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050 탄소 중립’ 달성을 위해 2030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를 대폭 높이자 발전업계가 난색을 표하고 있다. 발전업계는 현재 가동 중인 석탄 화력 발전을 신재생에너지로 대체할 경우 막대한 손실과 일자리 감소 등 피해가 불가피하다며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필수라는 입장이다.

10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국민의 힘 이주환 의원이 한국중부발전, 한국남부발전, 한국남동발전, 한국동서발전, 한국서부발전 등 발전사 5개사로부터 받은 ‘2030년 NDC를 2018년 대비 40% 감축하는 데 대한 기관의 입장’ 자료에는 대체로 이런 내용이 담겼다.

정부는 8일 2030년 NDC 상향안을 발표한 바 있다. 당초 온실가스 감축 목표는 26.3%였으나 이번 발표에 따라 40%로 대폭 확대됐다. 뿐만 아니라 산업, 건물, 수송, 농축수산, 폐기물 등 부문별 감축량도 따로 산정됐다.

NDC 상향 목표와 2050 탄소 중립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발전사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국가 온실가스 배출 총량에서 발전 부문의 비중이 2018년 기준 약 37%에 달하기 때문이다.

발전사들은 정부의 에너지 전환 정책에는 동의한다는 입장이나 석탄 화력 발전을 줄여나가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피해는 감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기존 석탄보다 비싼 액화천연가스(LNG)를 연료로 사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설비를 갖추기 위한 비용도 만만치 않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남부발전은 이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서 “석탄 발전기 설계 수명은 30년이지만 환경 설비 개선과 주기적인 설비 보강으로 설계 수명 이후에도 실질적 운영이 가능하고 잔존 수명이 많이 남아 있는 상태다”고 설명했다.

이어 “석탄·LNG 발전기가 잔존 수명보다 더 빠르게 폐쇄되면 불가피한 매몰비용 발생으로 발전사의 재무적 부담이 가중돼 재생에너지, 무탄소 전원 등 에너지 전환 추진 동력이 약화될 것이다”며 “해외 사례를 참고해 퇴출 대상 발전기의 실질적 잔존 수명을 반영한 적정한 보상 정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다른 발전사들도 남부발전과 비슷한 뜻을 내비쳤다.

남동발전은 “NDC 목표 달성을 위해 전력 수급 기본 계획 등 정책과 연계해 단계적 에너지 전환을 추진할 계획이다”면서도 “다만 이러한 전환 과정에서 발생되는 수익 악화 및 자산 손실 우려, 지역 일자리 감소 등에 대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중부발전은 “NDC가 40%로 상향 시 석탄 화력 발전소 이용률이 약 40% 정도로 낮아져 회사 재무 구조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며 “발전사 손실 보전을 위한 지원 방안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동서발전은 “2030 NDC 상향 및 에너지 전환 정책의 방향성은 공감한다”며 “국가 감축 목표 달성을 위해 LNG 전환, 신재생에너지 확대 등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부발전은 “탄소 중립에 대한 국제적 기후 변화 트렌드 및 사회적 요구에 부합해 공기업으로서 감축 이행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며 “이를 위한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