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브랜드 신제품이 나오거나 가격이 오르기 전에 나타나는 백화점 진풍경이 있다. 백화점 문이 열리기 전에 좋은 자리를 차지하려고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그들만의 바쁜 모습 명품 브랜드의 ‘오픈런’이다.

오픈런을 일으키는 대명사는 100년이 넘는 전통을 자랑하는 에루샤(에르메스, 루이비통, 샤넬의 준말)다. 하지만 직장인이 가장 선호하는 명품 브랜드는 따로 있었다.

 

한국갤럽이 전국의 25~54세 직장인 1,204명에게 가장 선호하는 명품 브랜드가 무엇인가라는 물음에 가장 많은 선택을 받은 브랜드는 예상외로 구찌였다.

샤넬과 루이비통이 톱3에 올랐고 프라다와 에르메스가 같은 비율의 응답률로 뒤를 이었다. 구찌 핸드백도 둘째 하라면 서러워 할 명품 브랜드 제품이다.

  

버버리, 입생로랑, 디올, 나이키, 아르마니가 직장인이 좋아하는 명품 브랜드 10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선호도는 성별에 따라 확연히 달랐다. 남성은 구찌, 여성은 샤넬을 첫째로 지목했다.

  

활기를 띠는 명품 시장에서 돋보이는 특징 중 하나는 2030 세대의 지지가 부쩍 높아졌다는 점이다. 지난해 주요 백화점의 명품 매출에서 2030 비중이 절반을 웃돌며 젊은 세대가 시장 큰손으로 떠올랐다. 명품 소비도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주도하고 있음을 반영하는 대목이다.

MZ세대가 명품을 구매하는 이유는 ‘제품이 마음에 들어서’가 가장 많았으며 ‘오래 착용할 수 있어서’‘브랜드가 마음에 들어서’가 뒤를 이었다.

  

우리 국민의 명품 선호는 보복 소비로도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3월 주요 유통업체 가운데 해외 유명 브랜드(명품)의 매출이 전년 대비 89%나 늘어났다.

특히 3대 명품으로 불리는 에루샤 브랜드의 국내 매출은 2조4000억원 규모로 상상을 뛰어넘었다. 명품 브랜드는 최소한 코로나19 영향을 받지 않고 않음을 시사하고 있다.

세계적인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는 대한민국의 명품 시장 규모가 세계 7위라는 보고서를 내놓기도 했다. 유별나게 뜨거운 대한민국의 명품 사랑은 언제까지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재훈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