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월부터 시행된 일명 ‘민식이법’(도로교통법 개정안)은 어린이보호구역에서 안전의무 소홀로 사망이나 상해사고를 일으킨 가해자를 가중 처벌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시속 30km 이상으로 운전해 아이를 다치게 하면 1년 이상 15년 이상 징역 또는 500만원 이상 3000만원 이하 벌금형을 받게 된다. 사망사고를 일으킨 경우 3년 이상 또는 무기징역에 처해진다.

 

해당 법안은 스쿨존에서 발생한 사고로 안타깝게 목숨을 잃은 아이의 사연이 알려진 이후 여당 주도로 처리됐다. 법안 통과 당시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다소 과한 처벌 수위로 인해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끊이지 않았다. 고의성이 전혀 없는 우발적 사고에 대한 예외조항 조차 없어 자칫 법안이 악용될 수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았다.

 

그런데 법안이 통과된 지 1년이 훌쩍 넘은 현재, 예상됐던 부작용이 하나 둘 현실로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장난삼아 움직이는 차량에 돌진하는 아이들이 등장하는가 하면 스쿨존(어린이 보호구역)에서 사고가 나면 ‘민식이법’을 언급하며 과도한 합의금을 요구하는 부모들까지 생겨나고 있다.

 

또 다른 영상 제보자인 B씨는 “남자아이가 코너 쪽 불법주차 된 SUV 차량 범퍼 앞쪽에 숨어 옆 차선으로 오는 차를 향해 갑자기 뛰어들었다”라며 속상한 마음을 내비쳤다. 제보자의 영상엔 10대로 보이는 한 아이가 앞쪽에 움츠리고 숨었다가 옆 차선으로 차량이 오는 것을 확인하고 차에 뛰어드는 위험천만한 행동을 하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스카이데일리가 직접 만난 평범한 운전자들도 ‘민식이법 놀이’(달리는 차량에 몸을 던지는 놀이)를 하는 아이들의 그릇된 행동이 자칫 잘못하면 대형 참사를 불러올 수 있는 위험천만한 행위라는데 동의했다. 안산 물류유통업 종사자인 이인철(33) 씨는 1년 전 안산 단원구 지역에서 운전을 하던 중 아이들이 횡단보도가 아닌 도로 중앙에서 차 쪽으로 뛰어들어 간담이 서늘했던 경험이 있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당시를 생각하면 5톤 트럭을 어떻게 멈춰 세웠는지 생각도 안 난다”며 “본능적으로 애들을 살려야겠다는 생각에 2미터도 안 되는 거리에서 발생한 상황을 모면하고 한동안 차에서 내리지 못했다”고 말했다.

 

경기도 수원에 거주하는 김정민(남·가명)씨는 “늘 방어운전을 한다 해도 만의 하나라는 것이 있지 않느냐”며 “민식이법은 감정적인 부분에만 치우쳐 선의의 피해자의 입장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전형적인 악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백신 접종에 차질을 빚는 사이 코로나 상황은 갈수록 심각해면서 국민 불안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에 거주하는 김지영(여·45) 씨는 “백신 접종 예약을 하기 위해 하루에도 수십 번씩 예약 사이트에 들어가 보지만 예약할 수 있는 물량이 없는 상황이다”며 “정부가 백신 수급에 차질을 빚고 있어 아이들은 물론 어르신들까지 백신접종에 애를 먹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 강남 역삼동 커피숍 사장 주연희(여·39∙가명) 씨도 “백신을 맞기 위해 어머니와 같이 예약을 하려 했지만 지금까지 맞지 못했다”면서 “도대체 백신을 들여온다고 신문∙방송에 홍보해놓고 뭐하자는 건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현재 상황만 놓고 보면 정부가 밝힌 11월 집단면역 형성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입을 모았다. 최성환(51) 의학박사는 “백신 수급의 차질은 정부정책의 잘못된 판단 때문이다”고 꼬집었다.

 

이어 “현재 우리가 쓸 수 있는 백신은 아스트라제네카가 대부분이고 그것마저 물량이 모자라 적절한 시기에 접종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다”며 “화이자나 모더나 같은 mRNA 백신과 새로 연구개발 되는 프로테인 백신들을 맞아야 집단면역을 빨리 형성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대의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