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붙은 채 태어난 ‘샴쌍둥이’…분리 후 처음 마주 봤다

이스라엘, 최초로 성공한 샴쌍둥이 머리 분리수술
수술 후 신기한 듯, 서로 눈을 못 뗀 쌍둥이 자매

임소율 기자(sylim@skyedaily.com)

기사입력 2021-09-07 15:33:28

머리 뒤통수가 붙은 채로 태어난 한 살배기 샴쌍둥이 자매가 분리 수술 후 서로 처음으로 마주 보게 됐다. 수술이 끝난 후, 서로의 얼굴을 태어난 지 1년 만에 처음으로 마주 본 쌍둥이 자매는 신기한 듯 서로에게서 눈을 떼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6일(현지시간) BBC에 따르면 이스라엘 베르셰바에 있는 소로카대학병원 의료진이 이스라엘 최초로 샴쌍둥이 머리를 분리하는 데 성공했다. 수술은 12시간에 걸쳐 진행되었으며, 현지 의료진과 해외에서 온 수십 명의 전문가들이 함께 참여했다.

의료진에 따르면 이번 수술은 쌍둥이가 태어나기 전부터 준비했다. 샴쌍둥이는 사례가 드문 데다 쌍둥이마다 유합 부위도 달라 수술에 참고할 만한 연구도 제한적이었기 때문이다.

의료진은 수술 몇 달 전부터 쌍둥이의 머리가 붙은 부분에 멸균수를 주입해 주머니 부피를 키우는 방식으로 피부를 늘렸다. 주머니를 덮은 새 피부는 두개골 재건 후 쌍둥이의 두피를 봉인하는데 사용했다.

정교한 수술을 위해 의료진은 샴쌍둥이를 본뜬 3D 모델을 만들어 수백 시간 동안 수술 계획을 다듬고 또 다듬었다고 한다. 수술준비부터 진행까지 결코 쉽지 않은 과정이었다.

소로카대학병원 소아 중환자실 소장 아이작 라자르 박사는 “단 한 번의 실수로 샴쌍둥이의 삶과 죽음이 갈릴 수 있었다”며 “수술 부위로 주요 혈관이 흐르고 있었기 때문에 작은 출혈도 치명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고 수술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수술 준비 과정부터 모든 게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복잡했다”며 “환자 한 명을 기준으로 설계된 모든 병원 시스템을 샴쌍둥이에 맞춰 분리하는 단계부터 시작해 전체 설정을 두 배로 늘려야 돼 매우 어려웠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