쟈뎅(JARDIN)이란 이름은 ‘프랑스 정원의 한쪽 테라스에서 편안하게 커피를 마신다’는 의미를 지닌다. 쟈뎅은 1999년 한국에 입점한 스타벅스 1호점 이대점보다도 11년 앞선 1988년 압구정동에 ‘쟈뎅 커피타운’으로 국내 최초 원두커피 전문점을 국내 최초로 열었다. 이는 장안의 화제였던 tvN 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에서도 종종 언급된 ‘압구정동 카페’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그 당시 이곳이 얼마나 상징적인 장소였는지를 알 수 있다. 그러나 쟈뎅은 현재 커피 체인점 사업을 완전히 접고 원두 공급 및 대용량 액상커피 제조 및 생산에 집중하고 있다.

쟈뎅은 1990년대 후반, 30여개국에서 원두를 직수입해 커피를 제조했다. 이를 바탕으로 현재는 카페 체인점, 대형마트, 타사 커피 브랜드에 커피원두를 공급하고 있다. 대표적인 원두 공급 상품으로는 남양유업의 ‘프렌치카페’, 이디야 ‘비니스트 커피스틱’ 등이 있다.

연간 800억원 가량의 매출을 올리는 쟈뎅은 2019년 9월 천안에 제2공장을 준공했다. 앞으로 2023년까지 제3공장을 증설할 예정이다. 제3공장을 완공하면 이곳은 커피 생산량 연 1만t 규모의 단일공장 기준 국내 최대 커피생산공장이 된다.

쟈뎅을 이끄는 윤영노 회장은 고(故) 윤태형 크라운제과 창업주의 차남으로 태어났다. 배재고등학교를 거쳐 일본 와세다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1978년부터 1985년까지 크라운제과 부사장을 역임한 후 1988년 국내 최초로 커피 전문 체인점 ‘쟈뎅 커피타운’을 오픈했다. 1993년에는 커피 교양서인 ‘커피’를 발간했을 정도로 커피 애호가로도 유명하다. 1995년 쟈뎅 대표이사 사장을 거쳐 2008년부터 회장으로서 쟈뎅을 이끌고 있다.

윤태형 창업주는 크라운제과 경영권을 그의 형 윤영달 회장에게 넘겨주기로 일찌감치 정해놓았다. 따라서 윤영노 회장은 10여년간 크라운제과를 급성장시킨 후 1984년 쟈뎅의 전신인 무역회사 영인터내쇼날을 설립했다.

당시 그는 어떤 제품을 무역 아이템으로 할지 고민하다 크라운제과 재직 당시 업무차 방문한 일본에서 커피전문점이 유행하고 있던 것을 떠올렸다. 윤 회장은 이 사업이 한국에서도 성공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커피’를 수입해야겠다고 결심했다. 이후 1988년,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 커피를 수입해 로스팅해 판매하는 국내 첫 원두커피 전문점 ‘쟈뎅 커피타운’ 1호점을 오픈했다.

다방에서 마시는 인스턴트 커피가 유행하던 시절이라 이 같은 원두커피 전문점은 사람들에게 생소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가격이 1000원~1500원대로 비교적 저렴했고 맛도 좋았다. 여기에 손님들의 반응이 폭발적이라 소위 ‘대박’이 나면서 ‘쟈뎅 커피타운’은 1990년대 중반까지 전국에 130개 이상으로 점포가 늘어나기도 했다.

그러나 가맹점이 늘어날수록 커피의 맛과 품질 및 직원 관리가 감당하지 못할 지경이 됐다. 그러자 그는 양질의 커피를 손님들에게 제공하기 힘들다는 판단에 ‘쟈뎅 커피타운’ 사업을 과감히 정리했다.

이후 윤 회장은 커피 유통사업으로 방향을 전환했다. 1990년대 말 남양유업과 협업해 커피를 생산했고, 2000년대에는 편의점 커피 시장에 진출했다. 편의점에서 주로 판매하는 ‘리얼 아이스’(현 까페리얼)를 합리적인 가격에 간편히 즐길 수 있는 파우치형 제품으로 출시했다. 2015년 출시 10년째가 되는 해에 누적 판매량 3억개를 돌파했으며 여전히 인기가 유지되고 있다.

소비자들이 원두커피의 진정한 맛을 제대로 보는 것이 궁극적 목표라는 윤 회장은 쟈뎅을 최고의 원두커피 기업으로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