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흥행 돌풍을 일으킨 ‘쿠키런:킹덤’이 글로벌 시장에서도 성공을 거두면서 ‘쿠키런’ IP를 꾸준히 밀어붙여 온 데브시스터즈 이지훈 대표의 리더십이 주목받고 있다. 특히 확률형 아이템으로 대표되는 기존 한국 게임들과 다른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6년 연속 적자 ‘쿠키런:킹덤’으로 반전…글로벌 시장에서도 흥행 돌풍

 

이지훈 데브시스터즈 대표는 2007년 익스트라스탠다드를 설립했다. 익스트라스탠다드는 2009년 모블리에로 상호명을 변경했다가 2010년 다시 상호명을 데브시스터즈로 변경했다.

 

데브시스터즈가 2009년 선보인 오븐브레이크는 데브시스터즈의 대표작 ‘쿠키런’의 전신으로 북미 유럽 등 20여개국에서 맣은 사람을 받았고 2013년 카카오와 협업해 출시한 ‘쿠키런 for Kakao’는 출시 한 달 만에 구글플레이 한국 1위를 달성하는 등 많은 사랑을 받았다.

 

쿠키런 for Kakao의 인기에 힘입어 데브시스터즈는 2014년 10월 코스닥 시장 상장에 성공했다. 그러나 후속작이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하면서 데브시스터즈의 실적은 악화되기 시작했다. 2016년 발매한 ‘쿠키런: 오븐브레이크’는 어느 정도 성공을 거뒀지만 적자를 막지는 못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데브시스터즈는 2015년 영업손실 41억원, 당기순손실 9억2000만원을 기록한 이후 지난해까지 6년간 적자를 기록했다. 그러나 쿠키런 IP를 이용한 후속작들이 성과를 거두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대표는 쿠키런 IP의 힘을 믿고 또 다른 후속작을 준비했다. 데브시스터즈 1월 출시한 ‘쿠키런:킹덤’이다.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그래픽= 이호연] ⓒ스카이데일리

 

 

‘쿠키런:킹덤’의 흥행은 실적으로 연결됐다. 데브시스터즈는 올해 1분기 매출 1053억원, 당기순이익 204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했다. 2분기에도 매출 957억원, 당기순이익 159억원을 기록하며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쿠키런:킹덤’은 해외 시장에서도 성공을 거뒀다. 9월 일본 시장에 출시된 쿠키런:킹덤은 출시 열흘 만에 일본 애플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스토어 인기 게임 순위 1위에 올랐다. 미국 시장에서도 8일 ‘용의 협곡 대난투’ 업데이트를 통해 영어 버전 보이스 콘텐츠를 게임에 적용한 후 애플 앱스토어 게임 매출 순위 3위를 기록했다.

 

데브시스터즈의 3분기 매출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지만 증권가에서는 3분기 데브시스터즈가 매출 약 900억원, 영업이익 2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더해 해외 시장 매출이 본격적으로 반영되는 4분기에는 실적이 더 좋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쿠키런:킹덤’ 발매 전 1만5000원대에 머물러있던 주가는 점점 상승해 3월 29일 13만4000원으로 뛰어올랐다 이후 하락세를 보이던 주가는 일본과 미국 시장에서의 성공으로 10월 14일 기준 13만9300원까지 올랐다.

 

세계 어디서나 먹히는 IP의 힘…위기의 게임업계 새로운 사업 모델 제시

 

데브시스터즈의 성공에는 꾸준히 ‘한 우물’만을 고집해온 이 대표의 리더십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예전부터 글로벌 시장 진출과 IP의 힘을 강조해온 그의 뚝심이 결실을 거뒀다는 평가다.

 

데브시스터즈는 설립 후 꾸준하게 ‘쿠키런 IP’를 사용한 게임만을 출시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캐릭터의 힘으로 구축한 지적재산권(IP) 생태계를 회사의 경쟁력으로 삼는 전략이다.

 

IP 산업은 한번 인지도를 얻으면 한 가지 분야에서 그치지 않고 게임·애니메이션·영화·관련 굿즈 등 다양한 사업 확장이 가능한 ‘원 소스 멀티 유즈’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IP와 콘텐츠의 중요성이 날이 갈수록 커지는 상황에서 글로벌 흥행 IP를 구축했다는 것은 확실한 경쟁력으로 평가된다.

 

이 대표는 일찍이 IP 사업에 대한 비전을 밝힌 바 있다. 2014년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해외로 출장을 갈 때 쿠키런 캐릭터 티셔츠를 입고 가면 많은 사람들이 알아본다”며 “작은 모바일 게임을 넘어 인기 콘텐츠로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다른 게임들에 비해 확률형 아이템을 이용한 과금 비중이 높지 않다는 점도 흥행 요소로 꼽힌다. 쿠키런은 다른 게임들에 비해 무과금 유저와 과금 유저의 격차가 크지 않은 이른바 ‘순한 맛’ 게임으로 평가된다.

 

‘쿠키런:오븐브레이크’의 시즌6 업데이트를 진행하면서 확률형 유료 아이템 ‘수호카드’를 도입하며 논란이 되기도 했지만 데브시스터즈는 빠른 대처를 보였다. 수호카드가 게임에서 영향을 미치는 정도를 대폭 축소하고 수호카드 아이템에 대해 전액 환불을 실시했다. 수호카드 아이템으로 인해 생기는 이미지 하락은 피할 수 없었지만 많은 게임사들이 고객들의 신뢰를 잃어버리고 있는 상황에서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 이용자 이탈을 최소화했다.

 

위정현 중앙대 경영학과 교수 겸 한국게임학회장은 “한국 게임은 확률형 아이템 외의 비즈니스 모델을 탐색하고 시도할 단계에 와 있으며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은 글로벌 진출과도 연관이 있다”며 “게임은 원래 글로벌 지향적인 상품인 만큼 글로벌 이용자들에게 어필할만한 IP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쿠키런 IP를 기반으로 한 데브시스터즈의 성공은 위기에 빠진 한국 게임 시장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쿠키런’ 게임들은 과금의 비중을 높이지 않는 방향으로 운영되고 있지만 뛰어난 성과를 거두고 있어서다.

 

데브시스터즈는 “이번 하반기 일본과 미국 공략에 이어 유럽 진출까지 적극 추잔해 쿠키런:킹덤의 흥행을 글로벌 시장으로 더욱 확대시키는 것은 물론 쿠키런 IP의 저변 역시 서구권역으로 넓힐 기회를 만들고자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