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코로나 치료제 10달러에 구입 계획

내년 9월까지 저개발국 1.2억명 치료에 보급

박선옥 기자(sobahk@skyedaily.com)

기사입력 2021-10-20 00:03:25

▲ 세계보건기구(WHO)는 저개발국을 위해 코로나19 치료제 1억2000명분을 구입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사진=CNN캡처]

세계보건기구(WHO)가 주도하는 보건 프로그램이 저개발국에서도 코로나19 백신, 검사, 치료에 공평한 기회를 갖도록 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계획에 따르면 증상이 가벼운 환자들을 위한 치료제 한 세트를 단돈 10달러에 구입해 저개발 국가에 공급한다.

로이터 통신이 입수한 바에 따르면 내년 9월까지 ‘코로나19 치료 도구 접근 촉진안(ACT-A)’의 목표를 개괄하고 있는 문서에는 저개발국에 10억건의 코로나 검사를 제공하고 전 세계에 최고 1억2000만명 분의 치료제를 조달한다는 계획을 담고 있다. 이 문서는 향후 12개월 동안 코로나 신규 발생을 2억건으로 예상한다.

이 계획은 선진국들이 백신을 우선적으로 확보함으로써 저개발국을 위한 백신 확보에 어려움을 겪게 되자 WHO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치료제와 검사도구를 확보해 공급하는 쪽으로 방향을 바꾼 것이다.

ACT-A 프로그램 관계자는 10월 13일에 작성된 해당 문서가 최종 검토가 끝나기 전까지는 구체적인 언급을 회피했다고 CNN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안은 이달 30일 로마에서 열리는 주요20국(G20) 정상회의에 제출될 예정이다.

ACT-A는 G20을 비롯한 후원국들에게 내년 9월까지 228억달러(약 26조원)의 재원을 추가로 요청한다는 계획이다. 이 재원은 저개발국에 백신, 치료제, 검사도구를 공급함으로써 선진국들과의 격차를 줄이는데 쓰이게 된다. 지금까지 후원국들로부터 확보된 재원은 185억달러다.

ACT-A는 ‘몰누피라비르’를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다소 경미한 환자를 위한 먹는 치료제”를 세트 당 10달러에 구입할 계획을 담고 있다. 가벼운 증상에 먹는 몇몇 치료제가 개발 중에 있으나 현재로서는 몰누피라비르가 긍정적인 효과를 보이는 유일한 치료약으로 꼽히고 있다. ACT-A 팀은 치료제 구입과 관련해 미국 머크 사와 협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미국은 몰누피라비르 170만 세트를 세트 당 700달러(약 82만원)에 구입하기로 했다. 하버드 대학 연구팀에 따르면 몰누피라비르의 원가는 세트 당 20달러로 추산된다.

계획안에 따르면 확보된 자금은 우선적으로 앞으로 12개월간 경미한 증상의 환자들을 위한 치료제 2800만 세트 구입비로 쓰인다.

또 중증 환자를 위한 치료제 430만 세트는 세트 당 28달러에 구입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치료제의 이름은 구체적으로 명시되지 않았다고 CNN은 전했다.

이 밖에도 ACT-A는 600만~800만 중증 환자에 필요한 산소를 내년 9월까지 확보할 계획도 밝히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현재 저개발국에서 진행되는 코로나19 검사는 인구 10만명 당 일일 평균 50건이며, 이는 선진국의 750건에 비하면 15분의 1 수준이다. 전 세계에서 시행된 검사 건수 30억건 중 0.4%를 차지하는 수치다. ACT-A는 저개발국의 평균 건수를 100건으로 올린다는 계획이다.

현재까지 전세계 코로나 백신 접종은 총 68억회로 세계인구의 37% 정도가 접종을 완료했으나 저개발국은 접종 완료율이 3%에 머물러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