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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녀’ 향한 정부·여당 노골적 구애에 서로 총구 겨눈 남과 여
中마오쩌둥, 남녀평등 무기로 女 유인해 사병화 시도
정부·여당 차별적 구애 시도, 20대 女 지지율 고공행진
“홍위병과 흡사한 대깨문…심각한 사회 부작용 초래”
오주한 기자(jhoh@skyedaily.com)
기사입력 2021-09-16 00:07:00
정부·여당의 젠더 이슈를 이용한 인기몰이 행보, 이른바 ‘젠더 포퓰리즘’ 행태를 둘러싼 국민적 반발 여론이 거세게 일고 있다. 남녀 갈등을 촉발할 가능성이 높은데도 인기몰이에 급급해 ‘판도라의 상자’를 거리낌 없이 열고 있다는 지적이다. 정부·여당이 연 ‘판도라의 상자’는 남녀 갈등, 사회 분열 등의 심각한 부작용을 낳고 있다.
“권력 가지려면 우선 젊은 여성들을 끌어들여야”
남녀평등은 중국공산당(중공)이 1921년 창당 때부터 내건 슬로건이었다. 가부장적 사회에 염증을 낸 많은 여성들이 속박에서 벗어나고자 이 구호에 이끌려 ‘혁명’에 동참했다. 1949년 국공내전에서 중공이 승리하자 헌법에 남녀평등이 명시됐고 마오쩌둥은 “세상의 절반은 여자다”고 외쳤다.
그러나 이면에는 독재 권력을 향한 야심이 숨어 있었다. 마오쩌둥을 다년간 연구한 고(故) 김상협 전 국무총리의 저서 ‘모택동 사상’에 따르면 마오쩌둥은 1927년 “권력은 창간자(槍杆子·총대)에서 나온다”며 마오이즘(Maoism)을 창시했다. 당군(黨軍)인 인민해방군 대신 자신의 총칼이 되어 줄 사병이 필요했던 그는 여성을 끌어들였다.
마오쩌둥은 “권력을 가지려면 우선 젊은 여성들을 끌어들여야 한다. 여성들을 선동하면 남성은 덩달아 따라오게 돼 있다. 그 다음에는 이들을 이용해 기존 기득권자들을 숙청하면 된다. 교수가 학생 눈치보고 40·50대가 20·30대 비위를 맞춰주게 되면 (20·30대를 뒤에서 조종하는) 자가 권력을 갖게 된다”고 주장했다.
마오쩌둥은 대약진운동 등의 실패 책임을 지고 국가주석에서 사임했다가 권좌를 되찾기 위해 1966년 일으킨 문화대혁명에서 여성을 적극 활용했다. 어린 학생들로 구성돼 마오쩌둥을 신처럼 떠받들었던 홍위병의 수장은 18세 여학생인 쑹빈빈(宋彬彬)이었다.
마오쩌둥으로부터 직접 완장을 수여받은 쑹빈빈과 홍위병은 마오이즘을 성경처럼 외우면서 조금이라도 마오쩌둥 반대 기미가 보이는 양민들을 무차별 학살했다. 영국 런던대학 프랭크 디코터 교수가 중국 도시·농촌 주민 기록을 실사해 추정한 문화대혁명 사망자는 무려 900만명에 달한다. 중국 문화유산들도 이 때 거의 다 파괴됐다. 마오쩌둥은 이들의 지지를 기반으로 1976년 사망할 때까지 절대 권력으로 군림했다.
더 이상의 ‘혁명’을 필요로 하지 않는 중공에 의해 오늘날 중국 여성은 ‘을(乙) 중의 을’로 전락했다. 마오쩌둥과 흡사한 1인 독재를 펼치는 시진핑은 2015년 3월 버스·지하철에서 성희롱 예방 스티커를 나눠주는 캠페인을 준비 중이던 여성 5명을 체포했다. 곧장 공안실 심문국으로 이송된 이들에게는 ‘해외 불온세력과 연결된 반체제 활동’ 혐의가 적용됐다.
2018년 베이징대 미투 운동을 주도한 위에신은 그해 광둥성 선전의 자스과학기술주식유한공사(자스커지)에서 중공 지시를 받지 않는 독립 노조를 세우려다 공안에 검거됐다. 한자녀 정책 부작용으로 노동 인구가 감소하자 시진핑은 미혼의 20대 후반 여성들에게 ‘잉여 여성’이라는 딱지를 붙이고 출산도 강요했다.
남녀갈등 불구 끊임없이 여성 편애…18~29세 여성 41.2% 친정부 성향
여론 안팎에선 정부·여당의 행보를 두고 마오쩌둥 시대 중국과 유사한 측면이 많다는 반응이 일고 있다. 남녀평등을 앞세워 내세운 정책과 국정운영이 지나치게 여성 중심으로 쏠리고 있다는 반응이 주를 이룬다.
일례로 지난 6월 만 24세이자 사회생활 경력이 의심스러운 박성민 씨를 청와대 청년비서관에 임명한 것을 두고 20·30 남성들은 “의도적인 여성 띄우기이자 남녀 갈등 유발 의도가 아니냐”는 지적을 쏟아냈다. 조원씨앤아이가 일요신문 의뢰로 7월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에서 응답자의 54.8％가 김 비서관 발탁은 “지나친 처사다”고 답했다. 긍정 반응은 32.7％에 그쳤다.
지난 2019년 2월엔 소병훈 민주당 의원실 소속 7급 비서가 분신을 시도한 남성을 두고 “통구 이됐다”고 비하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같은 달 설훈 민주당 의원은 “20대 남성 사이에서의 문재인 정부 지지율 하락은 전 정권 교육 탓이다”며 ‘배우지 못했다’는 뉘앙스의 발언을 해 물의를 빚었다.
공교롭게도 상황은 정부·여당에게 유리하게 흘러가고 있다. 남녀 갈등은 갈수록 심화되면서 정부·여당에 대한 여성의 지지는 더욱 공고해지는 결과가 나타나고 있다.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 7월 26~27일 전국 성인남녀 2058명(남성 1326명·여성 73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정당 지지도 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2.2％p. 상세사항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18~29세 남성의 55.1％가 국민의힘을 지지한다고 답했다. 더불어민주당(민주당)은 14.9％였다. 반면 같은 연령대 여성의 42.1％는 민주당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22.5％에 그쳤다.
문 대통령 지지율 역시 레임덕 기미를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7~9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진행해 10일 공개한 국정수행 긍·부정 평가 조사에서 전주 대비 3％p 오른 41％가 문 대통령 직무 수행을 긍정 평가했다. 이를 두고 정치권 안팎에선 마오쩌둥과 마찬가지로 ‘평등’이라는 이름으로 여성 지지도를 끌어올린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나경원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물타기와 감성팔이에 이어 이젠 홍위병 정치로 나섰다. 극렬 지지층 총동원령 등 가장 타락한 민주주의 정치, 군중 정치로 가고 있다. 마오쩌둥과 나치의 수법에 기대보겠다는 것이다”고 일갈한 바 있다.
다수의 전문가들도 나 전 원내대표와 비슷한 반응을 내놓고 있다. 이강호 한국국가전략포럼 연구위원은 “홍위병들에게 ‘마오 주석의 말은 무조건 옳다’ 였다”며 “마오쩌둥은 홍위병들의 맹목적인 지지를 바탕으로 장기 집권을 이뤄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 역시 비슷한 양상인데 이 대목에서 한국 여성들은 지금의 중국을 볼 필요가 있다”며 “젠더 포퓰리즘은 필요에 의해 언제든 부메랑이 될 수도 있다는 의미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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