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기업인· 언론인들이 사용 중인 핸드폰이 이스라엘에서 제작한 스파이웨어로 감시를 당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스파이웨어란 ‘스파이’와 ‘소프트웨어’의 합성어로 핸드폰 이용자가 ‘함정 링크’를 클릭하면 이들의 중요한 개인정보가 유출된다.

 

19일(현지시간) BBC는 전 세계의 인권가, 언론인, 변호사들이 이스라엘의 민간 보안기업인 NSO그룹이 개발한 스파이웨어 프로그램 ‘페가수스’의 표적이 됐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의 전직 사이버 스파이에 의해 10년 전쯤 개발된 페가수스는 아이폰과 안드로이드 기기를 감염시켜 메시지, 사진, 이메일을 추출하고, 통화를 녹음하고, 마이크를 몰래 활성화한다.

 

NSO 스파이웨어의 감시를 받은 5만명의 전화번호 명단은 어디서 유출됐는지 혹은 누구의 핸드폰이 실제로 해킹됐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명단에는 장관, 아랍 왕족, 기업 임원은 물론 CNN, 뉴욕타임스, 알자지라 등 언론인 180여명도 포함됐다. 이 중에는 살해된 사우디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와 세차장에서 살해된 세실리오 피네다 비토라는 멕시코 언론인도 있었다.

 

NSO는 그 어떠한 잘못도 부인했다. NSO는 테러범과 중범죄를 추적하기 위해 페가수스 프로그램을 개발했고 군, 법집행 기관을 고객으로 두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NSO 스파이웨어가 민간인들의 핸드폰을 해킹하는 데 사용됐다는 사실은 2019년 페이스북이 소유한 메시징앱 ‘왓츠앱’이 NSO에 대한 소송을 제기하면서 알려졌다. 왓츠앱은 페가수스 스파이웨어가 해킹하려는 스마트폰에 왓츠앱 부재중 전화를 건 뒤 이를 연결고리로 해킹을 시도한 점을 문제 삼았다.

 

국제엠네스티는 NSO의 프로그램 수출을 중단시켜달라는 소송을 냈지만 지난해 이스라엘 법원은 해킹 의혹을 뒷받침할만한 충분한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다는 이유 등으로 기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