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발표한 4차 재난지원금(소상공인 버팀목 자금 플러스) 지급 기준을 두고 형평성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특히 지난해 매출이 2019년보다 오른 경우에는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점에 소상공인들의 반발이 거센 모습이다.

 

지난달 30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4차 버팀목 플러스는 지원금인가요 보상금인가요’, ‘4차 재난지원금 형평성 이게 맞습니까’, ‘4차 재난지원금 소상공인 버팀목자금 플러스’라는 제목의 청원글이 올라왔다. 해당 청원은 지난달 31일 13시 기준 각각 2060, 1062, 1109명의 동의를 얻었다.

 

영업제한업종에 종사한다고 밝힌 청원인은 “대출금납입날짜, 월세, 공과금 등을 벌기 위해 쉬지 않고 이리저리 뛰어다닌 결과, 매출은 올랐지만 순이익은 줄어들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9년보다 지난해 매출이 올라 4차 재난지원금을 받지 못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영업제한은 정부가 사업자의 영업권리를 강제적으로 제한한 것인데 4차 재난지원금이 ‘보상금’이라면 매출감소여부와 상관없이 모두 지급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며 “이럴줄 알았더라면 가게 문을 닫고 한달을 쉬면서 지원금을 받는 것이 더 현명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다른 청원인 역시 “2019년보다 지난해 매출이 오르긴 했지만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돼 매출이 급감한 것은 사실이다”며 “소상공인들은 힘든 상황 속에서도 정부가 말한 5인이상 집합금지, 영업시간 제한 등의 방역지침을 준수해왔는데 돌아오는 것이 재난지원금 박탈이라면 더 이상 정부를 믿지 못할 것 같다”며 영업제한이라도 빠른 시일 내 해제해달라고 강조했다.

 

앞서 정부는 4차 재난지원금은 대상을 기존보다 105만명 늘려 385만명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최대 지급 금액도 기존 300만원에서 500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집합금지업종, 영업제한업종, 일반 업종으로 구분하던 기존 틀을 유지하되 집합금지 업종은 조치가 연장된 업종과 중간에 완화된 업종으로 분류했다. 일반 업종의 경우 매출이 20% 이상 감소한 경영 위기 업종과 단순 매출 감소 업종으로 구분했다.

 

이에 따라 △집합금지(연장) 업종 500만원 △집합금지(완화) 업종 400만원 △집합제한 업종 300만원 △일반(경영위기)업종 200만원 △일반(단순감소) 업종 100만원이 지급된다.

 

단 영업제한 업종 중 2019년 대비 지난해 매출이 오히려 증가한 사업자에게는 지원금이 지급되지 않는다. 그 결과 영업제한 업종 중 2019년 대비 지난해 매출이 증가한 9만명은 지원금 대상에서 제외됐다. 소상공인들이 재난지원금 지급 기준을 두고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게 된 배경이다.

 

일련의 논란과 관련해 조동근 명지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단순히 2019년보다 지난해 매출이 올랐다고 해서 지원금을 지급하지 않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이와 같이 억울한 일들이 발생하지 않도록 정부는  2019년, 지난해 매출을 기준으로 삼을 것이 아니라 세금으로 매출을 증빙하는 등 보다 정확한 지표를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소상공인들에게 생계와 직결되는 문제인데 정부는 모두가 이해할 수 있는 기준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정부가 영업을 하지 못하게 했고 이로 인해 막대한 손해를 입었기 때문에 국가 차원에서 보상을 해줘야 마땅하다”고 덧붙였다.

[허경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