 반면 제약·바이오 부문에서 HK이노엔의 4분기 성과가 주효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한국콜마가 사업 효율화에 집중하고 있다면 코스맥스는 디지털 전환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코스맥스는 지난 1월 인공지능(AI)과 융합·산업 전문가인 설원희 전 현대자동차 부사장을 신임 사장으로 영입했다. 설원희 사장은 SK텔레콤 플랫폼 연구원장과 신규사업부문장, 산업통상자원 R&D전략기획단 산업융합MD, 현대자동차 미래혁신기술센터장 등을 역임했다.

코스맥스는 설원희 사장 영입으로 화장품 개발 과정의 디지털 전환 작업을 강화해 글로벌 고객사는 물론 화장품 개발에 관심 있는 인플루언서까지 포함하는 맞춤형 엔드 투 엔드(End-to-End) 플랫폼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사내 디지털사업본부도 신설한 것으로 전해졌다.

코스맥스의 2020년 4분기 실적이 선방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올해 디지털 전환도 긍정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혜진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은 “4분기 실적이 국내 화장품 업황 회복 속도 완화에 따라 별도법인의 실적 회복 폭이 크지 않겠다”면서도 “ODM 사업자 가운데 중국 법인 실적이 가장 양호하고 미국 손소독제 생산으로 매출과 수익성이 빠르게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코스맥스 관계자에 따르면 아직 디지털 전환 사업 과정을 구체적으로 알릴 단계는 아니지만 온라인 브랜드에 대한 마케팅 강화는 2019년부터 전담 조직을 만들어 계속 강화하고 있다. 디지털 전환은 이 단계를 넘어 지난 30여 년 동안 쌓아온 화장품 개발 데이터의 빅데이터화와 인공지능(AI) 적용을 구현하는 결정적 계기가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대한민국 ODM 시장을 좌우하는 한국콜마와 코스맥스의 예상외 2020년 실적 선방과 시장에 대응하는 적극적인 발상 전환이 2강 체제를 유지시켜 줄 것인가 아니면 다른 ODM 업체의 또 다른 틈새 시장 전략이 먹혀들어 두각을 나타낼지 2021년 상반기 국내 ODM 화장품업체의 실적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