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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개혁 없이 일자리 선진국 도약 불가능하다

‘오래 일하고 적게 버는’ 악순환 타개 과제

스카이데일리(skyedaily@skyedaily.com)

기사입력 2021-05-03 00:02:01

 
노사 협력을 통해 경제 활로를 여는 노동부문 개혁이 시급하다. 그러나 노동개혁에 대해 강성 노동단체들의 태도는 엇박자다. 생산성은 저조한데 급여와 수당 인상 등을 요구하며 파업을 무기로 투쟁 일변도이다. 나라 경제와 공동체 존속을 위해 노조의 대승적 협력이 요청된다. 우리나라가 덴마크·노르웨이·독일·네덜란드 등 적게 일하고 많이 버는 국가들과 비교해 노동생산성과 노동유연성이 부족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경제연구원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와 통계청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연간 근로시간이 가장 짧은 덴마크·노르웨이·독일·네덜란드의 연평균 근로시간은 1396시간, 1인당 평균 국민총소득은 6만187달러로 각각 파악됐다. 한국은 이들 국가보다 1.4배 더 일하면서 소득은 절반(3만2115달러)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국가의 5대 특징으로 높은 고용률, 높은 노동생산성, 높은 노동유연성, 시간제 근로(파트타임) 활성화, 높은 수준의 인적 자원을 꼽았다. 비교 대상인 4개국의 평균 고용률은 76.4%로 한국(66.8%)에 비해 9.6%p 높다. 주목되는 내용은 시간당 노동생산성이다. 노르웨이가 84.3달러로 한국(40.5달러)보다 2배 이상 높았다. 2019년 기준 우리나라의 노동생산성 수준은 OECD 36개 회원국 중에서 30위로 하위권이다.
 
노동시장 경쟁력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세계경제포럼(WEF)의 노동시장 유연성 평가에서도 한국은 54.1점으로 OECD 35위에 머물고 있다. 4개국 평균은 68.9점이다. 이들 나라가 적게 일하고 많이 벌 수 있게 된 결정적 요인이 노동시장 개혁을 통한 노동 유연성 확보임이 입증된 셈이다.
 
국제규범에 걸맞은 노동관계를 구현해야겠다. 전제는 생산성 제고다. 현대차의 경우 자동차 한 대 생산에 걸리는 시간이 국내 공장에선 27시간이지만 미국과 체코 공장에선 거의 절반인 14∼16시간밖에 되지 않는다. 고비용 저효율과 ‘생떼 파업’이 고착화한 현실에서 어느 기업도 투자를 하려 하지 않는다.
 
정부와 기업주, 노동 단체는 유럽 선진국들이 노사상생을 통해 생산성을 높이고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네덜란드는 바세나르협약(1982년)을 통해 노동계가 자발적으로 임금 인상을 자제하고, 근로시간 단축과 30시간미만 시간제 고용을 활성화시켰다. 시간제 근로가 활성화되면서 여성 고용률은 1985년 35.5%에서 2000년 62.7%로 크게 증가했다. 더불어 공공부문 고용 축소, 공무원 급여 동결, 세금 인하 등 사회보장제도 개혁도 이뤄냈다.
 
독일 또한 1990년 통일 이후 실업률이 상승하고 사회복지 부담이 증가하면서 노동개혁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에 따라 하르츠개혁(2003년)을 통해 ‘미니 잡’ ‘미디 잡’ 등 탄력적 일자리 창출을 꾀했다. 근로자 파견법상 규제도 폐지(파견 상한기간 폐지, 반복 재취업 금지 등 조항 삭제)하고, 해고금지 규정을 완화(5인 이상→10인 이상)해 노동시장 유연성을 높였다. 그 결과 2005년 11.3%에 이르던 실업률을 2015년 4.7%로 낮췄다. 청년 실업률도 15.2%에서 7.2%로 떨어졌다.
 
적게 일하고 많이 버는 나라들은 시간제 근로 활성화와 노동규제 완화 등을 통해 고용률 향상 및 높은 생산성을 토대로 소득 수준도 높은 게 특징인 점을 바로 보아야한다. 우리나라도 직접 일자리 창출보다는 직업교육 등을 통해 인적 역량을 높이고, 노사 합의로 노동유연성을 제고한다면 일자리 선진국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노동개혁을 통한 상생의 노사관계 선진화를 이루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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