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정부 청와대 인사가 투자운용경력 없이 20조원 규모의 ‘한국형 뉴딜펀드’ 사업을 총괄하는 한국성장금융의 운용책임자로 내정돼 ‘낙하산 인사’란 비판이 일고 있는 가운데 추천자가 대표이사인 것으로 확인됐다.

 

13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실은 한국산업은행(산은)에 요청해 받은 ‘한국성장금융 임원 선출과정’ 자료를 통해 성기홍 한국성장금융 대표가 황현선 전 청와대 행정관을 추천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황 전 행정관이 내정된 자리는 20조원 규모로 조성되는 정책펀드인 ‘한국형 뉴딜펀드’ 운용을 총괄하는 한국성장금융 투자운용2본부장이다.

 

산업은행에 따르면 한국성장금융의 임원 선임은 △대표이사 또는 사외이사 추천 △결격사유 등 검증 △주주총회 의결 등을 거치도록 해 형식적으로는 정상 절차를 밟은 셈이다.

 

하지만 강 의원은 이처럼 공공기관에 준하는 경우 공개적인 채용 절차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한국성장금융은 산은이나 중소기업은행 등 금융 공공기관이 대부분 출자해 만들어 공공기관에 준한다고 봐야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공적자금을 운용하는 한국투자공사(KIC)는 최근 공채를 통해 최고운용책임자(CIO)로 오랜 투자운용 경력과 관련 자격증을 보유한 인물을 뽑았다.

 

문제는 황 전 행정관이 자산운용과는 거리가 먼 경력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그는 더불어민주당 기획조정국장 출신으로 지난 대선 때 문재인 대통령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전략기획팀장으로 활동했다.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에는 민정수석실 행정관으로 자리를 옮겨 조국 당시 민정수석비서관을 보좌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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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의문도 제기했다. 강 의원은 “투자운용2본부는 마치 황 전 행정관을 위해 만들어졌다는 합리적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며 “왜냐하면 뉴딜펀드 운용사업은 지난해 말부터 한국성장금융이 맡아서 진행해 왔는데 굳이 올 8월에 본부를 쪼개 만들었기 때문이다”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한국성장금융의 대표이사뿐만 아니라 3명의 사외이사 역시 금융 관련 자격증이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며 “사외이사 중 한 명은 노무현 대통령 시절 청와대 비서관을 지낸 인사다”라고 지적했다.

 

강 의원은 “한국성장금융은 산업은행, 기업은행 등 국책은행이 대부분 출자해 만든 회사로 우수한 경력과 자격증을 보유한 임원을 선임하는 게 맞다”며 “20조원이라는 정책펀드를 운용하는 책임자에 무경력·무자격증 여당 당직자 출신 청와대 행정관을 내려보내는 것은 국민의 눈을 무시하는 것이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만일 한국성장금융 대표가 추천해 선임된 임원이 뉴딜펀드 등 정책펀드를 운용하다 손실을 입혔을 경우, 그 책임은 오롯이 추천한 대표이사에게 있으며 이는 법적으로 문책을 받을 수 있다”며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민간금융회사라 할지라도 한국성장금융과 같이 막대한 정책자금을 운용하는 경우 공개채용 절차 마련 등을 권고하고 공공기관 수준으로 관리·감독해야 할 것이다”라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