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분기(4~6월) 국내 기업들의 성장성과 수익성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 매출액이 큰 폭으로 늘어나 매출액증가율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영업이익률도 오르고 부채비율도 낮아지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경기 침체의 그늘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5일 한국은행(한은)이 발표한 ‘2021년 2분기 기업경영분석’에 따르면 2만120개 외부감사대상 법인기업(외감기업)의 매출액 증감률은 작년 2분기 대비 18.7%나 증가했다. 이는 통계 작성이후 역대 최고치다. 전분기 대비 총자산 증감률도 1.4%로 나타났다. 매출액과 총자산 증가율은 기업의 성장성을 나타내는 지표다.

 

업종별로 보면 제조업의 매출액 증감률은 24.3%로 전년 동기(-12.7%)대비 크게 상승했다. 글로벌 철강수요 확대로 금속제품(40.3%)이 급증했고 유가상승에 따른 판매단가 상승으로 석유·화학(33.6%) 등이 크게 오른 영향으로 증가폭이 확대됐다. 비제조업 매출액 증감률도 화물 물동량 증가에 힘입은 운수업(35.8%) 등의 업황 개선으로 12.4%를 기록했다. 기업 규모별로는 고른 상승세를 나타냈다. 대기업(20.2%)과 중소기업(14.1%) 모두 상승 폭이 확대됐다.

 

한은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우리나라의 주력 수출 업종인 반도체나 철강 등의 수출이 호조를 보이면서 제조업 매출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글로벌 철강수요는 전년대비 -0.2% 감소했으나 올해는 5.8% 올랐다. 지난해 6월말 두바이유 기준 1배럴당 42.1달러였던 유가도 올해 6월말 72.9달러로 급증했고, 2분기 인천공항 화물운송실적도 전년 동기대비 23.5% 상승했다.

 

다른 성장성 지표인 총자산 증감률도 1.4%로 지난해 2분기(1.1%)에 비해 상승 폭이 확대됐다. 업종별로는 제조업(1.1%→1.4%)과 비제조업(1.1%→1.3%), 기업규모별로는 중소기업(2.5%→3.5%) 상승 폭이 확대됐다. 대기업(0.8%)은 제자리에 머물렀다.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이호연 기자] ⓒ스카이데일리

 

2분기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은 7.4%로 작년 2분기(5.2%)보다 2.2%p 상승했다. 업종별로는 같은 기간 제조업이 작년 5.5%에서 올해 9.0%로, 비제조업은 4.8%에서 5.4%로 모두 올랐다. 제조업에선 전기·전자·기계(8.2%→11.8%)가 반도체 수출 증가 및 가격 상승으로, 비제조업에선 운수업(7.1%→11.8%)이 컨테이너 운임 인상 영향으로 상승세를 이끌었다. 대기업은 작년 2분기(5.1%)보다 2.6%p 오른 7.7%, 중소기업은 1.0%p 상승한 6.4%를 기록했다.

 

다른 수익성 지표인 매출액 세전순이익률도 8.2%로 지난해 2분기(4.6%)에 비해 상승했다. 제조업(5.1%→10.7%)과 비제조업(4.1%→5.1%), 대기업(5.0%→9.1%)과 중소기업(3.5%→5.5%) 모두 올랐다.

 

한편 순이익 증가에 따른 자본 확충 등의 영향으로 기업들의 안정성도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전분기 대비 부채비율이 줄고 차입금 의존도도 소폭 줄어들었다. 2분기 부채비율은 86.6%로 전분기 보다 3.3%p 하락했고, 차입금 의존도도 24.6%로 0.3%p 하락했다. 부채비율은 제조업(68.8%→65.9%), 비제조업(122.2%→118.6%), 대기업(83.9%→80.0%)과 중소기업(113.9%→112.9%) 모두 떨어졌다.

 

한은 관계자는 “전기·전자·기계, 석유·화학 등 주력산업을 중심으로 영업활동 호조에 따른 순이익 증가로 부채비율 및 차입금의존도가 감소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