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명문 같은 공립…교사 90% 석·박사 진용

사립명문 같은 공립…교원 90% 석박사
[명문고 탐방<17>]-서울국제고등학교…해외 명문대 등용문 서울 첫 국제 특목고

진용준 기자(jyj@skyedaily.com)

기사입력 2013-11-20 02:47:20

국제고등학교는 국제관계 분야의 전문 인재 양성을 목표로 설립된 특수목적고다. 외국어 특기자를 길러내는 외국어고등학교와 목적 자체가 다르다. 국제고는 경기도에 3개교, 서울·인천·부산·세종 등에 각각 1개교씩 전국에 총 7개교가 설립돼 있다. 서울의 ‘서울국제고등학교’는 2008년 개교해 미래의 인재들을 양성하고 있다. 교사진은 모두 공모를 통해 선발됐고 약 90%가 석·박사급의 고학력을 갖춘 교원들이다. 국제고는 또 각 교과마다 외국어 원어민 보조교사를 별도로 채용해 학생들의 외국어 학습을 돕고 있다. 국제고의 교육과정은 일반고와 차별화됐다. 국제정치, 국제경제, 영어권문화 등 국제계열 전문교과를 집중적으로 가르치는 것이 이 학교만의 특장점이다. 국어·국사·제2외국어(스페인어·중국어)를 제외한 모든 수업은 영어로 진행하고 있다. 이른바 ‘English Immersion Program’(영어 몰입 프로그램)은 학생들을 영어환경에 최대한 노출시켜 자연스럽게 영어를 습득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학생들은 거의 영어로 생활해야 한다. 여기에 국제고는 해외 진학을 목표로 하는 ‘국제계열Ⅱ’ 교육과정을 별도로 편성·운영하면서 ‘해외대학진학위원회’까지 꾸렸다. 언어뿐만 아니라 생각이나 문화까지 글로벌 마인드를 갖게 된 학생들은 학교의 조직적인 진학지도를 통해 해외의 유수 명문대학으로 다수 진학하고 있다. 물론 국내 명문대학 진학률도 높다. 하지만 서울국제고는 입시만 강조하지 않는다고 한다. 학생들이 다양한 능력과 품성을 고양할 수 있도록 지·덕·체를 겸비한 글로벌 리더십 함양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는 것이 서울국제고 윤인섭 교장의 설명이다. 학교는 이를 위해 다양한 문화·예술교육을 시키고 태권도 승단시험을 의무로 하고 있다. 윤 교장은 “우리는 행복교육을 완벽하게 추구하는 학교다. 외고와 다른 점은 입시교육 위주가 아니라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스카이데일리가 서울의 유일한 국제고 ‘서울국제고등학교’를 찾아 미래 지도자를 양성하는 특별한 교육시스템, 커리큘럼 및 교원 구성, 국내외 명문대 진학현황, 학교장 교육이념과 전인교육, 외국어 몰입교육 등에 대해 ‘명문고 탐방’ 시리즈 17번째로 취재했다.

▲ ‘서울국제고등학교’는 수도 서울의 유일한 국제고다. ‘가슴은 한국에, 눈은 세계로’라는 슬로건 하에 글로벌 인재를 육성중이다.

▲ 사진은 서울국제고등학교 전경(위·국제고홈페이지)과 정문 모습. ⓒ스카이데일리

교원 59명 중 90% 석·박사 이상 고학력자

국내 고등학교는 일반고, 특성화고, 특수목적고, 자율고 등 4가지로 분류된다.

그중 특수목적고는 과학고, 외국어고, 국제고, 마이스터고로 나뉜다.

국제고등학교는 국제관계에서 전문성을 갖춘 인재양성을 목표로 설립된 학교다. 외국어 특기자를 길러내는 외국어고와 구별된다.

▲ 자료:서울국제고 학교교육계획(2013년 5월 기준) ⓒ스카이데일리 <도표=최은숙>

전국에는 총 7곳의 국제고등학교가 운영 중이다. 경기도의 한 곳을 제외하고 6곳은 공립학교다. 하지만 이들 국제고는 명문사립고 못지 않은 교육시스템을 갖춰 학부모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부산국제고가 1998년 국내 최초로 개교한 이래 2006년 경기도 가평의 청심국제고등학교(사립), 2008년 서울국제고와 인천국제고 등이 잇따라 문을 열었다. 올해 3월에는 세종시에 세종국제고등학교가 들어섰다.

서울국제고등학교는 서울시에서 최초이자 유일하게 개교한 공립 국제고등학교다. ‘가슴은 한국에, 눈은 세계로(Our Hearts in Korea, Our Eyes to the World)’라는 슬로건 하에 국제분야 관련 인재를 양성하고 있다.

학교는 서울시 종로구에 있다. 번잡한 도심을 벗어나 종로구 성균관로 13길에서 약 200ｍ를 올라가면 고즈넉한 분위기의 서울국제고가 모습을 드러낸다.

학교는 두 개 건물로 이뤄졌다. 학생들이 수업하는 본 건물은 약 6000여평 부지 위에 지하 1층, 지상 5층으로 세워졌다.

이곳에는 교과 전담교실, 정보도서관, 어학실습실 등이 들어서 있다. 또 국제 관련 교과 특별실, 개인악기연습실, 동아리실 등 다양한 시설들도 함께 있다.

다른 건물은 학생들이 생활하는 기숙사다. 서울국제고의 학생들은 전원 기숙생활을 하고 있다.

▲ 서울국제고는 종로구에 있다. 번잡한 대학로를 벗어나 조금 걸으면 고요한 분위기의 학교가 눈에 들어온다. 학교는 본관과 기숙사 등 두 개 동 건물로 이뤄졌다. 전교생은 450명으로 단출하며 전원 기숙사생활을 하고 있다. 사진은 학교 본관 내부 모습. ⓒ스카이데일리

학생수는 총 450명이다. 1학년 154명, 2학년 152명, 3학년 144명으로 구성됐다. 학급수는 각 학년마다 6학급 총 18학급이며 학급당 학생수는 23명에서 31명이다.

남녀 성비율은 여학생이 70%로 남자보다 여자가 더 많다. 전체 정원의 20%는 사회적 배려 대상자를 선발하고 있다.

교원은 총 59명이며 이 가운데 약 90%는 석·박사 이상 고학력자들이다. 외국어 원어민교사는 역사·사회·수학·영어·중국어 등에 10명이 근무중이다.

‘English Immersion Program’(영어 몰입 프로그램) 운영

서울국제고의 교육목표는 지·덕·체를 겸비한 국제 전문 인재 육성이다. 이를 위해 가장 한국적이며 국제적인 특성화된 교육을 지향하고 있다.

특히 영어 및 기타 교과 교사들이 교과학습활동 및 일상생활에서 영어를 사용하는 ‘English Immersion Program’(영어 몰입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 서울국제고의 교사들 중 90% 이상이 석·박사 출신의 고학력자들이다. 역사·사회·수학·영어·중국어 등에는 외국어 원어민 교사들이 보조로 배치돼 있다. 사진은 한국인 교사, 외국어 원어민 교사와 함께 수업중인 학생들의 모습. <사진=서울국제고>

이 프로그램은 국어와 국사를 제외한 다른 과목에 전부 적용하고 있다.

이는 학생들을 영어환경에 최대한 노출시켜 자연스럽게 영어를 습득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제2 외국어로는 스페인어와 중국어를 가르치고 있다.

서울국제고는 학생들이 우리 문화를 외국에 소개하고 외국의 문화를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해외교육문화체험학습’도 운영하고 있다.

세계 유수의 고등학교와 자매결연을 맺고 상호방문을 하며 학습 및 문화교류를 활성화하고 있다.

또한 자매학교 학생들과 e-mail 및 화상통화 등을 통해 외국어 의사소통 능력을 향상시키고 외국문화에 대한 이해를 돕고 있다.

▲ 자료:서울국제고 학교교육계획 ⓒ스카이데일리

학교 홍보를 담당하는 이병설 생물 교사는 “교육문화체험은 1학년 때 미국으로, 2학년 때 싱가폴로 간다. 국제고 학생들은 자매학교 학생들과 함께 수업하고 토론할 뿐만 아니라 우리 문화를 알리고 외국 문화를 습득해 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제고는 학생들이 지닌 문화·예술적 잠재력을 계발해 자아실현이 가능하도록 돕고 있다.

이를 위해 전통예술, 조형예술, 서양음악 등 다양한 분야의 강좌를 개설했다. 학생들은 가야금, 바이올린, 비올라 등 관심 있는 악기 한 가지씩을 다루고 있다.

또한 전교생이 태권도 공인 1단 이상의 자격 취득을 목표로 태권도를 배우고 있다.

▲ 자료:서울국제고 학교교육계획 ⓒ스카이데일리

1학년 학생들은 매일 기상과 함께 태권도를 연마하고 있다. 연말 승단 심사에서 탈락하는 경우 다음 학년에서 재심사를 받도록 하고 있을 정도로 엄격하다.

아울러 사교육비 경감을 위해 ‘방과 후 학교’가 운영 중이다. 해외 및 국내 대학 진학에 필요한 교과목들로 구성해 1회 70~100분으로 강의한다.

강좌는 시사영어, SCIENCE CLUB, 독일어, 라틴어, 러시아어 등이다. 시사영어 강좌에서는 영어토론과 함께 타임지를 읽으며 독해력과 시사상식을 늘릴 수 있도록 지도하고 있다.

SCIENCE CLUB은 과학에 특별히 흥미를 가진 학생들을 대상으로 과학이론과 실험 활동을 강의하고 있다.

전인교육 기반 국내외 명문대학교 다수 입학

서울국제고 윤인섭 교장은 학교의 목표가 입시교육보다는 학생들의 인성교육에 있음을 강조했다.

▲ 행복교육을 내세운 서울국제고의 윤인섭 교장(사진)은 입시위주보다는 학생들의 인성교육에 중점을 뒀다. 행복교육은 단시간에 결과를 보였다. 서울국제고는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많은 학생들이 세계 유수 대학에 진학하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윤 교장은 “우리는 행복교육을 완벽하게 추구하는 학교다. 이것이 서울국제고의 설립목표다. 외고와 다른 점은 입시교육 위주가 아니라는 점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미래의 지도자는 실력만 갖춰서는 안된다. 이웃을 배려하고 나누고 소통할 수 있으며 자기 희생의 덕목을 가져야 한다. 모든 교육과정에 인성교육이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 자료:서울국제고 학교교육계획 ⓒ스카이데일리

또 윤 교장은 “역사는 짧아도 학생들은 유수의 대학에 진학하고 있다. 하지만 이 모든 것들은 입시 위주가 아니라 전인교육에서 나온 결과다”고 인성교육을 거듭 강조했다.

해외대학진학위원회 만들어 해외진학률 높여

서울국제고는 해외 진학을 목표로 하는 국제계열Ⅱ 교육과정을 별도로 편성해 운영중이다.

교장, 교감, 교무학사부장, 학년부장 등으로 구성된 해외대학진학위원회를 설치해 해외대학 입학 관련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있다.

해외대학 입학사정관 및 해당 분양 전문가들과 접촉해 해외진학 지도 역량을 고양시키고 있다.

▲ 서울국제고 학생들은 태권도 공인 1단 이상의 자격을 얻기 위해 태권도를 배우고 있다. 특히 1학년 학생들은 아침마다 태권도 연마에 여념이 없다. 사진은 지난해 12월 말 강당에서 열린 ‘제5회 누리제’에서 학생들이 태권도 시범을 선보이고 있는 모습. <사진=서울국제고>

또 해외대학 진학자들을 위해 AP(Advanced Placement Test) 및 SAT(Scholastic Aptitude Test)를 준비하는 ‘방과후 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이 같은 노력의 결과로 2010~2012학년까지 평균 20명의 졸업생들이 해외 유명 대학으로 진학했다.

미국 아이비리그인 브라운, 펜실베니아 대학 등은 물론 영국, 캐나다, 스위스 등 세계 각국의 대학으로 진학했다.

해외뿐만 아니라 국내 주요대학에도 합격했다. 2012학년도 국내대학 합격현황을 살펴보면 서울대 10명, 연세대 18명, 고려대 20명, 성균관대 24명, 이화여대 17명 등이다.

이병설 교사는 “졸업생들은 대부분 서울권 대학에 진학할 수 있는 성적을 보였다”고 말했다.

겨울방학이면 전교생이 영어선생님 변신

영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한 국제고 학생들은 종로구 관내 중학생들의 영어 멘토로 활동 중이다.

▲ 국제고 학생들은 겨울방학이 되면 종로구 관내 중학생들에게 영어 멘토가 돼 준다. ‘SGHS English Camp’에서 합숙하며 자신보다 어린 학생들을 위해 봉사하고 있다. 사진은 교장실 벽에 부착된 학생들의 프로필 사진. ⓒ스카이데일리

‘SGHS(Seoul Global High School) English Camp’는 겨울방학을 이용해 합숙형으로 진행된다. 재학생들은 종로구 관내의 중학생들과 1대 1로 만나 캠프기간 동안 영어로 의사소통하며 학생들을 가르친다.

이 교사는 “신입생들의 영어실력은 짧은 시간 동안 놀랍도록 성장한다. 입학 후 6개월이 지나면 대부분 영어에 적응한다”고 강조했다.

존중과 배려의식을 함양하는 기숙사 생활

국제고는 전교생이 기숙생활을 하고 있다.

기숙생활은 자율성과 책임감을 키우고 남을 배려하는 공동체 의식을 함양시키기 위해 시행 중이다.

기숙사의 자율적인 운영을 위해 자치회가 구성돼 있다. 자치회 임원은 학생회 임원 가운데 기숙사 생활의 자율적 운영에 필요한 임원이 겸하고 있다.

기숙사는 학기 중에만 운영되며 벌점제를 도입해 모범생활을 유도하고 있다.

윤인섭 교장은 “학생들은 가장 큰 벌로 기숙사 퇴사를 꼽는다. 그만큼 학생들이 기숙생활 만족도가 크다고 볼 수 있다. 타인에 대한 존중, 배려 등 인성교육에 기숙생활의 역할이 크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