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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주 사면 2배 수익” 한방심리 노린 주식 과대포장 기승

시초가 보다 높은 주가 유지 기업 단 6곳 불과

윤승준기자(sjyoon@skyedaily.com)

기사입력 2021-06-09 00:07:01

▲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6일 기준 지난달 상장한 7개 종목(스팩·재상장 제외) 중 SKIET 등 4개 종목만 공모가를 웃돌고 있다. 나머지 종목들은 공모가 보다 낮은 시세를 보이고 있다. 사진은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모습. [사진=황정아 기자] ⓒ스카이데일리
 
공모주 투자 과열 현상에 따른 부작용 우려가 커지고 있다. 희망밴드(원하는 공모가격의 구간) 상단을 초과해 공모가를 확정하는 기업이 늘어날 정도로 공모주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지만 상장 직후 급등했던 주가가 순식간에 하락하는 상황이 반복돼 피해를 호소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비정상적으로 과열 양상을 띄는 공모주 시장의 정상화를 위해선 기관 수요예측의 정확성과 공모가 산정의 적정성을 제고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공모주 사면 2배 수익” 경험의 오류에 빠진 투자자들, 아슬아슬한 ‘묻지마 투자’ 줄행렬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6일 현재 지난달 상장한 7개 종목(스팩·재상장 제외) 중 SKIET 등 4개 종목만 공모가를 웃돌고 있다. 나머지 종목들은 공모가에 비해 낮은 가격을 보이고 있다. 이 중 진시스템의 주가는 공모가(2만원) 대비 21.3% 급락한 1만5750원을 나타냈다. 에이치피오(-18.7%), 원방테크(-1%) 등도 공모가 보다 낮은 가격에 주가가 형성돼 있다. 7개 종목의 전체 수익률은 18.5%에 불과하다. 지난해 신규 종목(93개)들의 수익률은 연말 기준 68.5%에 달했다.
 
올 한 해로 범위를 넓혀 봐도 지난달과 크게 다르지 않다. 신규 상장 33개 기업(스팩·재상장 제외) 가운데 시초가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곳은 6곳에 불과했다. 33개 종목의 시초가 대비 손익률은 -17.7%, 공모가 대비 수익률은 37.8%다. 상장한 뒤 바로 팔지 않으면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기 어렵거나 손실을 본다는 의미다. 상장 첫 날 주가가 적정가치가 아니라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특히 역대 최대 청약 증거금으로 국내 공모주 시장에 새 역사를 쓴 SKIET의 성적표는 ‘충격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상장 첫날 공모가 대비 2배 높은 21만원에 시초가가 형성됐으나 장이 마감되기 전에 곧장 급락해 14만7500원까지 떨어졌다. 투자자들이 흔히 말하는 ‘따상(시초가가 공모가의 두 배로 형성된 뒤 장마감 때 상한가 기록)’ 실패로 투자자들이 동요하면서 한꺼번에 매도 물량을 던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이호연 기자] ⓒ스카이데일리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SKIET에 대해 “상장 후 3~6개월 동안 주가의 변동성은 클 것으로 예상되는데 상장 초기에 국내·외 기관투자자의 신규 매수세가 집중될 수 있다”며 “주식 과매수·과매도 과정을 거친 후 주가는 적정가치에 점차 수렴할 것이다”고 전망했다.
 
공모주 가격 불안 부추기는 높은 공모가…“공모주 가격책정 보수적 접근 필요”
 
전문가들은 공모주 가격 불안정 현상은 투자 열풍으로 인해 공모가가 지나치게 높은 수준에서 형성되고 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기관투자가들은 물량 확보를 위해 비교적 높은 밸류에이션을 책정했다. 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신규 상장한 33개 기업 가운데 18개의 공모가는 수요 예측 상단을 초과해 확정됐다. 희망가격 구간(희망밴드) 상단에 맞춰 가격을 확정한 기업들도 14곳에 달했다. 합치면 총 97%(32곳)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공모가를 희망밴드 상단으로 정한 비중은 △2016년 54% △2017년 56% △2018년 51% △2019년 65% △2020년 80% 등이다. 공모가가 희망밴드 상단을 초과한 경우도 2019년엔 10곳, 지난해 9곳에 불과했다.
 
다만 공모가는 회사 임의로 무턱대고 높게 정할 순 없다. 상장사는 증권사(상장 주관사)와 협의해 기업가치를 분석한 후 적정 공모가를 산정한다. 이후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수요예측의 경쟁률에 따라 적정 가격이 결정된다. 공모가가 높을수록 기업은 자금을 더 많이 조달할 수 있고 증권사의 경우 공모가액에 비례해 더 많은 수수료를 챙길 수 있다.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이호연 기자] ⓒ스카이데일리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희망밴드 상단을 초과해 공모가를 확정하는 기업이 늘면서 상장 이후 수익률 측면에선 다소 부담으로 작용하는 모습이다”며 “밴드 범위 밖 공모가를 확정할수록 상장 직후 수익률에는 부정적이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개인물량 확대 등으로 공모주 투자가 개인투자자들의 단기 차익을 꾀하는 수단으로 자리매김하면서 다양한 부작용이 우려되는 만큼 금융당국 차원의 조치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모주 제도 개편으로 올해부터 개인투자자들이 배정받는 일반청약 물량은 기존 20%에서 최대 30%로 확대됐다. 우리사주조합과 하이일드펀드의 우선배정 물량을 최대 10%까지 개인에게 돌리기로 한 결과다.
 
이석훈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개인투자자 풀의 확대에는 높은 수익률만을 바라보고 기업공개(IPO) 시장에 참여하는 개인투자자가 과도하게 많아질 수 있다는 부정적인 측면도 존재한다”며 “이는 IPO 시장이 과열될 때 더욱 심화된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위원은 “공모주에 대해 막연히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거나 주위의 투자 결정을 따라 투자하는 개인투자자들이 지나치게 증가하면 IPO 공모주의 주가는 기업의 본질가치보다 과도하게 높아질 수 있다”며 “기대한 수익률을 충분히 실현한 투자자들이 주식을 대거 매도할 수 있는데 이 경우 상장 후 공모주의 시장가격이 급락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나 연구원도 “신규 상장 기업의 적정 기업가치에 대한 고민은 계속돼야 한다”며 “지금과 같은 분위기에 휩싸이면 무조건 ‘따상’이 가능하다는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를 저지르기 쉽다”고 우려했다.
 
▲ 금융위원회는 최근 공모주 중복 청약 금지 내용을 담은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안에 대한 재입법예고를 마친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은 서울 여의도 한국투자증권 영업부에 SKIET 공모주 일반 청약 관련 안내문이 설치돼 있는 모습. [사진=황정아 기자] ⓒ스카이데일리
 
공모주 과열 현상으로 인한 부작용 우려가 커지자 금융당국도 서둘러 대책을 내놓고 있다. 공모주와 관련해 이달 20일부터 시행되는 중복청약 금지 제도가 대표적이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는 최근 공모주 중복 청약 금지 내용을 담은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안에 대한 입법예고를 마쳤다.
 
개정안에 따르면 공모주 주관 증권사들은 한국증권금융 시스템을 통해 공모주를 배정할 때 투자자들의 중복청약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중복청약이 확인된 경우 가장 먼저 접수된 청약 건만 유효한 것으로 인정한다. 중복청약이 금지되면 한 사람당 한 계좌 청약만 가능해지므로 공모주 청약 과열 양상도 다소 누그러질 것이란 게 금융위의 설명이다.
 
이 연구위원은 중복청약 금지 이외에도 보다 건전한 시장 구축을 위한 대책도 뒤따라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개인투자자들이 많이 참여하는 IPO 시장에서 적정 공모가의 형성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적정 공모가를 통해 IPO시장의 변동성이 완화된다면 공모주에 대한 이해가 높고 투자경험이 많은 투자자들이 공모주 시장을 주도할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이 연구위원은 “IPO 시장에서 적정 공모가가 잘 형성된다면 투자자들이 공모주를 배정받지 않더라도 상장된 후에 공모가보다 그리 높지 않은 가격에서 공모주를 매입할 수 있다”며 “향후 과제는 적정 공모가를 통해 투자자들을 안정적으로 유치하고 또 이들을 보호할 수 있는 건전한 IPO 시장을 조성하는 것이다”고 전했다.
 
[윤승준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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