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 자국에 구금한 스파이 4명을 석방하는 대신 미국이 이란에 가한 제재로 인해 동결된 자금 70억달러(약 7조7000억원)를 수령키로 했다고 밝혔다. 미 국무부는 즉각 사실이 아니라며 반박했다.

 

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란은 국영 방송을 통해 2일 4명의 미국인 스파이와 4명의 이란 스파이를 교환하고 동결된 자금 70억달러를 수령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미 국무부 측은 그런 합의는 이뤄진 바가 없다며 반박했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 대변인은 “포로 교환 합의가 이뤄졌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고 밝혔다.

 

론 클레인 백악관 비서실장도 “해당 보도는 거짓이다”며 “4명의 미국인 포로를 석방하겠다는 합의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또 미국 당국은 정기적으로 이란 측에 구금된 미국인 포로에 대해 문제를 제기해 온 바 있다고 덧붙였다.

 

마지드 타흐트 라반치 유엔 주재 이란 대사는 해당 보도는 확인되지 않은 보도일 수 있다면서도 이란 당국이 항상 미국 측에 포로 교환을 요구해 왔다고 설명했다.

 

이란 국영 방송은 아울러 익명의 관리를 인용해 영국 정부가 이란 측에 군사 장비 관련으로 진 빚을 갚으면 이란에 구금 중인 영국-이란 이중국적 활동가 나자닌 자가리-랫클리프를 석방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로이터통신은 이와 같이 전하며 영국 외교부 측이 관련 보도를 무시했다고 전했다.

 

이란은 한국에서 받아야 할 자금 70억달러를 미국의 자산 동결 제재 조치로 인해 수령하지 못한 상태다.

 

이란은 2010년 이란 중앙은행 명의로 IBK기업은행과 우리은행에 원화 계좌를 개설한 후 해당 계좌를 통해 원유 수출 대금을 받아왔다.

 

그러나 미국 당국이 2018년 이란 중앙은행을 제재 명단에 올리면서 해당 계좌에 대한 거래가 중단됐으며 이란 정부는 자금 동결을 해제하라고 요구해왔다.

 

한편 이란은 이란핵합의(JCPOA)를 복원하기 위한 서방과의 협상을 진행 중이다. JCPOA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 당시 미국 주도로 2015년 미국,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 등 유엔 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과 독일이 이란과 체결한 협정이다.

 

다만 미국은 2017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집권하면서 2018년 이를 탈퇴하고 독립적으로 이란에 대규모 제재를 가했다.

 

[박정은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