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동아연필에서 만든 필기구 하나쯤은 써봤을 것이다. 동아연필은 1946년 설립된 문구회사로 70년 이상의 긴 역사를 가지고 있다. 현재는 연필을 비롯해 중성펜, 유성펜, 샤프심 등 세계 최고 품질의 필기구류를 생산하고 있으며 기술력을 인정받아 1963년부터 미국, 유럽, 일본, 중국, 동남아 등 세계 각국에도 다양한 제품을 수출하기 시작했다.

 

우수한 품질을 인정받은 동아연필의 제품은 수상 경력에서도 드러난다. 1986년 아시안게임, 1988년 올림픽의 공식 상품화권자로 지정된 뒤, 1998년과 2000년 신제품 경진대회 대상, 2000년 대한민국 디자인경영 우수상(대통령상) 등을 받았다. 이를 토대로 다양한 국제적 인증을 획득해 국제적인 품질과 안전 기준에 맞는 제품을 세계 각국에 공급하고 있다.

 

동아연필의 창업자는 고(故) 김정우 회장으로 지난 1946년 10월 적산기업인 일본의 마사키야마토 연필(현 미츠비시 연필)에서 배운 연필 기술을 한국으로 들여와 설립했다. 이후 김정우 회장의 부친인 고(故) 김노원 회장이 초대 회장으로 선임됐다.

 

당초 교육 사업에 뜻이 깊었던 김노원 회장은 동아연필 설립 후 10년 만에 후학 양성을 위한 교육재단인 동아학원을 세웠다. 이후 동아학원은 동아유치원·우송중·서대전고·우송고·우송정보대·우송공업대·우송대 등을 운영하는 지역의 대표 교육재단으로 발돋움 했다.

 

동아연필은 김노원 회장과 김정우 회장을 거쳐 김정우 회장의 삼남이었던 김충경 회장이 운영하다가 2004년부터 김충경 전 회장의 아들인 김학재 대표가 경영하고 있다. 4대째 가업을 이어오고 있는 김학재 동아연필 대표이사는 성균관대학교 무역학과를 졸업하고 현대정보기술에서 직장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1988년 아버지 김충경 회장의 “가업을 도우라”는 부름을 받고 동아연필에 입사해 기업 경영에 참여했다.

 

과장으로 입사한 그는 특별한 경영수업을 받는 대신 아버지에게 ‘제조업의 생명은 기술과 품질’이라는 말을 새겨듣고 경영을 해나갔다. 그는 이 뜻대로 좋은 품질과 기술력 향상을 위해 국내 생산과 자체 제작만을 고집했다.

 

비용 절약을 위해서 부품을 따로 주문해서 조립하는 기업도 있지만 동아연필은 모든 제품을 자체 제작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한 인터뷰에서 그는 “볼펜 잉크나 부품 등을 다른 업체에 주문한 다음 모아서 조립하면 단가를 크게 낮출 수 있지만 품질관리가 상대적으로 어려워진다. 단가를 낮추는 것보다 훨씬 중요한 것이 품질이다. 동아연필은 자체 제작으로 제품의 품질을 완벽하게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동아연필은 어린이 안전사고에 대비한 원료 배합과 디자인으로 미국 기준의 무독성 인증인 AP 마크와 유럽 어린이 사용 안전기준인 EN71을 통과했으며 현재 지식재산권만 몇 백건을 보유할 정도로 세계 수준의 필기구 제조 기술력을 가진 기업으로 거듭났다.

 

또한 김학재 대표는 해외시장 확보에도 주력하며 1999년 ‘중국 광저우 동아문구 유한회사’를 설립하고 이후 세계 수십개국에 수출하며 글로벌 문구 제조사로서의 위상을 확보하기도 했다.

 

한편 김학재 대표는 지속 성장이 가능한 장수기업들이 많이 생겨나야 한다고 말한다. 이와 관련해 “기업이 장수하려면 일단 한 우물을 파야 하는데 다만 시대의 흐름에 맞는 변화와 차별화된 제품 개발을 시도해야 발전이 있다”며 “초심을 잃지 않고 기술과 품질에 승부를 건다면 장수기업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전했다.

 

동아연필의 김학재 대표는 국내 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도 장수하고 싶다는 뜻을 전하며 앞으로도 정직한 유통구조와 무독성 제품 개발 등으로 국산 제품의 신뢰성을 쌓아나갈 계획이다.