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품목별 카드 사용액 격차가 뚜렷해졌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전자상거래와 자동차 품목의 지난해 신용카드 사용액은 전년 대비 20% 이상 증가했다. 반면 여행·교육·숙박음식 품목의 신용카드 사용액은 전년의 48~88% 수준으로 코로나19에 따른 충격을 회복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발표한 ‘개인 신용카드 데이터로 분석한 품목별 소비 현황과 시사점’에 따르면 올해 3월 개인 신용카드 사용액은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전인 2019년 3월에 비해서는 높게 나타났지만 코로나19가 없었다면 달성했을 것으로 예상된 기대카드사용액보다는 낮았다.

 

코로나19가 유행한 2020년 연간 개인 신용카드 사용액은 총 550조원으로 2019년(539조원) 대비 2.1% 증가했다.

 

2019년 개인신용카드사용액(539조원)은 2018년(503조원) 대비 7.2% 증가한 반면 2020년 소폭 증가하는데 그친 만큼 코로나19 영향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됐다. 올해 3월 개인신용카드사용액은 총 49조9000억원으로 2019년 3월(44조5000억원) 대비 12.1% 늘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소비품목별 증감 격차가 뚜렷한 것으로도 분석됐다. 전자상거래와 자동차 품목의 2020년 연간 카드사용액은 2019년 대비 각각 24.5%, 21.0% 등으로 오히려 크게 증가했다. 올해 3월에도 각각 2019년 동월 대비 각각 48.3%, 20.6% 증가했다.

 

반면 여행, 교육, 숙박음식 품목의 2020년 연간 카드사용액은 2019년 대비 47.8~85.4% 수준으로 감소했다. 올 3월에도 2019년 3월 대비 52.5~88.1% 수준으로 줄었다.

 

올 3월 실제 개인신용카드사용액은 총 49조9000억원으로 코로나19가 없었을 경우를 가정한 2021년 3월 기대신용카드사용액 52조3000억원에 비해서는 95.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31개 세부품목을 분석한 결과 22개 품목의 2021년 3월 실제카드사용액이 코로나19가 없었을 경우 예상됐던 기대카드사용액 수준을 밑돌았다.

 

지난해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신용카드 소비가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 숙박음식업, 교육서비스업, 예술·스포츠 및 여가 서비스업에서는 고용도 함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지난해 12월 이후에는 소비가 다시 증가하면서 해당 업종의 고용도 일부 회복된 것으로 분석됐다.

 

하상우 경총 경제조사본부장은 “2021년 개인 신용카드 전체사용액은 2019년 수준 이상으로 회복하겠지만 일부 업종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충격은 불가피할 것이다”며 “특히 품목별 소비증감의 격차가 과거보다 더욱 커질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 팬데믹으로 소비·산업구조의 변화를 동반하는 경우 총소비가 회복되더라도 대면서비스업 관련 소비와 고용은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온전히 회복되지 않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소비 회복이 경기 활성화, 고용 창출로 이어질 수 있도록 불확실성 해소와 함께 어려운 업종에 대한 지원 정책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주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