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정부가 야심차게 내놓은 ‘국민참여 정책형 뉴딜펀드’를 둘러싼 우려의 목소리가 고조되고 있다. 펀드의 핵심인 수익률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데다 모럴해저드 논란까지 불거져 나왔기 때문이다. 여론 안팎에선 “손실위험 분담과 세제 혜택으로 국민에게 보다 안정적인 수익을 안겨주겠다는 약속이 결국엔 혈세로 수익을 보전해주겠다는 말이었다”며 “결국엔 국민을 상대로 폭탄 돌리기를 일삼고 있는 셈이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7일 만에 완판된 국민참여 뉴딜펀드…4달 지나보니 ‘마이너스 수익률’

 

올해 3월 정부는 원금보장을 무기로 내세운 ‘국민참여 정책형 뉴딜펀드(뉴딜펀드)’를 선보였다. 판매자가 정부인데다 원금까지 보장된다는 조건에 뉴딜펀드는 출시 7일 만에 일반투자자 모집을 마치는 등 큰 인기를 끌었다. 펀드 판매사인 한국투자증권은 자신들에게 배정된 뉴딜펀드 설정액 140억원이 하루 만에 다 판매됐다고 밝혔고 유안타증권도 가입을 희망한 투자자가 배정 물량보다 많아 이들을 돌려보냈다고 설명했다.

 

뉴딜펀드는 지난해 정부가 올해부터 5년 동안 매년 4조원씩 총 20조원을 민관 합동으로 조성해 한국형 뉴딜사업에 투자하는 계획, 이른바 ‘한국형 뉴딜’의 후속조치 개념이다. 정부는 2000억원 규모의 펀드상품을 우선적으로 내놨다. 일반투자자들 대상으로 1370억원을 모집하고 나머지 630억원은 정부와 운용사가 나눠 부담하기로 했다. 정부가 산업은행과 한국성장금융을 통해 선순위 200억원, 후순위 400억원으로 총 600억원을 투입했고 운용사도 30억원을 후순위로 투자했다.

 

이번에 판매한 펀드상품은 KB·신한·한화·IBK·골든브릿지 자산운용 등 5개 공모펀드 운용사가 디지털·그린 뉴딜분야의 상장·비상장 기업이 발행하는 전환사채 등에 주로 투자하는 사모투자 재간접형 공모펀드다. 공모펀드 운용사들은 다시 하위운용사 9곳의 10개 사모펀드에 나눠 투자하게 된다.

 

 

뉴딜펀드는 정부가 손실을 보장한다는 점 때문에 많은 뜨거운 호응을 얻었지만 출시된 지 4개월 가까이 지난 현재 수익률은 기대에 한참 미치지 못하고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최초 설정일인 4월 19일부터 이달 11일까지 뉴딜펀드 수익률을 비교해보니 모두 마이너스에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기간 내 ‘KB 국민참여정책형 뉴딜 혼합자산투자신탁’의 수익률은 -0.11%였다. 이 밖에 △IBK 국민참여정책형 뉴딜 혼합자산투자신탁 -0.14% △신한 국민참여정책형 뉴딜 혼합자산투자신탁 -0.15% △골든브릿지레인보우 국민참여정책형 뉴딜 기업증권투자신탁 -0.18% △한화 국민참여정책형 뉴딜 혼합자산투자신탁 -0.29% 등 모두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러한 수익률은 다른 주식형 펀드 수익률과 비교해보면 상당히 저조한 수준으로 평가된다.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뉴딜펀드의 한 달 수익률은 -0.14~-0.08%로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 한 달 수익률인 1.90%, 메자닌 펀드 한 달 수익률 0.39% 등에 비해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혈세낭비 우려 키우는 ‘도덕적 해이’ 논란, 정권리스크 가능성도

 

문재인정부가 국민을 대상으로 판매한 뉴딜펀드는 손실보전을 정부가 메우는 구조를 띄고 있어 이를 두고 ‘도덕적 해이’ 논란도 불거져 나오고 있다. 정부가 책임지는 손실분을 결국 국민 혈세로 메운다는 점에서 사실상 정권 인기부양을 위한 대국민 사기극과 다름없다는 지적이다.

 

정부에 따르면 뉴딜펀드는 원금보장 상품은 아니지만 선순위 투자자인 일반 투자자는 최대 21.5%까지 손실을 보전 받을 수 있다. 손실이 발생할 경우에는 정부가 후순위 원금 430억원을 먼저 손실로 차감하고 투자자는 남은 손실범위만 부담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반면 수익이 발생했을 때는 손실과 달리 선순위 투자자에게 먼저 배분된다. 다만 우선 배분되는 수익은 출자금의 20%까지로 제한이 된다. 만약 출자금의 20%를 초과하는 수익이 발생했다면 20%를 초과하는 부분에 대해서 일반 투자자와 후순위 투자자가 4대 6의 비율로 나눠 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