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공채 17기로 방송가에 발을 디딘 개그맨 정형돈은 우리나라 예능사에 한 획을 그은 MBC ‘무한도전’의 원년 멤버다. 그는 부산전자공업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사회생활을 하다 인덕대학교 방송연예학과에서 학업을 마쳤다.

정형돈은 고등학생 시절 교내 연극부 대표를 맡으며 무대 경험을 조금씩 쌓았으나 졸업 후 삼성전자에 입사하면서 연극과는 거리가 멀어졌다. 그는 생산직으로 일하면서 ‘이 일은 내가 원하는 진정한 꿈이 아니다’는 생각에 2001년 퇴사했다.

이후 서울로 올라와 당시 대학로에 있던 ‘갈갈이 패밀리’ 극단에 들어가 개그맨의 꿈을 키웠다. 이듬해 ‘제17회 KBS 신인 개그맨 선발대회’에 입상하면서 KBS 공채개그맨으로서 ‘개그콘서트’에 전격 출연하며 인지도를 쌓았다.

꾸준한 출연과 특유의 개그 스타일로 인기 개그맨 반열에 오른 정형돈은 2005년 MBC ‘무한도전’의 초창기 멤버로 발탁된 것을 계기로 인생의 전환기를 맞게 된다. 이후 ‘무한도전’이 MBC의 간판 예능 프로그램으로 거듭나자 다른 멤버들처럼 정형돈 역시 다양한 프로그램에서 MC로 활약했다.

그는 10년 넘게 방영한 무한도전에서 특유의 존재감으로 활약을 펼쳤으며 특히 그 누구와도 절묘한 호흡을 자랑했다. 덕분에 그는 KBS ‘우리동네 예체능’, JTBC ‘냉장고를 부탁해’ 등 인기 예능 프로그램의 메인 출연자나 MC로 활약하기도 했다.

또 그는 음악에도 관심이 많아 나중에 ‘무한도전’ 멤버로 합류한 가수 ‘길’과 ‘뚱스’라는 듀오를 결성해 2010년과 2012년에 앨범을 내기도 했으며 데프콘과 함께 ‘형돈이와 대준이’라는 듀오 그룹으로 음악 활동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상파·케이블·종편을 넘나들며 종횡무진 활약하던 정형돈은 2015년 불안장애를 이유로 모든 프로그램에서 하차했다. 그리고 약 10개월 만인 2016년 9월 MBC 에브리원 ‘주간아이돌’ MC로 방송에 복귀했다.

그는 복귀 후 JTBC ‘뭉쳐야 찬다’, 웹예능 ‘돈플릭스’ 등에서 활동하며 공황장애를 극복한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공황장애 및 불안장애가 다시 재발해 모든 방송에서 하차하는 불운을 맞았다. 그는 앞서 지난해 6월 방송된 JTBC ‘위대한 배태랑’에 출연했을 당시에도 “2년 가까이 불안, 발작이 없었는데 엊그제 몇 년 만에 공황 발작이 왔다. 녹화 도중에 갑자기 와서 녹화를 중단해야 했다”고 고백해 안타까움을 자아낸 바 있다. 이후 회복에 전념한 정형돈은 올해 1월 복귀해 KBS2 ‘옥탑방의 문제아들’, 채널A ‘요즘 육아-금쪽같은 내 새끼’ 등에 출연 중이다.

이후 그의 결혼 이야기도 다시금 화제가 됐다. 정형돈은 2009년 한유라 씨와 결혼해 슬하에 쌍둥이 딸을 두고 있다. 한유라 씨는 과거 CF모델, 연기자, 방송작가로 활동한 인물이다. 두 사람은 SBS 예능 프로그램 ‘미스터리 특공대’에서 방송작가와 출연진으로 만나 인연을 맺었다. 이후 정형돈의 적극적인 구애 끝에 둘은 결혼에 골인했다.

한편 정형돈은 이달 19일 방송된 ‘요즘 육아-금쪽같은 내 새끼’에서 아내에 대한 미안함을 표현했다. 그는 “제가 사람 많은 곳을 잘 못 가다 보니까 아내도 나처럼 성향이 변하더라. 남편이 집에 있는 만큼은 밝은 에너지를 줘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서 미안하다”고 털어놨다. 공황장애를 두 번이나 극복한 뒤 시청자들에게 웃음과 즐거움을 전달해주고 있는 정형돈의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