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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픔 딛고 미래 꿈 찾아주는 ‘코칭’ 심리상담 그룹이죠”

“힘들어하던 탈북민이 고맙다고 말할 때 자긍심 느껴”

한대의기자(duhan@skyedaily.com)

기사입력 2021-06-04 00:05:15

 
▲ 사진 왼쪽부터 김혜성 ‘아름다운 울타리’ 대표와 윤여원 상담사, 이지은 상담사. 이들은 심리봉사단체 ‘아름다운 울타리’에서 심리상담사로 함께 일하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우리(탈북민)가 대한민국 발전에 벽돌 한 장 쌓은 게 없는 사람들이잖아요. 다들 많은 아픔이 있지만 타인의 아픔을 이해하고, 들어주고, 감쌀 때 그들이 행복하게 변화하는 모습을 보며 상담사의 보람을 느끼곤 하죠. 늦었지만 최선을 다해 사회에 환원을 하려하는 저희 모습에 많은 분들이 응원을 해주고, 우리는 그 응원에 또 기뻐하며 그렇게 아프고 힘들어하는 사람들을 만나 그들을 위로하며 열심히 살아가고 있어요.”
 
아름다운 울타리는 국내에 정착한 탈북민들의 심리적·정서적·사회적 어려움과 아픔을 치유하고 그들의 정착을 돕는 심리상담 전문코치 봉사단체다. 130여명이 속한 이 단체는 다문화와 탈북민을 포함해 한국 국민의 심리적 아픔에 따뜻한 마음으로 다가가 그들이 안정적으로 사회에 적응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 단체는 탈북민과 남한 사람이 서로 화합해 행복한 삶을 영위하는 미래의 통일된 대한민국이 되도록 돕자는 취지에서 2013년 한국코치협회 소속 전문 코치들을 중심으로 창립됐다. 여기에는 수십명의 탈북민 전문 코치가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매주 일요일마다 심리상담 봉사를 하며 지역주민들을 돌보고 있다. 스카이데일리는 서울 양천구청에서 공무원으로 일하고 있는 이 단체의 김혜성 대표(46)와 윤여원 상담사(43), 이지은 상담사(31)를 만나 심리상담봉사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들었다.
 
우리가 직접 고향사람들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심리상담사가 됐죠
 
‘아름다운 울타리’ 심리상담사들은 매주 일요일 서울 양천구에서 지역주민들과 독고노인들을 위한 사랑의 도시락 봉사를 하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아름다운 울타리4대 회장인 김혜성 대표는 북한을 떠나 2009년 한국에 도착했다. 이후 정착에 어려움을 겪었던 본인의 경험을 살려 국내 정착에 심리적인 어려움을 호소하는 탈북민들에게 심리상담사로서 도움을 주는 활동을 하다가 2013년 남한 출신 상담사들과 함께 아름다운 울타리를 만들었다.
 
탈북과정에서 자의건 타의건 수많은 위험에 노출돼 심리적으로 위축돼 있잖아요. 그러한 어려움을 이겨낸 분이 많지만 그렇지 않은 분들도 있어요. 본인의 의지로 대한민국까지 왔지만 고향에 두고 온 가족에 죄를 진 것만 같단 생각부터 시작해서, 학교를 다니는 자식들의 왕따에 대해서도 본인의 잘못처럼 느끼는 분이 많더라고요.”
 
이런 문제들이 생기다 보니 이들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 한국코치협회 전문 코치들을 중심으로 이 단체를 만들게 됐죠. 코로나19 전에는 남·북한 출신 각각 100명씩, 모두 200명의 상담사가 활동했어요. 요즘은 코로나 때문에 회원들의 참여율이 조금 떨어지긴 하죠. 그래도 130명 정도의 회원이 심리상담사로 활동해 주고 있어요.”
 
김 대표는 양천구청 공무원으로 일하고 있다. 주중에는 구청에서 민원 처리를 하며 일하고 주말이 되면 마음속 아픔을 누구에게 선뜻 내보이지 못하는 사람들을 찾아가 그들의 마음을 어루만져주고 있다. 이미 상담사로 일하는 탈북민도 많아 이들이 지역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적지 않다.
 
저희는 매주 일요일마다 심리상담과 지역주민을 위한 도시락 봉사를 하고 있어요. 어르신부터 시작해서 미혼모까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심리적 어려움을 호소하는 이들을 찾아가 그들이 다시 재기할 수 있게 도와주는 역할을 하고 있죠.”
 
사실 저희들이 하는 심리상담은 일반심리상담이 아닌 코칭이라는 전문적인 심리상담이에요. 2000년대 후반 미국에서 들어온 심리상담 방법인데 일반 상담과 다른 것은 상담을 원하는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그 사람들의 이야기 속에서 그들의 능력을 찾아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죠. 현재라는 기준점에서 과거가 아닌 미래의 비전에 접근하고, 그 비전을 수행하기 위해 어떤 능력을 가지고 있는지를 찾아내어 미래비전과 맞아떨어지게 설계해주고, 꿈을 이룰 수 있게 돕는 방법이 바로 코칭이라는 심리상담이에요.”
 
상담사들은 심리상담사로 활동할 수 있는 교육을 다 받아야만 자격을 갖출 수 있어요. 한국코치협회의 교육을 받고 50시간의 코칭 실습을 거쳐 필기시험과 실기시험을 통과해야 코치라는 자격증을 부여받을 수 있죠.”
 
북한이탈주민 상담사들은 일반 상담사와 달리 두 배나 많은 영역에서 일을 한다. 탈북민에 대한 상담은 아무나 하기 어려워서다. 이들은 출신을 따지지 않고 남·북한 양쪽의 아픔을 심리치료하므로 커버할 수 있는 심리적인 부분이 그만큼 넓다고 한다.
 
상담사들 중 북한이탈주민 상담사들은 특히 탈북민에 대한 상담도 전담해서 하기 때문에 알아야 할 것도 많고, 그리 쉬운 일이 아니더라구요. 특히 2013년 코치자격을 받은 초창기 상담사들은 요즘 서부보호관찰소에서 활동하고 있어요. 이곳은 문제를 일으킨 청소년들이 있는 곳인데 여기에서 이들에게 상담치료를 하는 것이죠.”
 
자존감 저하로 인생을 포기하려는 사람들에게 꼭 도움이 되겠어요.
 
‘아름다운 울타리’ 심리상담사들은 매주 일요일 서울 양천구에서 지역주민들과 독고노인들을 위한 사랑의 도시락 봉사를 하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윤여원 상담사는 요양보호사다. 그는 풀향기재가복지센터에서 어르신들을 돌보는 일을 하고 있다. 회사도 다니고 자영업도 하며 고생이 많았다 한다. 그러다 몸이 안 좋아 하던 일을 멈추고 치료를 받았다. 회복한 뒤로는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따서 일을 시작했고, 주변의 고향사람들이 봉사하는 모습에 감동을 받아 함께 심리상담사로 봉사를 시작한 것이다.
 
처음 한국에 와 몸이 상하도록 일을 했어요. 그러다 치료를 받게 됐고 감사하게도 회복이 됐죠. 이제는 봉사도 하며 즐겁게 살고 있어요. 하고 싶은 꿈이 있어 지금 대학을 다시 다니고 있어요. 준비가 되면 나중에 요양보호센터를 만들어 어려운 이웃들과 어르신들에게 좋은 환경에서 도움을 주고 싶어요.”
 
그는 처음 요양보호사로 일하면서 주변의 시선에 주춤했었다고 했다. 의기소침해지기도 했지만 열심히 맡은 일을 해나가며 인정을 받고 자신감을 얻었단다. 특히 심리상담사로 봉사하면서 과거보다 마음이 따뜻해졌다고 말했다.
 
요양보호사 일을 하며 조금 눈치도 보이고, 안 좋은 시선을 받은 적도 많았어요. 하지만 어르신들을 따뜻하게 대하는 저의 모습에 주변 사람들도 긴장을 풀기 시작하더라구요. 궂은 일 가리지 않고 열심히 하니 다들 마음을 열더라구요. 심리상담도 마찬가지에요. 저와 비슷한 사람들도 분명히 있었고, 그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그들의 능력을 이끌어내어 미래를 바꿀수 있게 도와준다는 행복감으로 살고 있어요.”
 
봉사를 할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사회는 나 혼자가 아닌 함께 사는 곳이에요. 그래서 따뜻한 마음으로 다가가면 따뜻한 마음이 돌아오더라구요. 최근에 상담을 받으러 온 교수님을 만나게 됐어요. 일반적으론 사회에서 존경받는 분들인데 마음속엔 상처도 많고, 위축돼 있더라구요. 자존감 저하로 인생을 포기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요즘, 제가 그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상담사로 일하고 있는 이지은 씨 역시 이들과 같은 북한이탈주민이다. 나이는 어려도 마음속엔 치유와 사랑이라는 생각이 자리잡고 있었다. 그는 현재 아름다운 울타리에서 센터장으로 일하고 있다. 미래에 대한 꿈을 안고 대학진학을 준비하고 있는 이지은 상담사는 앞으로 사회에 헌신하는 삶을 살고 싶다 했다.
 
제가 한국사회에서 살면서 느낀 것은 여기도 참 많은 사람이 힘들게 살고 있다는 것이었어요. 이들 속에도 행복하지 못한 사람이 있고, 그로 인해 의욕을 놓아버리는 사람도 많이 봤어요. 상담을 하면서 이들의 심정이 이해가 되더라구요. 정말 환경만 놓고 봤을 때 힘들었겠다고 생각하며 공감해주고, 같이 울어주기도 하구요.
 
타인의 입장에서는 신경 쓸 일이 아닌데 신경 쓰시는 분도 많았어요. 자존감이 많이 떨어진 결과였죠. 할 수 있다는 자신감보다 할 수 없다는 자포자기가 그들을 괴롭게 하더라구요. 그렇게 이분들의 자존감을 높여주는 상담을 진행하며 시간이 지나 괜찮아지는 모습을 보면 정말 뿌듯한 생각이 들곤 해요. 가끔 생각지 않게 예전에 상담받으셨던 분들이 감사하다고 인사를 하러 와요. 그럴 때면 내가 이분들에게 도움이 됐구나 하는 것을 실감하게 되죠
 
아름다운 울타리는 상담뿐만 아니라 탈북민들의 능력을 이끌어내 전문직으로 일할 수 있도록 발전시키는 교육지원도 하고 있다. 탈북민 중 절반 이상은 중국에 오래 체류했기 때문에 중국어 능통자가 많다. 이들의 언어능력을 적극 발굴하는 것도 김혜성 대표의 목표다.
 
의도치 않게 중국에서 오래 살다 보니 중국어를 잘 하는 분들이 많아요. 그래서 최근에는 이들의 취업을 돕기 위해 교육봉사를 진행했어요. 지난달에는 사법통역사과정에 8명이 응시해서 전원 합격했어요. 정말 다들 꿈인지 의심할 정도였죠. 이분들의 중국어가 정말 일품이에요. 그래서 저희 단체에서는 이분들이 경찰, 검찰 등에서 중국인 범죄 관련 통역이나 사건 사고 국제문제들에 대한 번역을 맡을 수 있도록 힘써주고 있어요.”
 
물론 국내 중국인 관광객들에게 우리의 역사와 문화를 해설해 드리는 문화해설사를 준비하는 분들도 있죠. 서울시와 추진해서 경복궁이나 문화재 해설을 하는 전담 부처에 이분들을 통역사로 등록시키는 게 올해 우리 봉사단체의 목표예요.”
 
아름다운 울타리는 이외에도 사회에 도움이 되는 많은 일을 하고 있었다. 봉사로 이웃을 돕고 기쁨을 찾는 이들의 얼굴은 행복해보였다. 생명을 걸고 대한민국까지 오느라 말로 표현 못할 상처를 많이 받았을 탈북민들이 사회를 위해 헌신하는 모습에 취재를 하는 내내 감동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한대의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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