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정화는 연기·춤·노래 등 다양한 분야에서 완벽한 모습을 선보이는 국내 대표적 ‘만능엔터테이너’다. 중년에 다다랐을 때도 댄스음악 등을 선보이며 ‘한국의 마돈나’라는 수식어가 함께 따라 붙는다. 또한 빼어난 연기실력으로 충무로를 대표하는 연기자로도 꼽힌다. 엄정화가 6살일 무렵 아버지가 교통사고로 유명을 달리하면서 가세가 기울기 시작했다. 가난 속에서 엄정화는 4남매 중 둘째로 자랐으며 배우 엄태웅의 누나이기도 하다.

엄정화는 1989년 MBC 합창단으로 활동하다가 배병수 전 로드 매니저의 눈에 띄어 1992년 영화 ‘결혼 이야기’에서 단역을 맡으며 데뷔했다. 이듬해 ‘바람 부는 날이면 압구정동에 가야한다’에 주연으로 출연하며 영화배우로 얼굴을 알리기 시작했다. 그 해 신해철이 작사·작곡한 이 영화의 O.S.T인 ‘눈동자’를 부르며 가수로 데뷔했다. 이 앨범에서 엄정화는 섹시한 의상과 안무, 매혹적인 이미지로 ‘한국의 마돈나’라는 별명을 얻었다.

‘눈동자’가 수록된 1집 앨범 ‘Sorrowful Secret’으로 가수로 성공적으로 데뷔한 엄정화는 가수활동에 전념하기 위해 1994년 영화 ‘마누라 죽이기’ 이후 배우 활동을 잠시 중단했다. 가수에 비중을 두겠다는 그의 선택은 적중했다. 엄정화는 1995년 2번째 정규 앨범 ‘Uhm Jung Hwa2'를 발매해 수록곡 ‘하늘만 허락한 사랑’이 각종 가요 프로그램에서 상위권에 오르며 인기를 끌었다. 이때부터 엄정화는 가수로서 상승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3집 앨범에서는 작곡가 주영훈과 첫 호흡을 맞추며 타이틀곡 ‘배반의 장미’로 데뷔 이후 처음으로 가요 프로그램에서 1위를 차지했다. 이후 정상급 가수로 자리매김한 엄정화는 섹시한 콘셉트로 ‘포이즌’ ‘몰라’ ‘초대’ ‘숨은 그림 찾기’ ‘페스티벌’ 등을 연달아 히트시키며 인기의 정점을 찍었다.

가수로 활발하게 활동하던 엄정화는 2002년 ‘결혼은 미친 짓이다’에서 주인공을 맡으며 영화배우로 복귀했다. 오랜만에 출연한 작품이었지만 ‘제39회 백상예술대상’ 여자 최우수 연기상을 거머쥐며 가수, 배우 둘 다 되는 만능엔터테이너임을 입증했다.

이후 영화 ‘오로라 공주’ ‘호로비츠를 위하여’ ‘인사동 스캔들’ ‘해운대’ ‘베스트셀러’ ‘마마’ ‘몽타주’ ‘댄싱퀸’ 등에 출연하며 충무로의 대표배우가 됐다. 특히 윤제균 감독 작품의 ‘해운대’로 천만 배우 대열에 합류했으며 2012년 ‘댄싱퀸’으로 ‘제48회 백상예술대상’ 여자 최우수 연기상, 2013년 ‘몽타주’로 ‘제50회 대종상영화제’에서 첫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이후 엄정화는 지난해 ‘오케이 마담’으로 5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했다. 영화 ‘오케이 마담’은 생애 첫 해외여행에서 난데없이 비행기 납치 사건에 휘말린 부부가 숨겨왔던 내공으로 구출 작전을 펼치는 초특급 액션 코미디물이다. 극 중 엄정화는 미영 역을 맡아 배우 박성웅과 부부 역할을 찰떡같이 소화하며 호평 받았다. 또한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인 사랑스러움과 카리스마를 동시에 뽐냈다.

한편 엄정화는 지난 15일 폐막한 부산국제영화제(BIFF)에서 올해 신설된 토크 프로그램 중 하나인 ‘액터스 하우스’에 참여했다. ‘액터스 하우스’는 배우 한 명에 집중해 배우로 살아가는 인생과 연기관을 진솔하게 말하는 토크쇼다.

배우 조진웅과 함께 부산국제영화제 ‘올해의 배우상’ 심사위원이기도 한 엄정화는 지난 14일 저녁, ‘액터스 하우스’의 마지막 주인공으로 관객과 만나 솔직한 생각을 털어놓았다. 가수면 가수, 배우면 배우, 심사위원이면 심사위원 등 여러 분야에서 활약해온 엄정화가 이후 어떤 작품으로 돌아올지 기대감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