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전자상거래 플랫폼 점유율을 놓고 대기업 사이에 불이 붙었다. 지난해 몰아친 코로나 사태로 오프라인 위주였던 패션산업이 온라인으로 급전환하면서 패션 전자상거래 플랫폼이 매혹적인 매물로 형성되면서다. 여기에는 지난해 부동의 1위 패션 플랫폼 무신사의 두각이 한몫했다. 패션 플랫폼의 투자 유치나 인수 합병이 시장을 흔드는 핵심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전자상거래 패션 플랫폼 시장을 뒤흔들고 있는 대기업은 포털 사이트의 양대 강자 네이버와 카카오, 전자상거래 유통 강자 SSG닷컴. 지난해 무신사의 독보적인 성장을 지켜본 이들 3사는 올해는 무신사를 제치고 시장을 장악하겠다는 가멸찬 각오를 다지고 있다. 

 

먼저 전면에 부각된 곳은 브랜디. 브랜디가 산업은행에서 1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고 발표하면서부터다. 2014년에 설립된 브랜디는 여성 패션 플랫폼 ‘브랜디’, 남성 패션 플랫폼 ‘하이버’, 패션 쇼핑몰 지원 서비스 ‘헬피’를 운영한다. 브랜디는 이번 투자로 누적 투자액 550억원을 달성했다. 브랜디는 지난해 9월 네이버로부터 100억원을 투자받았다. 전자상거래 1위 기업 네이버가 먼저 시장을 흔든 것이다.

 

최근에는 카카오가 달려들며 시장을 흔들고 있다. 전자상거래 플랫폼 점유을 2위를 유지하고 있던 지그재그를 운영하는 크로키닷컴을 아예 인수, 온라인 패션 플랫폼 강자로 급부상하고 있다. 크로키닷컴은 카카오커머스에서 인적분할된 스타일사업부문과 합병, 카카오 본사의 자회사로 편입될 예정이다. 크로키닷컴은 2015년 출시한 지그재그를 운영하는 신생기업이다.

지그재그는 4000곳 이상의 온라인 쇼핑몰과 패션 브랜드를 모아 제공하는 모바일 서비스로 20~30대 여성 사이에서 인기를 끌며 지난해 7500억원 거래액을 달성하는 등 최근 뜨고 있는 전자상거래 패션 플랫폼이다.

 

패션 플랫폼이 주목받는 이유는 패션사업의 독자성 때문이다. 패션산업은 유행 주기, 유통 구조 등 자신만의 특수한 영역이 있어 종합 플랫폼이 함부로 뛰어들 수 없다. 이에 따라 대기업은 패션 플랫폼을 인수하거나 투자하는 방법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카카오가 온라인 패션 플랫폼 2위 기업인 지그재그를 인수하면서 시장 점유율 1위인 무신사와 맞대결이 불가피해졌다. 국내 1위 전자상거래 기업으로 우뚝 선 네이버도 카카오의 질주를 보고만 있지는 않을 것이다. 

 

이 와중에 지난해 독보적인 1위를 차지했던 무신사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진다. 최대 규모의 패션 플랫폼 무신사가 올해도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킬 지 아니면 지그재그를 잡은 카카오가 시장에 돌풍을 일으킬지 귀추가 주목된다.

분명한 것은 국내 전자상거래 패션 플랫폼 시장에 한바탕 회오리바람이 심하게 몰아칠 분위기라는 점이다. 

 

[이재훈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