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버블(여행안전권 협약) 효과에 힘입어 사이판을 찾은 여행객 수가 한 달 만에 3배 가까이 늘어난 가운데 싱가포르가 우리나라와 두 번째 트래블버블에 합의, 11월 15일부터 싱가포르 자유여행이 가능해지면서(코로나19 백신 접종 완료자에 한함) 1년 반 동안 극심한 불황에 허덕였던 국내 여행․항공․숙박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우리 정부가 싱가포르와 트래블 버블에 합의함에 따라 백신 접종 완료자는 다음달 15일부터 싱가포르에서 개인이나 단체여행, 상용 또는 관광 목적 여행을 격리 없이 진행할 수 있게 됐다.

앞서 가장 먼저 트래블 버블을 체결했던 사이판은 여행사를 통한 단체 관광객만 트래블 버블이 가능했는데, 이보다 자유로워진 것이다.

  

여행업계에 따르면 지난 7월 트래블 버블 협약을 맺은 사이판 여행 상품은 연말까지 모두 예약이 마감된 것으로 밝혀졌다. 코로나19로 인한 억눌린 여행 욕구가 폭발한 것이다. 

  

11일 국토교통부 항공정보 포털에 따르면 7월 이후 국제선 이용객은 30만명 안팎을 기록하고 있지만 9월 들어 29만198명이 국제선을 이용, 폭발적인 증가세를 나타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7.5% 증가한 수치다.

아직 국제선 이용객이 대폭 증가하는 상황은 아니지만 싱가포르와 트래블 버블 추가합의 등의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는 것은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마리아나관광청에 따르면 올 연말까지 사이판 여행을 예약한 한국인은 4000명이 넘고 사이판행 비행기에 오르는 탑승객도 7~8월과 비교하면 10배 가까이 늘었다.

여기에다 미국과 독일, 스위스, 스페인 등은 백신 접종 후 2주가 지나면 자가 격리를 면제해주고 있어 해당 국가로의 여행수요도 늘어나는 추세다.

  

항공사도 국제선 운항 재개를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11월부터 괌 노선을 운항할 예정이고 대한항공은 같은 달 하와이 노선 재개를 위해 준비 중이다. 저비용 항공사 역시 국제선 재개를 검토하고 있다.

  

위드 코로나에 대한 여행사의 준비도 활발하다. 이달 1일부터 1년 6개월 만에 정상근무 체제로 복귀한 하나투어는 10일 2종의 싱가포르 여행 상품을 선보이는 등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티몬은 이달 7일 코로나19 사태 이후 2년 만에 해외여행 상품 라이브 커머스(라방)를 진행했다. 국내 이커머스 업계 최초로 스튜디오와 괌 현지를 실시간으로 이원 생중계, 내년 2월까지 성수기에 출발하는 괌 패키지를 예약 판매했다.

  

해외여행 시장을 선점하려는 숙박업계의 경쟁도 치열하다. 숙박 플랫폼 여기어때는 지난 7일 온라인 해외여행 전문 여행사 온라인투어의 지분 20%를 인수하며 해외여행 시장 진출을 알렸다.

야놀자 역시 지난달 하나투어와 전략적 제휴를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하나투어의 해외여행 상품을 야놀자에 독점 공급키로 했다. 

 

위드코로나가 가시화하고 트래블버블 국가가 늘어나면서 해외여행 시장을 둘러싼 여행․항공․숙박 업계의 주도권 다툼은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게 됐다.

  

[이재훈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