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방 미성년자 출입시간을 오전 9시~오후 10시까지로 제한하는 게임산업진흥 법률과 관련해 업주들이 일방적인 처벌로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업주들이 미성년자를 내보내려 했음에도 성인 단골회원 계정을 이용하는 미성년자 등 미처 발견하기 어려운 경우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26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22시 이후 PC방에 미성년자가 출입해서 업주가 처벌받는 게 아니라 미성년자가 처벌받도록 해주십시오’라는 제목의 청원글이 올라왔다. 해당 청원은 27일 12시 기준 236명의 동의를 얻었다.

 

서울에서 PC방 매니저로 일하고 있다고 밝힌 청원인은 “최근 매장에 미성년자가 오후 10시 15분에 방문해 성인 단골회원 계정으로 로그인해 이용하는 일이 벌어졌다”며 “게임산업진흥 법률에 따라 오후 9시 50분부터 미성년자들을 다 내보고 신분증을 검사한 후 방역 소독 작업을 진행했고 매장이 넓어 구석자리에 앉은 해당 미성년자를 미처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오후 10시 30분에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해당 미성년자를 데리고 갔고 우리는 졸지에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조사를 받고 진술서를 작성했다”며 “오후 10시 이후 미성년자의 출입시간 제한은 법이기 때문에 당연히 지켜야 하지만 업주들은 억울하다”고 덧붙였다.

 

청원인은 남에게 피해도 안주고 착실하게 장사를 했을 뿐인데 왜 피의자가 돼 죄책감을 가지고 살아야 하는지, 자영업자들의 입장에서도 한번 생각해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게임산업진흥 법률에 따르면 인터넷·컴퓨터·게임시설 제공업자의 미성년자(만 19세 미만) 출입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10시까지로 제한된다. 게임물 관련 사업자는 영업시간과 청소년의 출입시간을 준수해야한다. 이를 위반 시 업주는 영업정지나 과징금 등 행정처분 외에 형사처벌(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이하 벌금)을 받을 수도 있다.

 

전문가들은 여러 상황이 고려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업주만 처벌을 받는 것은 옳지 못하다며 업주에 대한 처벌 수준을 낮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동근 명지대학과 경제학과 교수는 “미성년자들을 보호하고 탈선을 막자는 취지는 좋지만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업주를 처벌하는 것은 잘못됐다”며 “일종의 상업적인 관계인데 이를 두고 경찰조사를 하고 진술서를 받는 등의 행위는 과잉 조치로 훈방정도가 맞다”고 지적했다.

 

[허경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