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기준을 연일 돌파하면서 9일 ‘사회적 거리두기’ 조정안에 거리두기 단계 격상이나 방역 조치 강화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이에 자영업자들은 거리두기 상향 조치에 따른 영업시간 감축을 우려하며 깊은 한숨을 내쉬고 있다.

 

8일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700명으로 집계됐다. 1월 7일 869명의 신규 확진자 발생 이후 91일 만에 최다 기록이다. 700명대 신규 확진자는 1월5일(714명) 이후 93일 만이다.

 

다음 주부터 적용될 ‘사회적 거리두기’ 조정안은 9일 발표된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거리두기 단계 격상 가능성에 대해 “지난주부터 확진자가 증가 양상을 보이고 있는데 이번 주 상황을 지켜보고 거리두기 (단계) 조정을 전반적으로 논의해 안내할 것이다”며 “확진자 수를 300~400명대 수준으로 떨어뜨리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여기서 더 올라간다면 보다 강도 높은 조치가 필요할 것이다”고 말했다.

 

특히 이미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전국 400∼500명 이상) 기준을 넘어서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9일 정부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상향이라는 강수를 둘 가능성도 있다. 1일부터 이날까지 최근 1주일간 신규 확진자는 일별로 557명→543명→543명→473명→478명→668명→700명을 기록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2.5단계로 격상되면 유흥시설 5종, 방문판매 등 홍보관, 노래연습장, 실내 스탠딩공연장, 실내체육시설은 다시 집합금지 조치가 적용된다.

 

카페의 경우 포장·배달만 가능하고 매장 내 취식이 금지된다. 현재 10시까지 운영되던 식당은 다시 운영시간이 1시간 줄어 밤 9시 이후 매장 내 취식이 금지된다.

 

자영업자들은 거리두기가 상향 조정될 경우 영업시간 감축으로 인한 매출 감소를 우려했다. 서울에서 호프집을 운영하는 김수용 씨(54·남)는 “호프집은 보통 2차로 오는 손님들이 많아 9시나 10시가 돼야 몰리기 시작하는데 9시 영업제한이 또 다시 시행되면 사실상 영업금지나 다름없다”며 “정부 재난지원금으로는 한 달 임대료도 못내는 실정인데 장사를 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고 울분을 터뜨렸다.

 

서울 종로구에서 오랫동안 고깃집을 운영해온 이근재 한국외식업중앙회 종로구지회장은 “경기도 안 좋은데 거리두기를 상향 조정하면 소비는 더욱 위축되고 자영업자들은 먹고 살길이 막막해질 것이다”며 “외식업계는 보통 여름에 장사가 잘 안되기 때문에 3~5월 이 때 돈을 많이 벌어둬야 한다. 식당도 문제지만 밤장사가 위주인 고깃집, 호프집 등은 더욱 걱정이다”고 말했다.

 

이어 “지방에서도 확진자가 많이 나오는데 정부가 수도권만 강도 높은 규제를 하다 보니 이러한 사태가 났다”며 “보다 면밀히 분석해서 코로나 사태에 대한 문제인식을 가지고 합리적인 방안을 강구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조동근 명지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백신접종을 서둘러서 집단 면역 체제를 만드는 것이 급선무인데 지금 보급도 잘 안되면서 애꿎은 자영업자들의 피해만 늘고 있다”며 “정부는 방역대책을 제대로 세워 경기회복이 빨라질 수 있도록 해야 하며 자영업자들에게 생계와 직결되는 문제인 만큼 모두가 이해할 수 있는 기준안을 마련해야한다”고 지적했다.

[허경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