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1년 금성전공을 모태로 설립된 GS리테일은 GS수퍼마켓의 전신인 럭키수퍼체인을 시작으로 대한민국 유통산업 근대화에 핵심적인 역할을 해왔다. 또 국내 최초의 토종 편의점 브랜드인 GS25 외에도 이커머스(전자상거래), 헬스앤뷰티(H&B), 부동산개발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하며 GS그룹의 유통 계열사로 성장해왔다.

특히 GS25는 GS리테일의 편의점 사업부문 브랜드로 GS리테일 실적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주력사업이다. GS리테일이 운영하고 있는 편의점 ‘GS25’는 2019년 말 경쟁브랜드 ‘CU’의 점포 수를 제치고 편의점 업계에서 1위를 탈환하기도 했다.

이 사업을 주도해나가고 있는 인물은 고(故) 허만정 GS그룹 창업주의 손자이자 고 허신구 GS리테일 명예회장의 아들인 허연수 GS리테일 대표이사 부회장이다. 허연수 부회장은 고려대학교 전기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시라큐스대학교 대학원에서 전자계산학과 석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1987년 럭키금성상사(현 LG상사) 전기전자컴퓨터과에 입사하며 본격적으로 기업 경영에 참여했다.

LG상사에서 재경팀 부장, 싱가포르지사 지사장 등을 역임한 후 2003년 부친이 경영을 맡고 있던 GS리테일의 신규점 기획부문장을 맡았다. 이후 허연수 부회장은 GS리테일에서 편의점사업부 MD부문장, 편의점사업부 영업부문장을 거쳐 전무, 부사장, 사장 등을 두루 맡으며 유통사업 감각을 익혔다. 그는 2015년 말 삼촌 허승조 부회장이 GS리테일 대표직에서 내려온 뒤 대표 자리에 앉았다. 이후 GS그룹 2020년도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GS리테일 부회장직에 오르며 명실공히 GS그룹 유통사업 수장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GS리테일 사업 중 편의점 사업과 달리 H&B 사업인 드럭스토어 ‘랄라블라(lalavla)’가 여전히 고전을 면치 못하면서 허연수 부회장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허 부회장은 일찌감치 편의점 시장의 경쟁 과열을 예측하고 미래먹거리이자 실적 돌파구로 H&B 시장을 택했다. 앞서 2005년 홍콩AS왓슨과 합작으로 왓슨스코리아를 설립하고 2017년 GS리테일로 흡수합병하는 등 공격적인 경영으로 ‘왓슨스’ 매장을 늘려갔다.

2018년 3월 GS리테일은 브랜드명을 ‘랄라블라’로 변경하며 H&B 시장 확대 의지를 드러냈다. 하지만 경쟁브랜드 ‘올리브영’이 H&B 시장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어 이를 극복하기 위해 GS리테일은 올해 기존 오프라인 매장의 효율화를 통해 매출 끌어올리기에 집중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를 위해 상품군을 다양하게 확대하고 지난달 시작한 배달 서비스도 강화할 예정이다.

한편 올해로 창립 50주년을 맞은 GS리테일은 7월 GS홈쇼핑과 합병을 앞두고 있다. 이를 통해 허연수 부회장은 온·오프라인을 연계하는 ‘라이프 스타일 플랫폼’으로 자리 잡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앞서 두 회사 브랜드가 모두 참여한 통합 앱(마켓포)을 시범 운영하고 있다. GS리테일의 강점인 식품과 세탁·청소 등 편의점 특유의 생활 밀착 서비스가 핵심이며 오픈마켓 대신 수산물, 반려동물 등 2011년부터 GS홈쇼핑이 투자한 각 분야의 전문몰 입점이 특징이다.

또 GS리테일은 19일 무신사와 △결제 시스템의 독점 연동 △무신사 자체 브랜드 패션 상품 판매 △상호 간의 보유 플랫폼을 활용한 마케팅 협업 등을 주요 골자로 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따라서 상반기 중에 GS25에서 현금 결제로 무신사 스토어의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결제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하반기부터는 무신사 자체 브랜드인 ‘무신사 스탠다드’ 상품도 판매된다. GS리테일은 적합한 상권의 GS25와 랄라블라 매장을 선정해 무신사 전용 매대를 구성하고 티셔츠, 드로즈, 마스크, 립밤 등 기본 패션 아이템을 우선 선뵌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