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숙은 19세의 나이에 출전한 미스 롯데 선발대회에서 1차 예선을 통과했다. 기대감에 부풀었으나 맹장염인 것을 모르고 복통을 참던 그는 결국 맹장이 터져 복막염으로 악화돼 수술을 받아야만 했다. 이후 2차 예선에 참가했지만 탈락하고 말았다.

그러나 당시 김미숙을 눈여겨본 한 광고주가 그를 코카콜라 광고에 채용했다. 광고로 연예계의 문을 두드린 그는 1979년 KBS 공채 6기에 합격, 본격적으로 배우의 길을 걷게 됐다. 1981년 그는 KBS 드라마 ‘동심초’에서 주연을 맡으며 시청자들에게 이름을 알렸다.

이후 김미숙은 ‘약속의 땅’ ‘북청 물장수’ ‘청춘행진곡’ ‘은빛 여울’ ‘그대의 초상’ ‘뜨거운 강’ ‘사랑한다면’ ‘사랑’ 등 1980~1990년대에 여러 드라마에 출연했다. 특히 1998년 방영한 MBC 드라마 ‘사랑’에서는 배우 장동건과 나이를 뛰어넘은 사랑 연기를 펼쳤다.

그 후 김미숙은 점차 주인공의 어머니 역할을 맡기 시작했다. 그러나 많은 드라마에 출연했음에도 시청자들에게 큰 인상을 남긴 작품은 많지 않았다.

김미숙은 이를 벗어나고자 영화 출연을 결심했다. 그는 1980년대 ‘우산 속의 세 여자’ ‘타인의 둥지’ ‘2월 30일생’ ‘가고파’ 등과 1990년 ‘반쪽 아이들’ 이후로는 영화에 출연하지 않았다. 그러나 김미숙은 2005년 ‘말아톤’, 2007년 ‘세븐 데이즈’ 두 편의 영화에 출연하면서 연기 인생에 변환점을 맞이했다. 이 두 편의 영화로 각각 대종상 여우주연상과 여우조연상 후보에 오르는 등 관객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단아한 이미지와 선한 인상으로 착한 어머니 역할을 주로 맡던 그는 2009년 드라마 ‘찬란한 유산’에서 악역을 맡아 제2의 전성기를 맞이했다. 그 결과 SBS 연기대상에서 최우수연기상을 받았다. 악역과는 어울릴 것 같지 않던 그였지만 이후에도 2013년 ‘황금의 제국’ ‘여왕의 꽃’ ‘옥중화’ 등 여러 드라마에서 악역을 맡았다.

또 김미숙은 시 낭송 앨범을 여러 번 낼 정도로 목소리가 좋은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는 고등학생 시절 유학 간 친구에게 선생님과 친구들의 목소리가 담긴 테이프를 서로 보내주기로 약속했으며, 녹음을 마친 뒤 자신의 목소리가 좋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한다. 그는 데뷔 후 ‘세상의 모든 음악’ ‘아름다운 이 아침’ ‘한밤의 인기가요’ 등 다수의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약 20년 동안 DJ로 활약한 바 있다. 현재도 KBS 1FM 오전 9~11시에 진행하는 ‘김미숙의 가정음악’을 진행 중이다.

그의 결혼도 당시 화제였다. 김미숙은 불혹이 다 된 1998년 5살 연하의 음악감독 최정식과 결혼하며 주목받았으며 슬하에 1남 1녀를 두고 있다.

김미숙은 올해 하반기에 방송되는 JTBC 새 드라마 ‘공작도시’에 출연한다. ‘공작도시’는 대한민국 정·재계를 쥐고 흔드는 성진그룹의 미술관을 배경으로, 최고의 자리에 오르고자 하는 치열한 욕망을 담은 미스터리 심리 스릴러 드라마다. 김미숙 외에도 수애, 김강우, 이학주 등의 배우들이 출연한다.

극 중 김미숙은 성진문화재단의 이사장이자 성진가의 실세인 서한숙 역을 맡는다. 성진그룹의 혼외자인 남편 정준혁(김강우)을 대통령으로 만들려는 윤재희(수애)와 대립하고, ‘쓸모’를 기준으로 사람을 구분하는, 카리스마를 지닌 인물이다. 김미숙이 이번 드라마에서 어떤 연기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을지 대중의 기대가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