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민종은 1988년 영화 ‘아스팔트 위의 동키호테’로 데뷔했다. 그의 데뷔 스토리는 극적이었다. 고등학생 때 당대 최고 인기 배우였던 최재성과 박중훈의 팬이었던 그는 두 배우가 함께 영화에 출연한다는 한 신문기사를 보고 무작정 해당 영화사를 찾아갔다.

그는 조감독에게 스태프라도 좋으니 영화에 참여하게 해달라고 간곡히 요청했다. 이를 기특하게 여긴 조감독은 감독에게 김민종의 사연을 설명했다. 이후 감독은 없었던 배역인 최재성의 동생으로 그를 캐스팅했다. ‘아스팔트 위의 동키호테’가 성공하면서 김민종은 이듬해 정식 출연료를 받으며 후속편인 ‘내 사랑 동키호테’에도 출연했다. 또 그해 영화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에도 출연하며 점차 주목받기 시작했다.

김민종은 1992년 정규 솔로 앨범 1집 ‘또 다른 만남을 위해’로 가수 활동도 했다. 그는 같은 해 당대 최고의 청춘스타 중 하나였던 손지창과 함께 2인조 그룹 ‘더 블루’를 결성해 활동하기도 했다.

‘더 블루’는 1집 타이틀곡 ‘너만을 느끼며’, 손지창과 함께 주연을 맡은 드라마 ‘느낌’의 OST인 ‘그대와 함께’, 2집 ‘친구를 위해’ 등을 연속 히트시키며 듀오 그룹으로서도 최고의 인기를 누렸다.

1990년대 김민종은 드라마가 매번 성공하면서 안방극장의 흥행보증수표라고 불렸다. ‘느낌’ ‘머나먼 나라’ ‘미스터Q’ ‘수호천사’ 등의 드라마에서 주연을 도맡아 김희선 등 당대 최고의 여배우들과 호흡을 맞추며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영화에서만큼은 잘 풀리지 않았다. 데뷔 초반에 출연한 영화를 제외하고는 ‘귀천도’ ‘마지막 방위’ ‘패밀리’ ‘나비’ ‘낭만자객’ 등 출연한 영화가 줄줄이 흥행에 실패를 하면서 톱스타로서의 자존심을 구겼다.

배우와 가수를 겸업하며 1990년대 최고 스타로 군림했던 그는 다시 드라마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진주목걸이’ ‘섬마을 선생님’ ‘이별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등에 출연했다. 그러나 1990년대 안방극장의 흥행 보증 수표란 말이 무색하게도 시청률이 그닥 좋지 않았다. ‘하이애나’를 끝으로 원톱 주연의 자리에서 내려온 김민종은 ‘천하일색박정금’ ‘돌아온 일지매’ ‘신이라 불리운 사나이’ ‘아테나’ 등에도 출연했지만 슬럼프를 겪었다.

그러던 중 장동건, 김수로, 이종혁 등과 함께 출연한 2012년 김은숙 작가의 드라마 ‘신사의 품격’을 통해 김민종은 재기에 성공했다. 다정하고 사려 깊은 변호사 최윤 역을 맡아 여성 팬들의 마음을 훔치며 ‘윤이 오빠’로 불렸다.

이후 드라마 ‘응답하라1994’ ‘미세스캅’ ‘배가본드’ 과 영화 ‘신과함께-죄와 벌’ ‘신과함께-인과 연’ 등에서 주·조연을 오가며 필모그래피를 쌓았다. 특히 ‘배가본드’에서는 청와대 민정수석실 비서관 윤한기 역을 맡아 악역으로도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줬다.

이후 활동이 뜸했던 김민종은 올해 6월 ‘전 국민의 가슴을 설렘으로 물들이며 밤잠 설치게 만들었던 그 시절 레전드 청춘스타 소환 프로젝트’라는 슬로건을 내건 tvN STORY 오리지널 예능 프로그램 ‘불꽃미남’에 출연해 시청자들에게 반가움을 안겼다.

당시 방송에서는 ‘더 블루’로 함께 활동했던 손지창이 김민종의 경기도 양평에 위치한 별장을 방문해 진한 우정을 쌓고 불꽃 챌린지를 함께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모습이 그려졌다. 앞으로 김민종을 방송에서 더 자주 볼 수 있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