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은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차녀이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동생으로 서울예술고등학교를 거쳐 미국 디자인학교 파슨스디자인스쿨을 졸업했다.

2002년 제일모직 패션연구소 부장으로 경영에 발을 들인 이서현 이사장은 2004년 제일모직 패션부문 기획팀 부장, 2005년 제일모직 패션부문 기획담당 상무, 2009년 제일모직 패션부문 기획담당 전무를 거쳐 이듬해 제일모직 패션사업총괄 부사장에 올랐다. 2013년에는 사장으로 승진했다.

2015년 제일모직이 삼성물산에 합병된 뒤 삼성물산 패션부문 단독 사장으로 선임됐으나 2018년 퇴임하며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당시 업계에서는 이서현 이사장이 2002년부터 몸담았던 패션사업에서 완전히 손을 떼자 삼성그룹 패션사업의 향방에 관심이 쏠리기도 했다.

이서현 사장은 그룹의 패션사업을 이끌면서 신사복 중심의 사업구조를 개편해 캐주얼과 여성복으로 확대하고 해외 시장 진출 기반을 다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그는 디자이너 정구호 씨가 1997년에 만든 브랜드인 ‘구호’를 2003년에 인수했고 2016년에 ‘준지’를 인수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이 브랜드들이 한국 대표 패션 브랜드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힘썼다. 특히 2003년 ‘구호’ 인수 당시 ‘구호’의 연매출 규모는 60억원대에 불과했지만 2016년에 매출 1천억원을 돌파하며 성공적인 브랜드로 키워낸 점도 높이 평가받았다.

그러나 그가 손대는 것마다 모두 성과가 좋았던 것은 아니었다. 이서현 이사장의 지휘 아래 2012년 탄생한 ‘에잇세컨즈’는 삼성물산 패션부문에서 운영하는 유일한 SPA브랜드다.

그는 성장 정체기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던 SPA시장에서 에잇세컨즈를 앞세워 패션사업 전체의 성장을 도모하는 파격적인 승부수를 걸었다. 또, 해외 진출을 위해 당시 한류스타였던 지드래곤을 에잇세컨즈의 전속모델로 기용하는 등 많은 투자를 감행했다.

그러나 에잇세컨즈는 ‘8초 안에 소비자를 사로잡겠다’는 브랜드명의 의미가 무색하게도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이렇다 할 실적을 거두지 못했다. 특히 2016년 중국 시장에 진출한 지 2년 만에 사드 사태 등 여러 악재를 맞아 약 200억원의 적자를 내며 중국 오프라인 매장을 철수하기도 했다.

이서현 이사장은 삼성물산 패션부문 사장에서 물러난 뒤 2019년 1월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으로 선임됐다. 선임 당시 삼성복지재단은 이서현 이사장을 선임한 이유에 대해 “이 이사장이 삼성복지재단의 설립 취지를 계승하고 사회공헌 사업을 더욱 발전시킬 적임자로 평소 소외계층 청소년과 지역사회를 위해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펼쳐왔다”고 설명했다. 현재 그는 삼성복지재단에서 문화·복지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한편 이서현 이사장이 몸담고 있는 삼성복지재단은 1989년 부친인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사재를 출연해 ‘함께 잘 사는 사회’라는 삼성의 제2창업 이념을 구현하기 위해 설립됐다. 삼성어린이집, 삼성드림클래스 등을 운영하며 장학사업 및 어린이집 보육사업 등을 전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