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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 좋으면 3배”… 십시일반 모아 롤렉스로 돈 버는 똑똑한 MZ

여러 명이서 소액을 모아 명품시계에 투자하는 리셀 투자 각광

윤승준 기자(sjyoon@skyedaily.com)

기사입력 2021-10-09 00:07:01

▲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신세계백화점 명품 매출에서 2030세대의 구매 비중은 50.8%로 집계됐다. 갤러리아백화점에서도 이들의 명품 구매 비중은 30%를 웃돌았다. 사진은 서울 강남구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브레게(Brequet)’ 팝업스토어에서 모델이 명품시계를 소개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시계는 더 이상 시간을 알려주는 물건이 아니다. ‘플렉스(FLEX)’ 시대에 패션을 완성하는 필수 아이템이다. 그렇다고 누구나 롤렉스와 같은 명품시계를 착용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일단 가격이 부담스럽고 돈이 있다한들 생산량이 한정적이라 여간 구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러한 특징으로 롤렉스시계 리셀가(Resell Price)는 대개 정가보다 2~3배 높게 책정된다. 이는 투자 상품으로 쏠쏠한 수익을 거둘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런 가운데 자금력이 부족한 MZ세대(밀레니엄+Z세대)에서 명품시계 조각투자가 인기를 끌고 있다. 여러 명이서 소액을 끌어 모아 롤렉스시계를 구매한 뒤 이를 중고로 팔고나서 수익을 나누는 방식이다. MZ세대는 다른 세대와 달리 명품에 관심이 많다. 여기에 20% 넘는 수익도 거둘 수 있으니 명품시계 조각투자에 빠져들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단돈 10만원으로 명품시계 ‘쪼개기 투자’ 가능… 수익률 25% 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실물경제는 움츠러들었지만 국내 명품 시장은 최고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의 지난해 합산 매출은 전년 대비 9.8% 감소했으나 오히려 명품은 15.1% 증가하며 호황을 누렸다. 올해 상반기에도 백화점의 명품 등 유명브랜드 매출은 45.0% 늘어나는 등 성장세는 이어졌다.
 
명품 호황은 MZ세대의 보복소비심리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신세계백화점 명품 매출에서 2030세대의 구매 비중은 50.8%로 집계됐다. 갤러리아백화점에서도 이들 세대의 명품 구매 비중은 30%를 웃돌았다. 현대백화점의 고객 연령대별 명품 매출 증가율에서도 20대와 30대는 각각 37.7%, 28.1%에 달했다.
 
그 중에서도 명품 시계의 인기는 하늘을 찌르고 있다. 늘어나는 수요를 공급이 따라잡지 못해 두세 배의 웃돈을 주고 되파는 중고거래가 급증할 정도다. 일종의 ‘롤렉스 품귀난’이다. 이렇다보니 롤렉스 주요 판매 매장에선 ‘오픈런(Open Run)’하는 모습을 자주 목격할 수 있다. 심지어 ‘롤테크(롤렉스+재테크)’라는 새로운 방식의 재테크도 등장했다.
 
실제로 중고거래를 전문으로 하는 플랫폼에서 ‘롤렉스’를 검색하면 관련 제품을 수천만원씩의 가격으로 사고판다는 글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예컨대 인기 상품인 ‘롤렉스 서브마리너 데이트(그린)’의 매장 리테일 가격은 1165만원이지만 현재 중고거래 가격은 2300~2800만원에 달한다. 특별한 투자 노하우 없이 리셀 하나로 1000만원 이상을 벌 수 있는 셈이다.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이호연 기자] ⓒ스카이데일리
 
수천만원의 투자원금이 없다면 어떻게 할까? 명품 재테크를 포기해야 한다고 낙담할 필요는 없다. 고가의 명품을 단돈 10만원으로 투자할 수 있는 조각투자 플랫폼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바이셀스탠다드의 현물 조각투자 플랫폼 ‘피스(PIECE)’는 8월 초 롤렉스시계로 구성한 ‘피스 롤렉스 집합 3호’ 포트폴리오를 45초 만에 전량 완판했다.
 
피스는 희소한 현물자산의 소유권을 조각처럼 나눠 투자하는 플랫폼이다. 이는 롤렉스 인기 상품 여러 개를 하나의 포트폴리오로 엮고 이 시계들을 중고로 판매해 투자원금을 회수하고 수수료를 제외한 원금과 수익금을 조각소유 비율에 따라 나누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최소 투자금액은 10만원이며 최대 2000만원까지 투자할 수 있다. 투자 기간은 6개월이다.
 
‘피스 롤렉스 집합 3호’에는 △데이트저스트 36 윔블던 스틸 △오이스터 퍼페츄얼 GMT-마스터 Ⅱ 배트걸 △코스모그래프 데이토나 블랙 다이얼 △코스모그래프 데이토나 오이스터 플렉스 등 인기상품들이 담겼다. 당시 투자금으로 총 1억2800만원을 모았다. 앞서 4월과 6월에 치러진 ‘피스 롤렉스 집합 1·2호’에서도 각각 1억8000만원, 1억2200만원의 모집액을 올린 바 있다.
 
회사 측이 밝힌 평균 수익률은 6일 기준 25.5%에 달한다. 100만원을 투자했으면 25만원 가량 수익을 본 셈이다. 같은 기간 코스피·코스닥지수의 6개월 상승률이 각각 -7.0%, -4.8% 인 점을 고려하면 안정성뿐만 아니라 수익성도 뛰어나다고 볼 수 있다.
 
신범준 피스 대표는 “심플한 조각투자 방식을 통해 누구나 쉽게 수익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다는 것은 피스만의 가장 큰 장점이다”며 “높은 수요로 인해 ‘오픈런’해야 구입할 수 있는 한정판 명품처럼 고객들의 소유욕을 일으키는 한정판 투자상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고 말했다.
 
“6개월 너무 길어”… 주식처럼 사고파는 롤렉스 조각투자 주목
 
▲ ‘트레져러(Treasurer)’의 조각 마켓 플레이스는 조각 구매 뒤 빠른 현금화를 희망하는 구매자에겐 원하는 가격에 매도할 수 있는 옵션을 제공하고 조각을 구매하지 못한 이용자에겐 희망 가격에 구매할 기회를 주는 서비스다. 사진은 마켓 플레이스 거래 화면. [사진제공=트레져러] 
   
대부분의 조각투자 플랫폼은 장 시작 이후 평균 10분, 길게는 1시간 안에 거래를 마감한다. 이어 6~12개월 안에 판매해 차익 또는 차손을 실현한다. 문제는 빠르게 조각의 현금화를 원하는 사람이나 조각 구매 기회를 놓친 사람들이 많다는 점이다. 6~12개월은 조각 현금화 희망 고객에게 너무 긴 시간이고 10분~1시간은 조각 구매 희망 고객에게 너무 짧다.
 
오랫동안 수익을 기다리는 게 지루하다면 주식처럼 쉽고 빠르게 거래할 수 있는 조각투자 플랫폼으로 눈을 돌리길 바란다. 업계에 따르면 ‘트레져러(Treasurer)’는 최근 ‘조각 마켓 플레이스’를 오픈했다. 조각 마켓 플레이스는 조각 구매 뒤 빠른 현금화를 희망하는 구매자에겐 원하는 가격에 매도할 수 있는 옵션을 제공하고 조각을 구매하지 못한 이용자에겐 희망 가격에 구매할 기회를 주는 일종의 거래소다. 투자금은 최소 1000원이다.
 
트레져러 관계자는 “가격이 높아 구매가 어려운 희소가치 높은 상품의 소유권을 원하는 만큼 분할해 구매할 수 있다”며 “실물은 트레져러에서 관리 및 보관 후 1년 뒤 또는 구매자들의 과반수가 희망하는 시기에 상품을 판매 후 이익을 각 소유권의 비율에 맞게 원금과 함께 지급하고 구매한 소유권은 언제든지 트레져러 마켓에서 직거래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트레져러에 따르면 마켓 플레이스에서 현재 롤렉스 ‘GMT-마스터 II 배트걸’은 조각당 매수금액 1050~1140원에 거래되고 있다. 매도금액은 990~1010원 정도다. 총 2050만원을 모집한 상태다. 수익화 예상 기간은 12개월로 내년 10월부터 매각 절차를 진행해 판매한다. 예상 수익률은 약 20%다. ‘GMT-마스터 II 배트걸’의 매장 리테일 가격은 1177만원인 반면 리셀가는 2100~2400만원으로 나타나고 있다.
 
1인당 한 상품의 구매 한도는 1만조각(1000만원)이다. 판매 기간 동안 50% 미만의 조각이 판매된 상품의 경우 자동으로 구매 취소되며 전액 환불 처리된다. 주의할 점도 있다. 희소가치가 있는 물품들이긴 하지만 각 물품의 과거 수익률을 기준으로 책정된 것이므로 예상 수익률은 보장되지 않고 물품의 가치가 하락해 손실이 발생할 수도 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부동산은 가격이 비싸 접근하기 쉽지 않고 주식이나 가상자산 같은 경우에는 정보를 알기 쉽지 않고 위험성도 커 실물자산인 명품을 쪼개서 투자하는 재테크에 20·30대가 관심을 보이는 것 같다”며 “젊은 층에게 명품 조각투자는 투자의 개념도 있지만 실제로 소유하지 않더라도 진짜 소유한 것 같은 만족감을 주는 점도 인기요인 중 하나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시계뿐만 아니라 실물자산의 형태를 다양화해서 명품 조각투자는 지속적으로 발전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플랫폼이 중간에 껴서 소액으로 투자하는 방식이지만 금융소비자들은 투자하기에 앞서 해당 조각투자가 안정성과 수익성을 보장하고 있는지 미리 잘 점검하고 투자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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