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장사들이 다음달 주주총회를 거쳐 지난해 실적 기준 배당금 지급을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이들 기업의 배당 규모가 2019년보다 4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공격적인 주주 환원 정책을 펼친 삼성전자의 배당 증가액을 제외하면 나머지 기업들의 증가폭은 미미한 수준을 보였다.

24일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국내 상장사 중 배당액이 공개된 613개사를 조사한 결과 이들 기업의 지난해 회계연도 기준 배당액은 총 37조343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9년도 기준 배당액 25조4655억원에 비해 46.7%(11조8765억원) 증가한 수치다.

전체 기업의 배당액 규모가 늘어난 것은 지난해 호실적을 낸 삼성전자의 배당 총액이 늘어 난 영향이 컸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기준 배당액은 총 20조3381억원으로 2019년 9조6192억원에 비해 무려 10조7188억원나 증가했다. 증감률은 무려 111.4%에 달한다.

그러나 삼성전자를 제외한 나머지 495개사의 배당금 증가액은 6364억원에 그쳤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업종별로 배당 총액도 크게 갈렸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기준 8003억원을 배당하기로 해 삼성전자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2019년 배당액보다 1163억원이 증가했다.

현대자동차는 지난해 기준 배당액이 7855억원으로 2019년에 비해 2680억원 감소해 3위에 자리했다.

LG화학의 지난해 배당액은 7784억원으로 2019년 1536억원과 비교해 6000억원 이상 증가했다.

반면 SK텔레콤은 2019년보다 150억원 감소한 7151억원을 배당키로 했고 KB금융은 1714억원 줄어든 6897억원을 배당할 예정이다.

금융사들은 지난달 금융 당국이 코로나 위기 대응을 이유로 은행과 은행 지주에 배당 성향을 20% 이내로 줄일 것을 권고하면서 2019년보다 배당을 대거 축소했다.

개인별 배당 규모를 살펴보면 삼성 일가의 배당이 가장 크게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별세한 이건희 전 삼성 회장은 2009년부터 12년 연속 배당 1위를 차지했다. 이 전 회장은 지난해 결산 기준 배당액이 2019년보다 3897억원 늘어난 8645억원에 달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2187억원, 홍라희 전 리움 관장은 1621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최태원 SK 회장은 2019년보다 260억원 증가한 910억원의 배당금을 받아 4위에 올랐다. 뒤이어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 891억원 △정몽구 현대차 명예회장 780억원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 777억원 △구광모 LG 회장 688억원 △정의선 현대차 회장 582억원 △최기원 SK행복나눔재단 이사장 337억원 등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