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최근 3년 간 회계처리기준을 위반한 56개사에 300억원 이상의 과징금을 부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2018년 말부터 개정 외부감사법(외감법)이 도입됨에 따라 과징금 부과대상이 확대되고 부과금액이 상향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13일 금융감독원(금감원)에 따르면 2019년부터 지난달까지 회계조사·감리결과, 회계처리기준 위반으로 조치 받은 회사는 173개사 중 56개사였다. 부과율은 32.4%, 부과된 과징금은 총 313억3000만원을 기록했다. 부과액은 △2019년 51억6000만원 △2020년 93억6000만원 △2021년 1~8월 168억1000만원 등으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금융당국은 회계감리 결과 회계처리기준을 위반해 재무제표를 작성하고 재무제표를 사업보고서 등 공시서류에 기재해 공시한 경우 금전제재로서 회사 등에게 외부감사법 및 자본시장법에 따라 과징금을 부과하고 있다.

 

자본시장법은 증권신고서·정기보고서 등 공시서류 중 중요사항(재무제표)을 거짓 기재(고의·중과실)한 경우 과징금을 부과하다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비해 외감법은 고의 또는 중과실로 회계처리기준을 위반해 재무제표를 작성하거나 회계감사기준을 위반해 감사보고서를 작성한 경우 부과한다.

 

이에 따르면 최근 3년 간 자본시장법상 과징금은 275억1000만원으로 대부분(87.8%)을 차지했고 외감법 과징금은 38억2000만원으로 12.2% 수준이었다. 부과대상 감리 건수는 감소했지만 고의 위반사례 증가 등으로 평균 부과액은 증가했다. 심사·감리 결과 ‘고의’를 적발하는 비중은 점점 늘어나고 있다.

 

대상별로는 이 기간 중 회사에 대한 과징금은 276억5000만원(88.3%)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어 임직원 23억원(7.3%), 감사인 13억8000만원(4.4%) 순이었다. 회사에 대한 부과 건수는 감소했지만 큰 규모의 과징금 부과 등으로 회사의 부과총액과 평균부과액 등은 크게 늘어났다.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이호연 기자] ⓒ스카이데일리

 

2018년 11월 새로운 외감법이 통과된 이후 전체 과징금 규모는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외감법상 과징금은 지난해부터 지난달까지 총 38억2000만원이 부과됐다. 이 중 올해 1~8월까지는 18억5000만원을 기록했다. 8개월 기준임에도 지난해(19억7000만원)와 유사한 수준이다. 이 기간 부과대상 감리건수는 4건으로 지난해(2건) 대비 두 배 증가했다.

 

외감법에 따르면 부과금액은 회계기준 위반금액의 2~20% 수준이다. 임원 등 회사관계자는 보수 등 금전적 보상의 0.5~5배(회사 과징금의 10% 한도), 감사인은 감사보수의 0.5~5배(회계감사기준 위반 시)에 달하는 과징금을 부과 받게 된다.

 

대상별로 살펴보면 지난해부터 지난달까지 전체 외감법상 과징금 중 임직원에 대한 과징금이 21억2000만원(56.6%)으로 가장 많았고 회사 15억6000만원(40.9%), 감사인 1억4000만원(3.5%) 순이었다.

 

임직원의 경우 자본시장법 대비 부과대상자가 확대됨에 따라 부과대상자 수, 부과총액 등이 증가하고 평균 부과금액(3억5000만원)도 자본시장법상 과징금(3년 평균 2000만원) 대비 19.9배로 상승했다. 회사에 부과하지 않는 경우에도 대표이사, 담당 임직원, 감사, 업무집행지시자 등 회사관계자에 대해 경우에 따라 과징금을 부과했다.

 

회사의 경우 자본시장법상 과징금보다 큰 경우에만 차액이 부과되는 특성이 있다. 이에 따라 부과건수는 1건에 불과하지만 부과액(15억6000만원)은 자본시장법상 과징금(3년 평균 5억3000만원) 대비 2.9배로 높았다. 올해 외감법상 과징금이 최초로 부과된 감사인 부과금액(1억4000만원)은 자본시장법상 과징금(3년 평균 2억1000만원) 대비 다소 낮은 0.7배 수준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외부감사대상 비상장법인의 경우에도 회계기준 위반 시 과징금을 부과하고 있으므로 모든 외부감사대상 회사는 정확한 회계정보 작성을 위해 결산역량을 제고함으로써 신뢰성 있는 재무제표가 작성되도록 각별히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회사의 대표이사, 담당임원 등은 회계기준위반 발생 방지를 위해 결산절차에 신중을 기하고 감사는 내부감사 활동 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감사인은 감사보고서 작성 시 회계감사기준을 보다 철저히 준수함으로써 회계감사를 충실히 수행해야 한다”며 “모든 외부감사대상 감사보고서 작성 시 회계감사기준 위반이 과징금 부과대상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유의해 충실한 감사업무를 수행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