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쌍용자동차 노조가 경영 정상화를 위해 사측이 제시한 자구안을 수용키로 한 가운데 쌍용차 노사가 무급 휴직 시행 방법 등을 놓고 본격적인 협의에 들어갔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 노사는 ‘직원 절반 2년 무급 휴직’을 골자로 하는 자구안을 실행하기 위해 세부 사항을 협의하고 있다. 무급 휴직은 이르면 다음달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이번 자구안에 따라 생산직(기술직)의 경우 50%가 무급 휴직을 하게 된다. 이에 현재 주·야간조를 기준으로 휴직 기간이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휴직 기간을 한달로 잡을 경우 주간조가 다음달에 근무하면 야간조가 휴직하고 8월에는 반대로 야간조가 근무하고 주간조는 휴직하는 식이다.

사무·관리직의 경우 30%가 휴직 대상이다. 이에 3분의 1로 나눠 한 달을 쉬고 2개월을 근무하는 휴직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직원 절반에 대한 무급 휴직 시행이 초읽기에 들어갔으나 향후 생산에는 큰 차질을 빚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쌍용차는 올해 들어 협력업체의 부품 납품 거절과 수요 조절 등으로 조업과 휴식을 반복하는 ‘계획 정지’를 지속해 왔다. 계획 정지에 따른 근무 내 휴식 시간에 대해서는 임금의 70%가 적용된다.

이런 가운데 다음달부터 생산직 직원 절반이 무급 휴직에 들어가게 되면 2교대를 1교대로 전환하고 계획 정지 없이 공장을 가동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인건비 등 고정비를 절감할 수 있으면서도 차질 없이 생산을 지속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쌍용차는 일단 1년 간 해당 방식으로 운영한 뒤 이후 시장 수요 회복 등 상황을 보고 무급 휴직 중단 여부를 재협의한다는 방침이다.

또 수요가 상대적으로 적은 티볼리와 코란도 등의 생산라인 인원을 렉스턴 스포츠 생산라인으로 전환 배치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쌍용차 관계자는 “전환 배치를 통해 시장 수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면 생산이나 판매에는 큰 차질이 없을 것이다”고 말했다.

자구안 실행에 속도를 내고 있는 쌍용차는 이달 말 입찰 공고를 내고 본격적인 인수합병(M&A) 절차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쌍용차의 실제 매각 작업이 순탄할 지는 두고 봐야 하는 상황이다. 고정비 등 부담으로 투자 결정을 미뤄 온 HAAH오토모티브 외에 나머지 인수 의향자들의 자금 동원력에 의문 부호가 뒤따르고 있어서다.

이같은 상황에서 KDB산업은행(산은)은 다음주 초에 간담회를 열고 쌍용차 자구안 통과 등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이동걸 산은 회장이 올해 초 쌍용차 노조에 내걸었던 흑자 전 쟁의 행위 금지와 단체협약 유효 기간 3년 등의 지원 전제 조건을 노조가 모두 받아들인 만큼 금융 지원을 위한 명분이 생겼다는 분석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새로운 투자자가 쌍용차의 자구안을 보고 만족해야 하는 게 우선이다”며 “새 투자자가 투자하겠다고 밝힌다면 산은도 금융 지원에 나설 수 있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